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다시 본 영화지만 어차피 20년만에 본 거라... ㅋㅋㅋㅋ 스포일러는 없을 거에요.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헐리웃 탄생 100주년 기념작!!!!!)



 - 때는 1950년대. 우리의 주인공 '해리 엔젤'씨는 사립 탐정입니다. 대체로 '흥신소' 레벨의 시시껄렁한 일을 하면서 대충 살아가는 양반입니다만, 어느날 럭셔리 변호사님의 연락을 받고 뭔가 카리스마 넘치는 의뢰인으로부터 어떤 인물의 생사를 확인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데... 페이도 너무 세고 자기 레벨 사건이 아닌 것 같아서 거절해보려 하지만 의뢰인님이 워낙 카리스마가 넘쳐야 말이죠. 그래서 얼떨결에 일을 맡고 그 사람을 찾아 돌아다니는데, 찾으면 찾을 때마다 뭔가 구린 냄새가 강력해짐과 동시에 자기가 만난 사람들이 하나씩 죽어 나갑니다. 그래서 졸지에 살인 용의자가 되어 정말 이 일 좀 때려 치우고 싶지만 그 때마다 의뢰인이 간지나게 계란을 까먹는다거나, 페이를 어마어마하게 올려 버린다거나 하면서 붙잡네요. 그리고 이 여정의 끝에는 그 시절 기준 꽤 충격적인 결말이 기다리고 있겠지요...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젊다!! 자알 생겼다!!!!!)



 - 스크린, 로드쇼 같은 영화 잡지들을 열심히 열심히 보던 그 시절, 이 영화를 소개하는 글이나 그 글에 실린 사진들은 이상하게 매력적이고 간지가 넘쳤어요. 저 바로 위의 짤만 봐도 그렇지 않습니까? 게다가 당시엔 알란 파커가 꽤 먹어주던 시절이었고, 로버트 드 니로는 영화 좋아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안 좋아하면 안 된다는 게 국룰이었던 배우(...)였으며 미키 루크 역시 핫한 헐리우드 탑 배우이던 시절이죠. 

 당연히 너무너무 보고 싶은 영화였으나 당시 저는 법과 질서를 준수하며 사는 착한 학생이었고 이 영화는 미성년자 관람불가였고 결정적으로 저희 집엔 VHS 플레이어가 없었습니다. 고로 성인이 되고난 후에야, 정확히는 그러고도 몇 년이 지나 드디어 우리 집에 VHS 플레이어가 생긴 후에야 보게 되었는데...

 좀 괴상한 기억입니다. 집중해서 되게 열심히 봤고 좋은 인상도 남아서 나중에 DVD까지 샀는데 몇몇 장면을 제외하곤 줄거리가 기억이 안 나는 거죠. 게다가 DVD도 사 놓고 안 봤어요. 그렇게 흐릿한 기억으로 대충 살다가 엊그제 올레티비 VOD 목록에서 이 영화가 무료인 걸 발견하고 그냥 봤습니다. 라는 쓸 데 없는 배경 이야기를 해 보구요.



 - 일단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자막 번역입니다. 제 기억이 그렇게 흐릿한 이유를 알겠어요. 당최 이게 뭔 얘긴지 알아먹기 힘들게 번역을 해놨더군요. ㅋㅋㅋ

 그것도 뭐랄까, 아예 뻘소리를 해버리는 것도 아니면서 미묘하게 의미가 전달 안 되도록, 정말 괴이하게 번역을 해놨어요. 난 분명히 이 장면을 이해하면서 보고 있는데... 어? 갑자기 쟤가 왜 저러지? 왜 저기로 가서 저 사람이랑 대화를 하지? 음??? 이런 식으로 영화를 보게 되더군요. 그래서 몇 번이나 되감기를 해가며, 집중 산란을 틈타 찾아오는 졸음과 싸워가며 간신히 간신히 봤습니다만. 이런 식으로 봐 놓고 이 영화 얘길 해도 되는 건지 확신이 안 서는 그런 상태입니다. ㅋㅋㅋㅋㅋ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계란을 간지나게 먹는 의뢰인, 루이스 사이퍼씨.)



