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업로드가 CBS에 비해 2주 정도 늦는군요. 


시즌3에 들어서야 '나의 스타트렉은 이렇지 않아'의 느낌은 한결 덜해지긴 했습니다만. 

일단 시즌3의 테마는 아래와 같습니다. 더 이상의 긴말은 아낄게요. 스포가 될테니. 

이 시리즈에 관심있는 분들이 거의 없는 것 같긴 하지만 ㅠㅠ 


YEMZ21v.jpg?1



지난 트렉 시리즈들을 한 번도 보지 않은 사람이 디스커버리를 보았을 때 어떤 소감일지 궁금하네요. 

저에게야 익숙한 외계 종족이 나올 때면 지난 장면들이 오버랩돼서 울컥도 하고, 소소한 재미도 주지만요. 


일단 디스커버리의 기동을 책임지는 스포어 드라이브에 대한 이해는 포기했습니다. 이거 미래에서는 계속 써도 되는 것이었던가? 그런가봐요. 지난 시즌에 무슨무슨 문제가 있었고 어떻게저떻게 해결이 되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안나요. 너무 꼬아놓았었단 느낌입니다. 추억팔이에 있어선 피카드 시리즈만큼 심하지 않고 정말 필살기로 아껴쓰는 느낌...  트렉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의 소감이 궁금한 이유가, 시즌3은 트렉의 기본 설정과 세계관에 대한 백그라운드 지식을 시즌 1, 2보다 더 많이 요구하는 듯 합니다. 바로 저 사진 속 깃발이 온전했을 때의 세계 말이지요. 그렇다고 시즌1, 2에서 이에 대한 밑밥을 충분히 깔아두었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닌 것 같고요. 일례로 벌칸과 로뮬란을 아느냐 모르느냐에서 오는 감상의 격차가 분명 있어요. 이외에도 이것저것. 오래된 시리즈의 숙명일 수도 있지만 만달로리안은 사건의 사이즈를 키우지 않는 것과 익숙한 서사 틀을 빌어오는 것으로 이 문제를 참 영리하게 풀어내더군요. 


시어미 모드로 보자면, 디스커버리 주인공이 너무 카우보이처럼 굴어서 이게 좀 적응이 안됩니다. ENT의 선장도 만만치는 않았다던데 거기는 시대 배경이 배경이니만큼 그랬다치고, 아 물론 TOS의 커크도 있죠. 근데 디스커버리의 주인공 마이클은 캡틴도 아니면서 지휘체계를 상큼하게 무시하고 '이게 옳아' 하면서 막 나가버려요. 그리고 또 그게 맞아요 ㅋ 다른 크루는 몰라도 적어도 선장과는 철저히 짝짜꿍이 되어 일을 벌이던 그런 시절은 갔어요. 미래에 와서 정체성의 위기를 겪어서인 듯도 있지만 그냥 원래 성격이 그런 것 같고, 또 시리즈에서 이런 인물을 내세우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하나는 크루들이 캡틴을 캡틴이라 부르지 않고 '이름'을 부르는 것에도 익숙치 않습니다. 그 전 시리즈에서는 크루들 사담에서도 그냥 캡틴이라고 했었던 것 같은데; 


또 만달로리안과 비교하자면, 음악(과 그 사용)이 좀 많이 아쉬워요. 뭐만 하면 인상적이지도 않은 음악을 좍좍 깔아대서 더욱더 인상적이지 않게 만들고 촬영에서도 클로즈 샷을 너무 많이 쓰는 느낌입니다. 의욕이 넘치는 건 알겠는데 좀만 힘빼주면 안되까... 


그래도 지난 시즌들보다는 상대적으로 만족스럽게 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자경이 언니가 있으니깐 *-* 양자경 캐스팅 아니었음 필리파 조지우도 안나왔을 것 같습니다. 다 어루고 품고가겠다는 엄마 모드도 아니요, 섹시 중년 팜므 파탈을 구현하지도 않고, 스타플릿 제독들처럼 성공한 전문직 여성 느낌도 아니고, 고독한 아재 히어로와도 다른 것이, 노련하면서도 자기만의 품격이 있는 동시에 제멋대로인 인물이라 매력적이에요. 무협으로 치면 멸절사태 느낌이랄까요. 이렇듯 타 장르의 캐릭터성을 이식한 듯한 새로움이 있어요. 그리고 당연히 여기에 양자경 캐스팅이 한 몫한 것 같고요. 몸도 아직 엄청 잘 쓰시던데 ㄷㄷ 


스트리밍 시대의 미드 시리즈는 확실히 지난 시리즈와는 테마를 다루는 방식이나 호흡이 다르다는 걸 디스커버리보면서 다시금 깨닫습니다. 

하여간 딱 마음에 차진 않지만 그래도 안나오는 것보다 고맙죠, 뭐. ㅠ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7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81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327
114107 산책 일기... [1] 여은성 2020.12.01 309
114106 [바낭] 내일부터 재택 근무 들어갑니다 [21] 로이배티 2020.11.30 1026
114105 마라도나를 추모하는 메시 [2] daviddain 2020.11.30 432
114104 무인화와 대창업시대(?), 호미로 막을 거 가래로 막고나서 [5] 예상수 2020.11.30 546
114103 [회사바낭] 내년에 나는 이 회사에 다닐까? [6] 가라 2020.11.30 669
114102 내 마음의 홍콩이 사라진 날 [6] 산호초2010 2020.11.30 692
114101 40대가 되니까 시간이 정말 완전 날라가지 않아요? [21] 산호초2010 2020.11.30 975
» [넷플릭스] 스타트렉 디스커버리 중반까지의 감상 [9] 노리 2020.11.30 499
114099 [강력스포일러] 바로 아래에 적은 '콜'의 결말에 대한 투덜투덜 [8] 로이배티 2020.11.30 742
114098 [넷플릭스바낭] 박신혜, 전종서의 '콜'을 보았습니다. 재밌는데... [16] 로이배티 2020.11.30 1119
114097 거리두기 일기... [2] 여은성 2020.11.30 321
114096 영화 콜에서 박신혜가 좀 똑똑했다면 [3] 가끔영화 2020.11.30 641
114095 죄인 3시즌 daviddain 2020.11.30 11825
114094 David Prowse 1935-2020 R.I.P. [3] 조성용 2020.11.29 317
114093 [넷플릭스] '엘리트들' 시즌 2까지 완주. [2] S.S.S. 2020.11.29 551
114092 종교개혁에 대한 드라마 있을까요? [11] Sonny 2020.11.29 576
114091 아까 첫눈 왔나요? [6] 예상수 2020.11.29 396
114090 아나는 가족들에게 얼마나 주었을까 [5] 가끔영화 2020.11.29 424
114089 [EBS1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10] underground 2020.11.29 418
114088 좀전에 받은 귀여운 문자 [13] 어디로갈까 2020.11.29 98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