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권지용, 시크릿, FT아일랜드 등등이 컴백을 예고하며 하반기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펼쳐지기 직전. 싸이 '강남 스타일'의 세계적 (말 그대로의 이 표현이 어울리는 경운 여지껏 거의 없었죠;) 대박에 휘말려 그나마 활동 중인 팀들도 별 재미를 못 보는 와중에 덕을 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신인들입니다. 쟁쟁한 인기팀들이 득시글거릴 때에 비해 한 팀이라도 더 방송을 탈 수 있는 상황이고. 좀 더 좋은 타이밍(간단히 말해 음악 프로 중, 후반)에 노출 될 수 있는 기회죠.

물론 그 덕택에 기량 미달, 노래 퀄리티 미달의 애잔하기 짝이 없는 팀들의 비중이 대폭 증가해서 가뜩이나 '맨 끝 20분만 보면 된다'던 아이돌 음악 프로가 맨 끝 10분만. 혹은 그냥 아예 안 봐도 되는 프로가 되어 있긴 합니다만...;


암튼 카라를 보기 위해 거의 모든 프로를 본방 사수(쿨럭;)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요즘 나오는 꼬꼬마 팀들의 노래나 무대를 많이 듣고 보게 되어서. 그런 김에 적어 봅니다.



1.

그나마 요즘 활동하는 팀 중 인기 팀이라면 아무래도 (라고 말 하기도 뭔가 애매하고 어색하지만;) 이 팀이겠습니다.



분위기가 매우 좋습니다.

시완의 드라마 대박 + 꾸준한 예능 활동(이번 '우리 결혼했어요' 출연도 뜻밖에 반응이 매우 좋습니다)으로 쌓아 놓은 광희의 인지도. 동준, 케빈, 형식 등의 스테디 셀러(?)형 인기에다가 저번 곡 '후유증'에 이어 연속으로 멀쩡한 노랠 들고 나왔다는 고무적인 상황에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아이돌 공백기에 활동하게 된 운까지. 느낌상 인피니트가 오랜 고생 끝에 B.T.D.로 햇살 구경 시작하던 그 당시와 비슷한 모습으로 보여요. 잘 하면 정말 인기 아이돌이 될 수 있을지도!!!


다만 '퍼포먼슨 원래 동준이가 다 하는 거죠ㅋ' 라는 듯한 무대 구성은 좀. 무려 9명으로 인원 수가 많은 팀이니만큼 빡세게들 연습해서 다음 번엔 그럴싸한 군무라도 한 번 보여주길.

그리고 '후유증'보다도 순위가 낮고 심지어 100위권 안에도 들지 못 하고 있는 이 노래의 반응을 보면 아직 갈 길이 구만리긴 합니다(...)



2.

제 맘대로 유력한 올해의 아이돌 신인 후보로 꼽고 있는 b.a.p는...

사실 이미 제국의 아이들 인기는 넘어선 것 같습니다. 음원 인기로 보나 관중 호응으로 보나 그래요;



일단 센 컨셉으로 놀던 팀이 이런 팔랑팔랑 귀여운 척 무대를 한다는 건 이미 어지간히 자리를 잡아서 팬 서비스를 시작할 여유가 생겼다는 얘기죠.

뭐 이 무대만 놓고 얘기한다면... 음... 귀여운 컨셉이란 건 알겠는데 귀엽게 다가와서 절 때릴 것 같은 느낌이긴 합니다만. 곡이 괜찮아서 그 어색함과 괴상함도 재밌게 봐 줄 수 있네요;

근데 정말 사람 생긴 걸로 이런 얘기하면 안 되긴 하는데. 유난히 인상 강하신 분 한 분 있죠. 그 분이 귀여운 표정을 지으려 애 쓸 때마다 밥벌이의 고단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중간에 반복하는 시크릿 '별빛 달빛' 춤 흉내가 재밌어요. 이 회사가 은근히 이런 아기자기한 컨셉 놀이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듯.


여담이지만, 이 팀이 이렇게 잘 크고 있는 걸 보면 문득 블락비가 생각이 나면서 애잔해집니다. 사실 인기 급상승 중이었던 건 그 팀이었고 곡도 괜찮았는데.

사장님들, 아이돌 키우시려면 인성 교육... 은 무리더라도 최소한 카메라 앞에서 어떻게 행동할지 정돈 빡세게 가르쳐서 내보내도록 하세요.



3.

걸그룹이 나올 줄 알고 기다리던 많은 사람들에게 상심을 안겨 주었던 울림의 '테이스티'도 분위기는 괜찮습니다.



가사가 워낙 바보 같고 곡도 극도로 단순해서 멍텅구리 같은 곡 취급을 받고 있긴 하지만 어차피 아이돌 데뷔곡이란 건 어떻게든 팀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기만 하면 되는 것인지라. 꽤 훌륭하게 역할을 수행하는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JYP에서 비슷한 컨셉으로 내놓았던 JJ프로젝트가 얻었던 미적지근한 반응을 생각해 보면 이 쪽이 차라리 임팩트라도 남겼으니까요; 게다가 이 곡 말고 다른 곡들을 들어 보면 퀄리티가 괜찮아요. 바보 같지도 않고.


