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시 플랫폼은 엑스박스 시리즈 X와 S, 그리고 PC입니다. 플레이스테이션이나 구 엑원, 엑원 엑스로는 플레이할 수 없어요.



(사진 여럿 갖다 붙이기 귀찮아서 트레일러 하나로 때웁니다. ㅋㅋㅋ)



 - 제목의 '미디엄'은 영매를 뜻합니다. 주인공이 영매의 능력을 갖고 있거든요. 단순히 귀신을 보는 수준이 아니라 물질 세계와 영혼 세계를 동시에 탐험하고, 상황에 따라 그 중 한 쪽 세상에 몰빵해서 돌아다닐 수 있는 몹시 게임 특화된 능력이죠. ㅋㅋ

 암튼 고아원 출신이지만 좋은 후견인을 만나 잘 자란 이 여성분이 후견인의 죽음을 맞아 장례를 치르러 왔다가, 정체불명의 남자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고 이상할 정도로 잘 기억이 나지 않는 자신의 과거를 마주치게 된다... 뭐 대략 이런 스토리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당연히 수많은 비밀들이 서서히 밝혀질 것이고, 그 과정에는 어두컴컴 미로 같은 건물 속에서 유령 같은 존재들을 계속 마주치며 빡세게 퍼즐을 풀어야겠죠.



 - 이 게임의 제작사인 블루버팀은 계속 한 장르만 파는 회사입니다. 스토리 중심 걷기 시뮬레이터에 호러 장르를 결합한 게임들만 만들죠. 출세작인 '레이어스 오브 피어'와 후속작인 '블레어 위치'(네, 그 영화 관련 게임입니다)도 그랬고 이번 게임도 마찬가지에요. 다만 한 가지 달라진 점이라면 이번 게임은 3인칭 시점으로 전개된다는 것. 그래서 이게 뭔 심경의 변화인가... 했는데. 게임을 하다 보니 이유를 알겠더군요.

 

 그냥 3인칭 시점인 게 아니에요. 시점 조작이 불가능한, 고정 시점의 3인칭 게임입니다. 옛날 옛적 바이오하자드나 귀무자 같은 게임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커다란 맵이 토막토막 잘려져 있고 각 토막마다 고유의 시점이 있어서 그 시점으로만 보면서 진행해야 하는 게임이요. 1인칭으로는 이런 고정 시점으로 게임을 만드는 게 불가능하죠.


 근데 이런 식의 시점을 취한 게임을 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게 되게 불편합니다. 난 분명히 방금 있던 방에서 오른쪽 문을 통해 나왔는데, 다음 구역에서 시점이 확 변해 버려서 '가던 대로 직진하기 위해선 조작하는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모순적인 상황이 자꾸 생겨요. 맵상의 오브젝트들에 내 캐릭터가 가리는 일도 많이 생기고, 화면 구석에 있는 물건들은 잘 보이지도 않구요. 종종 복잡하지도 않은 맵에서 길을 잃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형식을 취한 이유에 대해 제작사가 스스로 밝힌 바는 없습니다만, 아마도 그래픽 최적화의 편의성을 위한 게 아니었나... 라는 의심을 합니다. 시종일관 어두컴컴한 곳을 헤매는 게임이다 보니 광원 효과가 아주 많이 들어가고, 부하 많이 잡아 먹기로 유명한 레이트레이싱까지 사용하는 게임인데... 제작사가 중소 규모 인디 회사거든요. ㅋㅋㅋ 이렇게 고정 시점을 써 버리면 플레이어가 무슨 행동을 하든 맵을 보여주는 그래픽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최적화가 쉬웠을 거에요. 특별히 고해상도 텍스쳐를 준비할 필요도 없으니 그쪽 작업도 편했을 거고. 화면 멀리 작게 보이는 물건은 무슨 짓을 해도 작게 보이니까 딱 그 사이즈의 텍스쳐만 준비하면 끝... 이런 거죠.


 다행히도 그런 보람이 있어서 비주얼이 상당히 좋습니다. 주인공 캐릭터가 큼지막하게 클로즈업 될 땐 좀 음... 하는 기분이 들지만 맵을 전체적으로 구경할 땐 참 보기 좋아요. 마지막 즈음해서 새벽녘에 주인공이 혼자서 숲길을 걸어가는 장면 같은 건 '이런 게 차세대 그래픽이구나!'라는 느낌이 절로 들고 그렇더군요. 



 - 게임 플레이면에서는 뭐... 평소의 걷기 시뮬레이터입니다.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며 상호작용 가능한 물체들은 다 건드려 보고, 그러면서 괴이할 정도로 딱 보기 좋은 자리에 한 번에 읽을 정도의 분량만 조각조각 놓여 있는 일기, 일지, 서류들을 읽으며 스토리를 파악하고 즐기면서 퍼즐을 푸는 거죠.

