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300명이 넘어서 최대근로시간 52시간 제한을 받고 있어요.

(52시간 제한 들어가기 전에 현장 평균 근무시간을 계산해봤더니 48시간이랍니다. 비상이 걸렸었죠.)

회사는 4개조가 3교대 24시간 돌아가는 제조업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일주일은 168시간이고 4개조로 나누면 딱 42시간으로 떨어져요.

그런데, 누가 휴가를 쓰면 그 자리에 대근을 들어가야 합니다. 제조업이다보니 산재로 인한 공상휴직이나 질병휴직도 있죠.

1명이 다쳐서 한달 휴직하게 되면 주당 56시간으로 바로 4시간이 빵꾸가 납니다. 

(원래는 3조3교대 였는데, 주당 근로시간 44시간에서 40시간 되면서 4조가 되었습니다.)


그럼 4시간을 누가 메꿔야죠. 그래서 회사에서 추진한게 다기능화에요.

가솔린 엔진 조립하던 사람에게 디젤 엔진 조립법을 교육시켰어요. 일단 둘다 엔진이니까.

그런데 다행히도 디젤 엔진 조립라인에 문제가 안생겨서 가솔린만 조립하고 있었는데 6개월후에 갑자기 저쪽 라인에 빵꾸 났다고 가서 디젤 조립을 하래요.

그게 되겠습니까...

(저희가 자동차 회사는 아니지만, 그나마 이게 쉬운 예...가 될까요?)

평생 아래 한글로만 작업하다가 갑자기 '야, 너 1년전에 워드도 배웠지?' 하면서 워드 던져주면 헤매겠죠..


다기능화 자격을 가지고 있는데, 정작 세컨 포지션에 가면 효율이 떨어지고 제품에 문제도 생겨요. 

경영층에서는 '다기능화 교육도 다 시키고 했는데 왜 문제가 생기냐?' 라고 하고

노조에서는 '달랑 하루 교육 하고 몇달만에 투입하고서 문제 생기니까 왜 우리한테 뭐라고 해?' 라고 합니다.

(노조가 '다기능화 꼼수 쓰지 말고 정석대로 충원해라!' 라고 플래카드도 걸었죠)

그래서 다기능화는 흐지부지...


그래서 노조와 합의한게 탄력근로제였습니다. 한달 평균 주 52시간 이내로 한다. 

(현행 탄력근로제가 3개월일겁니다. 이걸 6개월로 늘리자는게 민주당/정부 안이고 1년으로 늘리자는게 자한당)

인사팀 담당에게 물어보니 한달 평균 52시간이면 대충 2주 휴직자 생겨도 커버가 된다더군요.


회사는 이걸 3개월 이상으로 늘리고 싶어하고.. 노조는 사람을 뽑으라고 합니다.



P.S) 얼마전부터 경영진이 '엔지니어들이 라인도 직접 돌릴 수 있어야 한다' 라는걸 강조하는데, 올해 생산직 노조 집행부가 강성위원장으로 바뀐후에 파업을 대비해 공장 사무직들을 라인 투입하려는거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듭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8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82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330
110767 [바낭] 바낭으로 충만한 듀게 [33] 로이배티 2019.12.20 1133
110766 제가 신고 쪽지 수집과 결과 대리집행 권한을 얻는 것에 대하여. [46] 잔인한오후 2019.12.20 1361
110765 이 게시판에는 관리자가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관리자가 될 수는 있습니다. [7] 룽게 2019.12.19 851
110764 이제 톰 크루즈의 영화 홍보와 리얼리티 강조는 뗄레야 뗄 수 없군요 [16] 부기우기 2019.12.19 597
110763 게시판 관리자님과 회원 여러분 그리고 ssoboo 에게. [14] 2019.12.19 1184
110762 좋아하는 90년대(아마도) 영화 ost 7곡 [5] sogno 2019.12.19 424
110761 연말연시를 책임질 줄 알았던 두 영화 [4] 예정수 2019.12.19 591
110760 (스포) <겨울왕국 2> 보고 왔습니다. [12] Sonny 2019.12.19 470
110759 도편추방제 좀 그만요~ [36] Sonny 2019.12.19 1391
110758 다쿠아즈 [6] 은밀한 생 2019.12.19 473
» [회사바낭]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예 [2] 가라 2019.12.19 480
110756 주 52시간 근무제 관련 연대 성태윤 교수님 글 [16] Joseph 2019.12.19 935
110755 트럼프 미국대통령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했다고 하네요. [5] cksnews 2019.12.19 666
110754 어쩌다 아니 꼭 사랑이 널 찾아내고야 말 것 [2] 가끔영화 2019.12.19 451
110753 선택의 피로도 [9] 어제부터익명 2019.12.19 491
110752 강남역에서 찾기 쉬운 맛집 추천 부탁드립니다 [6] 산호초2010 2019.12.19 541
110751 오늘의 둘리 카드(1) [2] 스누피커피 2019.12.19 278
110750 아아니, 둠 패트롤 얘기가 없다니요?!(영업글) [6] 노리 2019.12.19 535
110749 [바낭] 90년대 라디오 '영화음악실'의 단골 레퍼토리들 몇 곡 [32] 로이배티 2019.12.19 958
110748 콰이어트 플레이스 2가 나오네요 [4] 부기우기 2019.12.18 53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