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한한 카드 영업

2010.10.25 13:52

DH 조회 수:2965

오전에 전화를 한 통 받았습니다. 현대카드인데, VIP 승급 대상이라 카드 안내하려고 전화했다고요. 근데 저 현대카드 없거든요. ㅡㅡ; "그럴리가 없는데요?" 라고 했는데, 퍼플, 레드 같은 카드 발급이 가능한 대상이라 전화 했다고 하더군요. 무슨 루트로 제 정보를 얻었나 궁금하기도 하고 해서 어떻게 전화한거냐고 계속 물었는데, 만나뵙고 말씀드리겠다고 해서 그냥 오라고 했습니다. 아는 사람이 소개해준거면 마냥 오지 말라고 하기도 그렇고 해서요. 게다가 연회비 비싼 카드들인데 프로모션 차원에서 발급 해준다면 호기심에 써볼 생각이 있기도 하고.

 

여하튼 와서 만났는데, 결론은 아무 것도 아니었어요. 저에게 전화가 온 것은 그냥 그 사람이 저희 회사 담당이기 때문이고(왜 구멍가게를 그런 카드 발급대상에 넣어놨는지 좀 이해가 안되긴 하지만), 어떠한 소개 등도 없이 그냥 전화한거더군요. 제가 타 카드를 얼마나 쓰는지 그런 걸 알아서 마케팅 대상으로 삼은 것도 아니고 그냥 무작정 왔어요.

 

레드와 퍼플 카드 안내서를 펼쳐놓습니다. 퍼플이 훨씬 좋은거죠. 실물을 보여줍니다. 제 직급을 확인하더니 수첩을 열어 뭔가 확인합니다. 상대적으로 후진 레드 설명서를 꺼내들고 설명합니다. ㅡㅡ; 연회비는 15만원. 확실히 연회비 없는 일반 카드에 비해 혜택은 좋습니다. 항공권이나 각종 리워드 혜택을 잘 쓰면 연회비를 빼먹을 수도 있을 것 같긴 해요. 대신 사용처가 일반 마트 같은 곳이 아니기 때문에 돈을 엄청 쓰게될 것 같더군요. ㅡㅡ;

 

프로모션 차원에서 연회비 없이 카드를 주겠다는 것도 아니고, 연회비를 "돌려준다"고 설명하지만 영업사원이 편법으로 상품권 등으로 돌려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카드 혜택 잘 이용해서 빼먹으라는 얘기라면 전 굳이 듣고 있을 이유가 없더군요. "죄송하지만 연회비 있는 카드를, 그것도 15만원이나 내고 쓸 생각은 없다."고 하자 "아,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하더니 갔어요. ㅡㅡ; 지금껏 카드 영업 하시는 분들 많이 봤지만, 대개는 이렇게 무차별적으로 마케팅하는 거라면(아무한테나 나오는 카드라 아니라고 강조하지만, 어차피 제가 회사 때문에 선정된거라면 같은 회사 직원 중에 특별히 신용불량이신 분 빼고는 딱히 저보다 못한 분도 없을텐데) 온 김에 회사 한 바퀴 돌면서 다 권유하고 가지 않나요? "감사합니다~" 하더니 그냥 가시더군요.

 

음... 이것이 VIP 카드 마케팅의 위엄인가... 싶긴 한데... 연회비 만원도 어떻게 면제 받아볼 수 없을까 고민하는 소시민이 이런 상황을 접하고나니 좀 벙찌네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5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80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308
126077 뉴욕타임즈와 조선일보 new catgotmy 2024.04.26 8
126076 프레임드 #777 new Lunagazer 2024.04.26 6
126075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우리나라에서 개봉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new 산호초2010 2024.04.26 46
126074 한화 이글스는 new daviddain 2024.04.26 43
126073 낚시터에서 들은 요즘 고기가 안잡히는 이유 [2] new ND 2024.04.26 151
126072 토렌트, 넷플릭스, 어중간하거나 명작인 영화들이 더이상 없는 이유 [2] new catgotmy 2024.04.26 140
126071 [왓챠바낭] 전 이런 거 딱 싫어하는데요. '헌터 헌터' 잡담입니다 [5] update 로이배티 2024.04.25 296
126070 에피소드 #86 [4] update Lunagazer 2024.04.25 46
126069 프레임드 #776 [4] update Lunagazer 2024.04.25 45
126068 ‘미친년’ vs ‘개저씨들‘ [1] update soboo 2024.04.25 626
126067 Shohei Ohtani 'Grateful' for Dodgers for Showing Support Amid Ippei Mizuhara Probe daviddain 2024.04.25 42
126066 오아시스 Be Here Now를 듣다가 catgotmy 2024.04.25 82
126065 하이에나같은 인터넷의 익명성을 생각해본다 [2] update 상수 2024.04.25 266
126064 민희진 사태, 창조성의 자본주의적 환산 [13] update Sonny 2024.04.25 1072
126063 3일째 먹고 있는 늦은 아침 daviddain 2024.04.25 120
126062 치어리더 이주은 catgotmy 2024.04.25 190
126061 범죄도시4...망쳐버린 김치찌개(스포일러) 여은성 2024.04.25 310
126060 다코타 패닝 더 위처스, 난 엄청 창의적인 휴머니스트 뱀파이어가 될 거야(...), 악마와의 토크쇼 예고편 [3] 상수 2024.04.25 174
126059 요즘 듣는 걸그룹 노래 둘 상수 2024.04.24 157
126058 범도4 불호 후기 유스포 라인하르트012 2024.04.24 20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