그리고 뭣보다 중요한 건...

역시 아이돌은 비주얼이라는 거죠. <-

노래가 바보 같네 뭐네 해도 벌써 훤칠한 기럭지와 호남형 외모 덕에 덕후들이 쑥쑥 자라고 있구요. 또 코디가 매우 적절해서 보는 눈을 즐겁게 해 주는 팀이기도 합니다.


다만 문제는 듀오인데다가 쌍둥이다 보니 그렇게 많은 덕후들을 끌어 모을 수 있을지 좀 의심이 간다는 것과.

타 아이돌들과 비교할 때 그다지 고난도의 빡센 퍼포먼스를 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도 허덕이는 가창력(...)

개인적으론 노랜 계속 못 해도 좋으니 다음 곡에선 퍼포먼스를 좀 더 강화해서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뭐 자칭 '아시아 넘버 원 퍼포먼스'를 외치며 나온 팀 안무가 왜 저런지...;



4.

여성 아이돌 쪽으로 가면... 요즘 나오는 팀들만 얘기하자면 참 남자 아이돌들 보다도 더 답답해집니다만; 그나마 고르자면



이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름하여 아웃 오브 안중

'엘비스~ 찌릿찌릿'하는 난감한 가사 때문에라도 무시하고 싶습니다만. 정말 요즘 신인들 중에선 이만큼이라도 기본 갖춰서 나온 팀이 별로 없어요(...)

밴드에서 댄스 그룹으로 변신이니 하프 천사니 하는 괴상한 설정 놀음은 접어 놓고 그냥 안무, 의상 컨셉, 노래 실력, 비주얼 같은 부분들만 따져 보면 기본은 합니다.

다만 어차피 컨셉질 이상은 되지 못 할 밴드 놀이를 빼고 그냥 팀 자체의 매력이나 개성을 생각해 보면 별로 기억에 남는 게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비주얼도 그래요. 딱히 떨어지는 건 아니고 오히려 신인들 중엔 괜찮은 편인데, 참으로 기억에 남지 않게들 생겨서; 그래도 처음에 튀어 나오면서 랩 하는 키 작은 멤버 하난 그나마 기억합니다. 개성 있어요.



5.

그리고 이 팀이 있습니다.



노래 실력 준수하고 춤도 잘 춥니다. 부르는 곡도 꽤 괜찮구요. 로엔에서 심혈을 기울인 팀 답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만 도대체 무슨 컨셉인지. 어떤 캐릭터를 미는 건지 영 감이 안 잡힌다는 게 문제이고. (바로 위에서 적은 얘기 반복이네요;) 확실한 비주얼 담당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좀.

차라리 곡이 좀 바보 같아도 보고 나서 기억에 확실히 남는 뭔가가 있어야 하는데 '퀄리티'에만 너무 집중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뭐 워낙 여유 있는 회사에서 내놓은 팀이니 시간 들이고 공들여가며 잘 키워 주겠죠. 일단 실력이 되니까.



6.

번외편으로, 아무리 생각해봐도 올해 지금까지 나온 여자 아이돌 중에선 가장 아이돌다웠던



헬로 비너스 영상도 올려 봅니다.

특별한 구멍 없이 꽤 예쁘고 개성있는 분들로 멤버 잘 뽑았구요. 노랜 좀 못 하지만 그게 뭐 중요합니까 곡도 괜찮은 '데뷔곡'이었죠.


다만 아쉬운 부분이라면 회사가 플레디스라 과연 제대로 키워질 수 있을지 좀 의심이 간다는 것과.

조만간 YG에서 걸그룹을 내놓으면 조용히 묻혀 버리지 않을까... 싶다는 것 정도가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비주얼이 있으니까. 아이돌은 무조건 비주얼만 챙겨 놓으면 어떻게든 된다니깐요. <-



7.

글 제목이 무엇이고 주제가 뭐가 되었든 간에 마무리는 당연히



한승연의 올빽을 원하지 않는 가족분의 원망을 샀던, 카라로선 일생에 몇 번 없었던 마무리 무대였던 어제 음악 중심 '판도라' 무대입니다.

(싸이님께서 미국 방문으로 바쁘신 덕에 일요일도 마무리 무대를! 역시 오래 살고 봐야해!!!)


+ 다음 주 일요일엔 mbc '승부의 신' 카라 vs 시크릿편이 방송됩니다.

양대 생계형 출신 걸그룹의 대결인데다가 오랜만에 구하라의 불타는 승부욕을 구경할 수 있을 것 같아 개인적으론 약간 기대하고 있네요(...)

http://youtu.be/YBz6egQlM1M

예고편부터 아주 살벌합니다. 쿨럭;


그럼 이만.



편안한 밤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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