 여기서 한 가지 좋은 점이라면, 그 퍼즐들의 난이도가 참 적절하다는 겁니다. 아예 머리를 안 굴려도 되는 건 아니면서도 특별히 공략을 찾아볼 필요 없이 조금만 머리를 쓰면서 맨땅에 헤딩하다 보면 다 풀려요. 어쨌든 머리는 써야 하니 너무 싱겁단 기분도 안 들고, 또 하다 보면 대충 풀리게 되어 있으니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구요. 또 그 퍼즐들이 같은 패턴의 반복 같은 게 아니라 나름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구요. 어차피 퍼즐 말곤 플레이어가 뭘 할 일이 없는 장르지만 그래도 이러기 쉽지가 않은데 참 구성을 잘 했단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제작사가 처음부터 강조하던, '한 번에 두 개의 세계를 탐험한다'는 컨셉이 있습니다.




 음... 이건 뭐.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크게 기대하지는 마세요. ㅋㅋㅋ 그냥 독특한 느낌을 줘서 그 밥에 그 나물인 걷기 시뮬레이터 게임들 중에 차별성을 부여하려는 시도랄까요. 이걸 활용하는 퍼즐들이 많이 나오긴 합니다만, 그 역시 그냥 눈치껏 하다 보면 술술 풀립니다. 별 거는 없어요.



 - 분명한 단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일단 뭐 퍼포먼스 문제인데요. 중소 개발사답게 PC판의 최적화는 거의 참담한 수준이라고들 하더군요. 다만 시리즈 엑스의 경우엔 마소와 파트너십을 맺고 최우선 최적화 대상으로 삼은 덕인지 괜찮습니다. 30프레임과 종종 해상도를 많이 떨구는 가변 해상도라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어차피 빠르게 움직일 일이 없고 시종일관 어두침침한 배경을 헤매는 게임 특성상 전혀 거슬리지 않아요.


 그리고 극초반이 엄청 지루합니다. 튜토리얼격이라는 걸 생각해도 참 격하게 지루해요. ㅋㅋㅋ 플레이타임이 대략 8시간 정도 나오고 엔딩 보면 그냥 그대로 끝나 버리는 게임인데 그 중 두 시간은 지나야 재미가 붙기 시작하니 무려 1/4이 재미가 없는 셈이죠.


 또 스토리 중심 게임이고 읽을 거리가 꽤 많은 편인데... 현지화를 쿨하게 스킵해버려서 영어로 플레이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스토리가... 허허허. 아니 나쁘지 않습니다. 스토리 자체는 평타 이상은 된다고 느꼈어요. 문제는... 엔딩이네요. 좋게 말해 열린 결말, 까놓고 말해 'DLC 절찬 준비 중!!!' 이라는 식으로 끝나요. 뭐 이 바로 전에 엔딩을 봤던 '컨트롤' 같은 게임도 비슷한 엔딩을 보여주긴 했지만 그건 액션 게임이었잖아요. 스토리가 게임 평가에 9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게 이 걷기 시뮬레이터 장르인데 그 스토리를 미완으로 끝내 버린다는 건 개인적으로 사기에 가까운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좀 더 나쁜 음모론을 덧붙여 보자면, 마소와 발매 즉시 게임패스 등록 계약을 맺고선 뒷통수를 친 거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마소 자체 제작 게임들, 그리고 소수의 특이한 경우를 제외하곤 게임패스에는 게임 본편만 등록되거든요. 그러니까 게임패스 등록을 조건으로 마소 돈을 받아서 게임 만들어 놓고 진짜 결말은 dlc로 끼워 팔기... 이런 의심이 들어서 엔딩 보고 나서 기분이 확 상했습니다. 상도의를 저버린 거라고 봐요 개인적으론.



 - 종합하자면.

 제가 좀처럼 이런 결론 잘 안 내는 사람인데. ㅋㅋㅋㅋㅋ 추천하지 않습니다.

 게임 속 텍스트들이 그리 어려운 건 아니어서 영어로 플레이한 것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초반이 격하게 지루하고 이후도 대체로 평이한 수준 정도이지만 재미가 없는 것도 아니었고 시각적으로는 꽤 훌륭한 게임이었구요.

 하지만 스토리 보려고 하는 게임을 열심히 달려서 엔딩 본 게이머에게 추가 dlc 없이는 도저히 완결이라 볼 수 없는 그지 같은 엔딩을 던져준 게 용납이 안 되네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좀 기다려 보세요. 제작사의 전적을 보면 몇 달 후면 아마 한글 패치도 배포할 가능성이 높고, 또 이제 막 런칭이니 얼마 안 있어서 dlc가 있는지 없는지, 있으면 언제쯤 나오는지 등등의 정보가 풀리겠죠. 그런 상황 다 보고난 후에 할지 말지 결정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 주인공 캐릭터 얼굴을 볼 때마다 계속 어디서 본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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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의 맥스가 인생 힘들게 살면서 나이 먹은 것 같다...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님 말구요.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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