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어머니와의 관계

2020.11.26 22:06

forritz 조회 수:628

방금 또! 우울해져서 어머니랑 수다를 떨고

기분전환을 했습니다. 어머니는 좋은 친구 같아서 얘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도 잘해주는 고마운 분입니다.

헌데 늘 그런 분이었냐면 그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와 저는 오랜 갈등을 겪었죠.

전 굉장히 오랜 시간 어머니가 절 싫어하거나 저로 만족하지 못한다는 강한 믿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머니는 권위적이었고 제 사소한 잘못에도 많이 때리셨었으며 사람들이 혹여나 제 칭찬을 할 때 사정없이 깎아내리시기 바빴죠. 겸손함을 가르치기 위해서라곤 하지만 심지어 오늘날까지도 전 낮은 자존감을 극복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전 어머니와 눈도 마주치길 두려워했고 어머니는 시선도 안마주치고 말도 잘 안섞는 제게 약간의 자폐증이 있는 건 아닌가 의심하셨었다 합니다.

그 정도로 모자갈등이 심했었는데...

어머니가 바뀐 데에는 여러요소들이 있습니다.

저도 머리가 굵으면서 어머니를 이해할 수 있게 된 것도 있고

우선 건강한 신앙을 가지는 데 도움을 준

지혜롭고 선한 목사님이라든지 말이지요.

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제가 정병에

심하게 걸려 거식증이 찾아와 주에 1끼?나

먹었을까요. 3일을 굶고도 죽 두 숟갈만

먹으면 몸에서 안받던 날들이 있었어요.

게다가 심장이 엄청나게 아파서 결국 입원해야 했죠...

그렇게 생사?를 오가던 시절에 어머니는

많은 걸 내려놓으시고 그저 제가 건강히

행복하게 살면 그걸로 만족하시겠다고 맘을

정하셨나봐요...

그 뒤로 저희 모자는 급격한 속도로 화해했고

지금은 절친한 친구처럼 허심탄회하게

이런저런 고민과 즐거운 얘기들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전 이렇게 바뀐 어머니께

진심으로 감사해요.

지금은 돈도 제대로 못벌지만

언젠가 제가 받은 사랑을 조금이라도 돌려드리고 싶어요...그때까지 건강히 오래 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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