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피프 첫날입니다. 날씨가 흐려서 우산도 챙기고, 김태용 감동님 찍기 위해 DSLR도 챙기고,

배고플 거 같아서 중간 쉬는 시간에 먹으려고 빵까지 챙기고 나니 가방이 두둑하더군요 (-_-)

한가득 챙기고도 정작 중요한 안경을 놓고 오는 바람에 중간에 집에 또 들리긴 했지만요 ㅎㅎ


※ 스포는 티켓카탈로그에 나오는 시놉 정도 수준이에요. 스포랄 게 없는 영화들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최대한 주의해서 썼답니다.



1.


10시에 [토일렛]을 봤어요. [안경]과 [카모메 식당]을 그럭저럭 지루하지 않게 보긴 했지만, 그 감독을 딱히 좋아하는 건 아니라서

이 시간에 [토일렛]을 볼지 [사랑을 부르는 이름]을 볼지 많이 고민했어요. ([레스키브]에 나왔던 여자주인공이 너무 좋았거든요.)


동선 및 기타등등으로 인해 [토일렛]을 보기로 결정하고 가는데, 와.. 어제도 늦게 잤더니 아침에 일어나는 게 정말 고역이더군요.

미드나잇 보고 새벽 6시에 잠들고도 9시에 벌떡 일어나던 그 시절은 이제 지나갔누나 싶고 -_-


아무튼 저 감독 영화가 좀 정적인 스타일 같아, 혹 잠들까봐 걱정했는데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물론 정적이긴 해요.)

일단 이 감독 영화 중엔 제일 제 취향이었고, 좋았던 것 같아요. 자세한 이야기는 스포가 될까봐 피하겠지만, 어쨌든 좋았어요.

'남에게 폐 안 끼치고 누구도 자기를 괴롭히지 않는 사람 = 제일 이상적이다' 라는 생각에 조금 금이 가기도 했구요.

도를 넘지 않는 약간의 오지랖은 미덕이 될지도? 싶은 생각까지!

가족영화-성장영화들은 참 뻔하고 고루한 주제처럼 보이는데도, 무지막지하게 클리셰하더라도 여전히 찡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2.


두 번째 영화는 [만추]였습니다. 저는 순전히 김태용 감독님 보러 간 거였고, 탕웨이도 볼 수 있으면 나야 좋지~ 하는 맘으로 보러 갔는데,

오늘 상영분은 gv가 아니라 무대인사만 하고 간다는 게 아니겠어요. 뒷통수 맞은 기분! 너무 슬펐는데, 심지어 현빈이랑 탕웨이는 오늘 gv만 하고 간다더군요.

순간 토요일 상영분이 무려 최단기록 5초만에 매진됐던 게, 설마하니 김태용 감독님 때문만은 아닐 테고..

(그야 20대 여성팬 보유수로는 김태용 감독님 따라올 분이 없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탕웨이나 현빈 때문에 표 구하려고 하는 분들도 많이 계셨을 텐데, 그 사람들은 어떡하나 싶고..

진즉에 알았다면 금요일 표 말고 토요일 표 구하는 건데, 하고 후회가 되더라구요. (내일 상영후 gv에는 김태용 감독님만 나와서 영화에 대해 좀더 긴 질의응답을 나눈대요.)



그저 형체만 알아볼 수 있는 화질이나....... 나도 탕웨이 봤시유! 라고 자랑하기 위한 인증짤..




근데 이 사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건지, [만추] 상영 후에도 '내일 현매 꼭 성공해서 탕웨이 볼 거야'라고 말하는 관객들이 주변에 많더군요.

아는 사람이었으면 '탕웨이 오늘 중국간대! 탕웨이 때문이면 괜히 밤새지 마' 라고 말해주겠지만, 그냥 지나가던 분들이어서; 잡고 말해줄 수도 없고;;


6시쯤인가 현장매표소 앞에 벌써 돗자리 깐 분들 계시더라구요. 꼭 [만추]때문이란 보장은 없겠지만요.


아무튼 현빈, 김태용 감독님, 탕느님이 무대에 섰는데... 김태용 감독님은 정말!! 오늘 라이더 자켓 같은 걸 입고 오셨는데

비율이나 이목구비나 패션센스나, 어느 하나도 배우들한테 묻히질 않더군요!!! >.< 팬심+500 상승

탕느님은 정말이지...... 제가 웬만하면 김태용 감독님 구경하기 바빠서 눈길이 안 갔을 텐데

너무너무너무 여신 같아서 자꾸만 시선을 빼앗겼지 뭐에요. 영어로 말해도 이쁘고 중국어를 구사해도 이쁘고 웃어도 이쁘고 무표정해도 이쁘고..... 덜더러덜덜...


영화는 제가 원작을 못 봐서 비교는 못하겠구요. (원작 보고 봤음 더 소소한 재미가 있었을지도!)

김태용 감독님 작품 중에서는, 딱 한 번 보는 것만으로 저한테 엄청 와닿거나 찡하거나 기억에 남는 그런 영화는 아닌 거 같아요.

(전작들은 대개 그랬거든요.) 주인공들이나 배경들이 너무 화려해져서 제가 적응을 못하나 싶기도 하고요.

왠지 김태용 감독님하면 정유미, 공효진, 봉태규.. 이런 느낌의 배우들이 떠올랐거든요. 약간 우리네 이웃(?) 같은....


그래서 영화는 그냥 그랬어요. 좀 너무 쓸쓸한 느낌이기도 하구요.

[가족의 탄생]이나 [달리는 차은]을 보면서 느꼈던, 콧잔등 시큰하고 가슴 벅찬 그런 느낌이 별로 안 일었거든요.



3.


세 번째는 카를로스 사우라의 [사냥] 이었습니다........만,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불안불안하더니 숙면하고 말았어요.

앞부분 조금 하고 뒷부분 30분 정도를 봤는데, 중간에 분명히 납득할 만한 심리적인 긴장감이나 복선 같은 게 있었을 텐데 그걸 다 놓쳐서 아쉬웠지요.

근데 초반과 종반만으로도 포스가 느껴지는 영화였어요. 뭐랄지, 영화사 시간에 '몽타쥬란 이렇게 이용하세요' 하고 가르쳐줄 것 같은 영화?

샘 페킨파가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던데, 그 말을 읽고 봐서 그런진 몰라도 좀 그런 느낌도 들고요.

언젠가 숏바이숏으로 분석하면 되게 재밌을 법 하더라구요.



4.


마지막은 마티외 아말릭의 [순회공연]이었습니다. 이 표를 구하기 위해 고생고생하고 어젯밤 11시까지 맘 졸인 걸 생각하면 T_T

마티외 아말릭 gv라도 있었다면 진짜 예매 1순위였을 텐데, 보고싶어요 ㅠ.ㅠ 흑흑

그래도 영화만이라도 볼 수 있는 게 정말 좋았어요. 마티외 아말릭 너무 멋져요! 영화 보면 사랑에 빠지실지도......




영화 보고 나왔더니 비가 출출 내리네요. 내일 예쁜 운동화 신고 나갈랬는데 고려해봐야겠어요 =.=

주말에 비 안 오면 좋겠네요. 그나저나 비 오면 센텀에 현매줄 선 분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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