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로티 시사회 봤어요(스포)

2013.03.04 22:55

감자쥬스 조회 수:3355

우선 배우들 연기는 예고편보단 훨씬 낫습니다. 예고편 보면 한석규의 목소리와 억양이 좀 부담스러운데

막상 영화 보면 힘빼고 연기한듯 자연스럽고 재밌습니다. 한석규의 괜찮은 대사 소화 능력으로 별것아닌 대사나 욕들에 대한

관객 반응이 좋았습니다. 우려했던 이제훈의 사투리 쓰는 조폭 연기도 예상했던것만큼 나쁘지 않습니다.

한석규나 이제훈 연기는 좋아요. 영화보다 배우들 연기가 몇 배 더 낫죠.

 

내용이나 구성은 이전 한국영화와 비교하자면 대충 두사부일체+호로비츠를 위하여쯤 됩니다. 뻔한 조폭 영화, 뻔한 인생역전 성공담을 그린 휴먼드라마라는 점에서

그 두 영화도 역시나 엄청나게 뻔했기 때문에 비슷하다는 혐의는 벗을 수 있겠죠.

그냥 간단하게 말해서 남자판 호로비츠를 위하여에요. 제목에 유명 클래식 인사의 이름이 들어간것이나 결말 처리 방식이나 선생 캐릭터 설정이나 여러가지로.

뇌물 먹여서 성악과 교수된 라이벌 대학 동기와 별로 사이가 좋지 않은 설정도 호로비츠를 위하여랑 비슷하네요.

 

요즘 대세로 치자면 차라리 성악 관련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것이 성악도로 가는 빠른길인것 같긴 하지만 이 영화는

고등학교도 졸업하고 성악도 전문으로 배우고 노래도 하고 싶은 건달이라는 설정을 넣었습니다. 근데 그 설정이 그렇게까지 주인공이 연연해야할 부분은 아니에요.

이를테면 두사부일체에선 정준호가 큰 형님의 명령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해야 한다는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것이라 어쩔 수 없이 다니는것이지만

이 작품에선 행동대장쯤 되는 이제훈이 고등학교도 못 나온것이 측은해서 두목이 졸업장이나 따라고 보내준거니까요.

성악을 전문으로 배우고 싶다면 학원에 가도 될텐데 굳이 고등학교 가서 뭔 고생인가 싶긴 해요.

그 정도 실력, 망하기 일보 직전인 시골 예고에서 콩쿨 우승자감으로 팍팍 밀어주는 실력이라면 다른 방법으로도 성악을 할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한석규는 피아노 칠 때 대역을 썼고 이제훈은 립씽크를 했는데 생각보다 보기 괜찮습니다. 이제훈 립씽크 연기는 사의 찬미의 장미희 이후 국내 영화에선 최고였어요.

노래를 직접 부르진 않았지만 입모양은 마니 닉슨 수준으로 딱 떨어집니다. 립싱크 연기라도 진짜처럼 보이기 위해 연습을 많이 했다는게 느껴졌어요.

연기도 점쟁이들이나 분노의 윤리학에서보다 훨씬 괜찮습니다.

 

영화는 7번방의 선물과 쌍벽을 이루는 신파 휴먼 드라마인데 별로 잘 만들진 못했지만 흥행엔 성공할것같네요. 관객 반응이 좋았고

지루하지가 않아요. 재미도 있습니다. 또 요즘 한석규가 흥행력을 다시 회복한 상태고 그에 따라 이미지도 대중적으로 많이 좋아졌으니 그 탄력을 받을 수도 있겠죠.

적절한 시점에 힐링캠프에도 나와주고..

130분 정도 하는데 두 배우의 호흡도 좋고 중간중간 이제훈이 다른 사람 목소리로 연기하는 노래 장면도 뭉쿨하거든요.

음악 사용이 효과적인 영화는 아니지만 오페라 아리아가 듣기는 좋습니다.

오글오글하고 상투적이고 그래도 믿었던 윤종찬 감독이 이번 작품은 고용 감독으로 들어갔나 보다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예고편보단 나았고 지루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 그런대로 괜찮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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