대학살의 신, 그냥 그렇네요

2012.09.03 11:47

감자쥬스 조회 수:2863

브로드웨이 연극이라고 알려졌는데 초연은 런던에서 했죠.

런던 초연 때는 랄프 파인즈가 크리스토퍼 왈츠가 맡았던 역을 연기했었습니다.

그래서 영화화 소식 들을 때 내심 랄프 파인즈 캐스팅을 기대했었어요.

 

전 이 작품 국내 초연과 재공연 모두 봤는데요. 영화가 녹화한 연극이나 마찬가지라서 이런 식이라면 

무대극을 따라갈수는 없죠. 조디 포스터,케이트 윈슬렛,존C.라일리,크리스토퍼 왈츠같은

훌륭하고 매력적인 배우들의 연기를 볼 수 있어서 시간은 잘 갔고 원작도 재밌어서

지루하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좀 안일하게 느껴지네요.

연극같은 영화를 만드는게 목표였다지만 그래도 이건 좀.

폴란스키가 대학살의 신을 만든다고 했을 때 전 죽음과 소녀를 멋지게 영화화한 폴란스키의 이력에

큰 기대를 했어요. 그래서 대학살의 신도 연극만큼 빼어난 완성도의 영화가 나올거라는 기대를 가졌죠.

 

그런데 이건 연극을 영상화 했다기 보단 연극을 요약해놨어요. 야스미나 레자와 공동 각색 했는데

원작자는 최종 결과물이 어떨런지.

 

원작도 그리 긴 작품은 아닙니다. 무대극이 배우들 호흡에 따라 90분에서 100분 사이를 왔다갔다 했어요.

영화판은 무대극을 고스란히 옮겨놓은건 아닙니다. 각 장면의 호흡을 더 좁혀놨고 진행을 빨리 했는데

그래서 인물들의 폭발하는 지점이 약화됐어요. 케이트 윈슬렛이 튤립을 팽개치는 장면, 조디 포스터가 케이트 윈슬렛

의 가방을 집어 던지고 난 뒤의 일들, 케이트 윈슬렛이 토하는 장면 등 중요한 장면들을 너무 짧게 줄여놔서

싱거워요.

 

국내에서 공연됐던 대학살의 신이 특별히 국내 관객 취향에 맞춰 각색되진 않았을겁니다.

이 작품을 올린게 신시컴퍼니인데 신시컴퍼니는 원작에 가깝게 올리는걸 좋아하는 곳이라서

국내 관객용 맞춤용으로 라이센스를 만드는건 재공연에서나 시도하죠.

 

연극적인 영화를 만들면서도 영화적인 장점을 입혔으면 좋았겠는데 녹화한 연극무대 같아서 영화로써는 매력이 떨어지네요.  

마지막 장면만 해도 왜 그런식으로 줄여놨는지 모르겠어요. 연극에선 후반부에서 5분 정도 쳐내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결말다운 결말 답게 끝이 났는데 영화판은 흐지부지. 요약할게 거의 없는 작품을 줄여놓기만 해서 영화의 상영시간이 고작 79분인데

이것도 마음에 안 듭니다. 장편 영화 만드는 감독들은 그래도 극장용 장편영화 만드는거라면 못해도 80분은 채웠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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