 - 80년대 영화들이 대체로 그렇듯이 지금 와서 보면 뭔가 좀 순진무구하단 느낌이 많이 듭니다. 일단 의뢰인 이름을 '루이스 사이퍼'라고 해놓고서 그걸 관객들이 눈치 못 챌 거라 기대하는 것부터가 참 순박하지 않습니까? ㅋㅋㅋ 부두교를 다루는 태도도 그렇죠. 그 당시에도 항의를 들었다고 할 정도인데 21세기의 시선에서 보면 뭐... 주인공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도 뭔가 좀 대충대충 쉽게 흘러가는 편이고... 마지막에 진상이 밝혀진 후에 가만히 생각해보면 납득이 안 가는 구멍들도 아주 많아요. 그 당시엔 나름 먹어줬던 반전도 뭐. 요즘 관객들의 시각으로 생각한다면 아마 도입부에서 그냥 다 눈치 채 버리는 사람이 90% 이상은 될 겁니다.

 이게 제가 두 번째 봤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이야기가 참 '옛날 이야기'에요. 낡았습니다. 그게 꼭 그렇게 나쁜 건 아닙니다만, 암튼 그래요.



 - 그래도 한 때 먹어줬던 알란 파커 아닙니까!!! 라고 생각하며 영화를 열심히 보면...

 그것도 사실 종종 정겹습니다. ㅋㅋㅋ 그러니까 이 양반이 음악 잘 쓰고 화면빨 세우는 측면에서 장기가 있는 분이었던 걸로 기억을 하는데요.

 역시 비주얼면에서 인상적이고 꽤 보기 좋은 장면들이 많이 나옵니다만. 그 와중에 자꾸만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이것이 반복 등장하며 강조가 되니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ㅋㅋㅋ 뭔가 90년대 한국 뮤직비디오 보는 기분 같은 게 들어서. 하하...


 근데 확실히 화면빨은 괜찮습니다. 사실 스토리상으론 별 거 없는 영화인데 이 정도로 '있어 보이는' 건 좋은 배우들 + 화면빨 덕택이었던 것 같아요.

 빛과 그림자의 대비를 집요하게 강조하면서 장면 하나하나에 의미심장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미장센을 짜 넣고, 거기에 음악도 괜찮게 (뭐 뉴올리언즈니까요) 활용하는 가운데 보기 좋고 연기도 잘 하는 배우들이 화면에서 어른거리니 뭔지 모르겠지만 되게 고퀄 영화인 듯!!! 이라는 기분이 보는 내내 들더군요.


 맨 처음에 올린 포스터 짤에도 나와 있듯이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젊은 시절 샬롯 램플링에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리즈 시절 미키 루크가 활약하고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젊은 분들은 잘 모르실 수도 있겠지만... 코스비네 누나까지 나와서 참 배우들 비주얼 보는 맛이 있어요.

 각자 캐릭터에 맞게 꾸며진 스타일링도 보기 좋구요. 연기도 다들 좋았습니다. 그리고...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전설의(?) 엘리베이터씬은 지금 봐도 간지가 나더군요. ㅋㅋㅋㅋ



 - 근데 이야기 자체가 별 거 없다 보니 더 길게 얘기할 거리는 없네요.

 앞서 말했듯이 이야기 자체의 매력은 약합니다. 뭐 고풍스러운, 옛날 옛적 그 시절 스토리를 다시 느껴보고 싶은 분이라면 괜찮겠지만 '21세기에 봐도 훌륭한 스토리' 같은 거랑은 거리가 많이많이 멀구요.

 알란 파커의 감각적인 화면 연출... 역시 뭐랄까, 고퀄이긴 하지만 또 동시에 80년대 느낌이 많이 나기도 합니다. 그게 꼭 단점은 아니겠지만요.

 전 그냥 요즘 세상엔 보기 힘든 순진무구한(?) 스토리의 호러이고, 전체적으로 분위기도 그럴싸하면서 예쁘고 잘 생긴 배우들의 젊은 시절 모습과 연기들을 보는 걸로 대충 만족했습니다만. 이미 21세기를 22년째 살아가고 계신 아직 안 보신 분들에게 '이거 꼭 보세요!'라고 권하지는 못 하겠네요. ㅋㅋ

 뭣보다 자막... 으으윽.



