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경제 하나도 모르는 사람의 바이트 낭비 잡담이라는 건 감안해주시고 대충 읽어주세요.



1.

처음에는 아베가 왜 저러나... 했어요. 저러는 이유는 알겠는데 방법이 영 괴상해 보였던 거죠. 뭐지? 무슨 수를 숨기고 있는 거지?

근데 지금은 뭐... 그냥 좀 이해가 되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아베와 일본 자민당은 그냥 멍청이가 맞는 것 같아요(...)

시진핑이랑 트럼프랑 싸우던 거 옆에서 구경하다 흉내내는 것 같은 모양새인데. 일본이 아무리 한국보다 상대적 강대국이라지만 이렇게 막무가내로 찍어 눌렀을 때 쫄아서 순순히 굽힐 거라고 계산했다는 것부터가 오만이고 방자고를 떠나고 그냥 멍청하다고 밖엔.

더군다나 다수의 한국 사람들에게 아직까지도 '일본에게 굽힌다'라는 게 얼마나 끔찍한 기분을 들게 하는 일인지를 몰랐다는 게 희한하죠. 이러면 현정권 지지율이 떨어질 거라고 기대했다니 한국인 아저씨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계산이네요. 멍청하다보다 더 심한 표현이 필요합니다.



2.

근데 또 그런 생각도 들어요.

아베와 자민당이 이렇게 대놓고 괴상한 짓(무역 흑자국이 적자국에게 수출을 중단한다!!)을 할 수 있는 건 결국 그 나라 국민들 탓이 크죠.

뭘 해도 찍어주잖아요. 뭘 해도 당선이 되고.

뭐 제가 태어나서 20대가 될 때까지 한국도 결과만 놓고 보면 비슷한 상황이긴 했지만 그래도 일본에 비할 바는 아니었거든요.

이게 정말로 신기합니다. 아니 뭐 막말로 일본 사람들이 못 배운 사람들도 아니고. 다 똑똑하고 다 알만큼 알고 그런 사람들인데 이렇게 스스로를 사실상 독재 국가 국민들로 만들어가며 사는 이유가 뭘까요. 자민당 말고 딱히 대안이 없어서라면 그 대안이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이런 얘기하면 다들 뭐 교육 때문이다 민족성(...) 때문이다... 라는 식으로 얘길 하는데 그런 걸론 납득할만한 설명이 안 되는 것 같거든요.



3. 

암튼 뭐 전 정치도 모르고 경제도 몰라서 이게 어떻게 풀릴지 예측 같은 건 못 하겠어요.

근데 그렇게 막 절망적이고 암담하게 끝날 거라는 생각도 안 듭니다.

그리고 일단은 상당히 상식적으로 잘 버티고 있어 보이는 정부의 대응이 맘에 들어요.

그냥 제 기분이 그렇습니다. ㅋㅋㅋㅋ

이번 기회에 정부가 추진하겠다는 산업 소재 국산화 프로젝트들이나 잘 됐으면 좋겠네요. 

결국 한국 산업에 보탬이 될 일이니 나아아중에 잘 됐다 싶으면 아베찡이 계신 동쪽으로 감사 인사라도(...)



4. 

그리고 한 가지. 한국 언론들 얘긴데요.

분개하는 척 하면서 계속 현정권에 딜 넣는 보수 언론들 다 이해합니다. 그게 그 양반들 할 일이죠. 아니면 뭘 하겠어요 그 분들이.

근데 보수 쪽이든 상대적 진보 쪽이든 간에 이번 사태에 대해 뭔가 좀 읽을만한 보람이 있게 정리해주는 기사가 정말로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베와 자민당의 뻘짓이야 뻘짓이지만 그쪽 '정부 입장'에서는 이번 강제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해 항의를 할만한 이유가 분명히 있긴 하거든요.

박정희 때 맺은 한일기본협약의 문제점이라든가. 당시 한국 정부측에서 일본에게 받은 돈을 쓴 방식의 문제라든가. 비슷한 경우에 대한 2차대전 피해 국가들의 사례라든가... 등등 현 사태에 대한 양측 입장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이야기들이 잔뜩 있는데 그런 부분들에 대해 기사를 쓰는 곳이 없네요. 그냥 맨날 쌈박질 속보 업데이트 하면서 입맛대로 까고 싶은 쪽 까는 기사들만 수천개씩 쏟아지는 느낌.


왜죠. 

그런 거 관심 있는 사람들은 다 팟캐스트랑 유튜브로 가 버린 건가요. =ㅅ=



5.

알지도 못 하는 정치 얘긴 이만하고 다시 가서 보던 드라마나 마저 보겠습니다. ㅋㅋ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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