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제가 어제 저녁에 '전라도에 대한 혐오, 편견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요?'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고요.

 

http://djuna.cine21.com/xe/?mid=board&search_keyword=amenic&search_target=nick_name&document_srl=5299597

 

촤알리님의 첫번째 댓글에 답변을 달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추가 답변이 올라왔네요. 그리고 다른분들도 댓글을 더 다셨고요. 이분들 댓글을 읽고 제가 쓴 글의 의도가 심각하게 잘못 전달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물론 의도를 잘못 서술한 저의 책임입니다. 제가 이글을 쓰고 훈요십조의 예를 달은 것은 오래전 부터 전라도 차별이 존재해 왔으니까 차별은 타당한 것도 아니고 정치적인 목적으로 호남 혐오 감정을 퍼뜨린 박정희 일당의 잘못에 면죄부를 주려는 것도 아닙니다. 마른김님도 차별의 근거를 찾으려고 발악을 하는 것 같다고 코멘트하셨는데 근거를 찾아서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차별에는 합당한 근거가 없다는 것도 말씀드리고 싶고요.

 

먼저 훈요십조 이야기는 역사스페셜에서 보았던 것이고 포인트는 훈요십조 원본은 발견된 바가 없고 그 내용이 서술된 것은 현종 때 편찬된 태조실록에 나온다는 것, 그리고 태조실록 편찬의 주역은 경주 출신의 정치인들이었다는 것, 정작 고려 태조는 호남지역 뿐 아니라 전지역에서 차별없이 인재를 중용했다는 것입니다. 그 사실에 미루어 볼 때 훈요십조의 문제가 되는 8항은 원본에는 없었는데 정치적인 의도를 갖고 경주 출신 정치인들이 조작을 한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을 해 보는거죠. 박정희 일당이  DJ를 견제하기 위해 호남 혐오론을 퍼뜨린 것과 유사한 행동이 고려시대에 있지 않았나 생각해 본거죠. 그리고 그것이 옳다고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80대 노인한테 들었던 이야기도 한 두분한테서 들은 것이 아닙니다. 그 분들의 고향이 경상도도 아니었고 주로 이북 실향민들이었습니다. 물론 다른 분들이 댓글로 언급하셨던 것처럼 기억의 재구성이 되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많은 분들이 동일한 이야기를 하시니까 박정희 일당이 했던 것과 같은 정치적인 의도를 가진 조작과 왜곡이 과거에도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것이고 그것에 대해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었던 것입니다. 훈요십조에 기술된 차령이남이 지금의 호남지역이 아니라는 분석은 처음 읽은 것이고 설득력이 있더군요.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겁니다. 아무튼 경상도 지역도 아닌 곳에서 살아온 노인들의 기억이 집단적으로 재구성되는 것이 가능한지는 좀 더 생각해 봐야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호남 혐오가 아니고 지역감정이라고 이야기해 주신 분도 있는데 지역감정이라고 하면 양비론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경상도도 책임있고 전라도도 책임있는 것이 될 가능성이 있고 현재 실제로 그렇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본질이 그런가요? 제가 볼 때 비호남지역의 호남지역에 대한 집단 따돌림입니다. 그래서 호남 혐오라고 저는 이야기 한 거고요. 전라도 혐오가 그래도 사라지고 있지 않냐는 분도 있는데 2-30대에게는 그럴 수 있지만 최소한 40대 이상의 비호남권에서는 아직도 현존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물론 대놓고 호남분들 앞에서 그 혐오의 감정의 드러내는 무식한 사람은 없지요. 그런 발언은 주위에 호남사람이 없다는 것이 확인되는 순간에 슬금 슬금 튀어 나옵니다. 그리고 익명성이 보장된 인터넷 공간에서 횡횡하고요. 가슴 아픈 일이지만 사실이에요. 그리고 그것을 격어보지 못한 분들이라면 굉장히 좋은 환경에서 지내고 계신거죠. 아니면 제가 특별하게 편견이 심한 곳에서 계속 지내왔다고 볼수도 있고요.

 

이와 별개로 호남분들에게는 이런 논의가 되는 것 자체가 타자화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를 드립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54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08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4397
126229 2024.05. DDP 까르띠에-시간의 결정 new 샌드맨 2024.05.17 25
126228 [KBS1 독립영화관] 절해고도 new underground 2024.05.17 53
126227 애플을 싫어하는 이유 [1] new catgotmy 2024.05.17 70
126226 프레임드 #798 [2] new Lunagazer 2024.05.17 22
126225 삼체 이후 휴고상 장편 수상작가들 그리고 NK 제미신 [2] new 잘살아보세~ 2024.05.17 172
126224 [게임바낭] 저엉말 오랜만에 적어 보는 게임 몇 개 잡담입니다 [4] 로이배티 2024.05.17 230
126223 90년대 fps catgotmy 2024.05.16 97
126222 프레임드 #797 [4] update Lunagazer 2024.05.16 47
126221 (수정) '꿈처럼 영원할 우리의 시절', [로봇 드림]을 영화관에서 두번 보았어요. [8] update jeremy 2024.05.16 197
126220 비트코인이 망할 것 같습니다 [23] update catgotmy 2024.05.16 751
126219 [넷플] 도쿄 MER 7화 보다 접으면서.. [6] 가라 2024.05.16 208
126218 [넷플릭스바낭] 나름 신작 & 화제작 & 흥행작이네요. '프레디의 피자가게' 잡담입니다 [3] update 로이배티 2024.05.16 279
126217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아담 드라이버 - 메갈로폴리스 티저 예고편 [5] update 상수 2024.05.15 255
126216 삼식이 삼촌을 5화까지 다 봤는데 <유스포> [3] 라인하르트012 2024.05.15 493
126215 프레임드 #796 [4] Lunagazer 2024.05.15 59
126214 술과 모임, 허세 catgotmy 2024.05.15 144
126213 몬스터버스에서의 인간의 기술력 [3] 돌도끼 2024.05.15 183
126212 [왓챠바낭] 짧게 쓰기 도전! J-스릴러의 전형, '유리고코로' 잡담입니다 [4] 로이배티 2024.05.15 192
126211 프레임드 #795 [2] Lunagazer 2024.05.14 49
126210 그린데이 Dookie(1994) catgotmy 2024.05.14 10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