 + 미키 루크의 캐릭터는 딱히 명탐정과는 거리가 멉니다만. 딱 한 번 명탐정 흉내를 내는 부분이 이런 거였어요. '1943년에 옮겼다는 메모가 있지만 이 메모는 그 후에 적힌 거야. 이건 볼펜 글씨인데 그 땐 볼펜이 없었거든!'

 ...볼펜이 없었던 시절이라니!!!!! 라는 생각 때문에 뇌리에 확 박혔네요. ㅋㅋㅋㅋ



 ++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리사 보넷의 모습을 보면서 '분명히 아는 얼굴인데!!!' 라면서 끝까지 누군진 몰랐거든요. 인터넷의 발달 덕에 알게 되었죠. 코스비 가족에 나왔던 그 풋풋한 누나였다니! 게다가 이 영화를 코스비 가족 진행 중에 찍었다니!!! 뭔가 이미 오래전에 사라진 동심이 다시 나타나서 바로 파괴되는 기분 같은 것이...



 +++ 위에서 '젊은 시절 샬롯 램플링' 운운했지만 사실 이미 나이가 40이 넘은 시점에 찍은 영화에요. 그런데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너무 예쁘시네요. 헐.



 ++++ 생각해보니 이 영화는 그냥 부두교 묘사만 문제인 게 아니네요. 굳이 뉴올리언즈를 배경으로 골라서 영화 속에 계속해서 흑인들이 나오는데 갸들은 이상한 의식이나 지내는 애들이고. 그 동네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지옥 같은 곳으로 그려지구요. 그 와중에 갸들 보스는 또 백인이고. 영화 도입부에 나오는 '목사가 시켜서 어떤 여자가 자기 남편 머리를 총으로 날려 버렸어' 장면은 왜 나왔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흠. 암튼 전반적으로 흑인과 뉴올리언즈의 이미지를 악마스러움과 연결짓는 영화인데 주인공이 백인... 이니 21세기에 보기엔 좀 거시기한 영화가 맞는 것 같네요.



 +++++ 위에도 올린 로버트 드 니로의 계란 먹는 장면을 보며 이런 뻘생각을 했죠.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계란은 김다미가 더 잘 먹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17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79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3719
114721 부당해고는 아니고 그냥 정의당과 류호정의 함량미달인거 [8] soboo 2021.01.31 1124
114720 그 당이 민주당이었으면 2 [3] 메피스토 2021.01.31 515
114719 The dig 아주 좋네요 [7] 가끔영화 2021.01.31 409
114718 일요일 오후 [5] daviddain 2021.01.31 334
114717 야훼와 예수 [7] forritz 2021.01.31 643
114716 여론전, 정치의 실패 [11] Sonny 2021.01.31 777
114715 업무상 성향차이라. [14] 갓파쿠 2021.01.31 877
114714 물티슈가 플라스틱인줄 몰랐네요 [11] 내로남불 2021.01.31 855
114713 [네이버 영화] 린 온 피트 [2] underground 2021.01.31 363
114712 부당해고 피해자가 입을 열었군요. [7] forritz 2021.01.31 1088
114711 피해자 입장 [1] 사팍 2021.01.31 411
114710 스티브 맥퀸 젊었을 때 [3] daviddain 2021.01.31 446
114709 영화 헌트 화끈하군요 [2] 사팍 2021.01.31 585
114708 [EBS1 영화]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4] underground 2021.01.30 399
114707 류호정이 정말 잘못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3] forritz 2021.01.30 1137
» [영화바낭] 알란 파커, 미키 루크, 로버트 드 니로의 '엔젤 하트'를 봤습니다 [18] 로이배티 2021.01.30 840
114705 러브레터(1995) [3] catgotmy 2021.01.30 407
114704 IU - Celebrity [1] 예상수 2021.01.30 298
114703 [싱어게인] 월요일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다니.. 졌다. [3] 가라 2021.01.30 762
114702 다시 한번 정체성 정치의 한계에 대한 이야기 [14] 사팍 2021.01.30 93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