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소소한 잡담

2021.03.28 03:27

여은성 조회 수:380


  1.전에 댓글에 사람들의 연락을 어떻게 거절하냐는 질문이 있었는데...하긴 그래요. 만나자고 먼저 연락해오는 사람을 떨쳐내긴 쉽지 않죠. 그래서 불금을 같이 보내고 싶지는 않은 사람이 불금에 연락해오면 저녁이라도 먹곤 해요. 저녁을 먹고 헤어지거나 후식으로 커피까지 먹고 헤어진 뒤에 나의 불금을 향해 출발하기도 하죠.


 어쨌든 불금에는 대체로 술을 먹으니까요. 든든하게 밥을 먹어둬야 안전하게 술도 마실 수 있거든요. 어차피 먹어야 할 밥이라면 연락해준 사람이랑 먹는 게 좋겠죠.



 2.또 댓글 답변 하나더. 내가 사로수길이라고 부르는 길은 사당역의 파스텔시티 뒤에서 이수역으로 가는 길과 10번 출구 뒤에서 이수역으로 가는 길을 말해요. 가로수길처럼 메인 상권과 배후상권이 나뉘어져 있지는 않지만 한 블록 옮겨 걸을 때마다 괜찮은 가게가 발견되곤 하는 아기자기함이 있죠.



 3.요즘은 미친듯이 노는 것도 재미가 없어요. 그렇다고 안 미친놈처럼 노는 것도 재미가 없고요. 미친놈처럼 사는 것도 안 미친놈처럼 사는 것도 재미없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사실 정답은 이거예요. 예전에 썼듯이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거죠.



 4.휴.



 5.단순하게 돈만 생각해봐도 그렇잖아요? 그냥저냥 살만한 사람은 10억이 더 생겨도 뭐 엄청나게 삶이 나아지는 게 아니예요. 계속 살만한 인생 사는 거죠.


 하지만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 20명에게 5천만원씩 나눠주면 그 5천만원은 정말 값진 5천만원이 될 수 있거든요. 대학을 다니고 싶은데 당장 등록금이나 생활비가 없는 사람...만화가 준비를 하고 싶은데 당장 생활비가 없는 사람에게 5천만원은 꿈을 계속 꾸게 해주는 동력이 되니까요.


 나이가 먹으니까 꿈은 커녕 욕망도 별로 없어져요. 새로운 여자도 별로고 새로운 돈도 별로처럼 느껴지게 되죠.



 6.그래서 요즘은...전에 쓴 도박에 빠진 아저씨를 다시 떠올리곤 해요. 아마 그 아저씨는 돈을 따기 위해 도박을 한 게 아니라 잠깐의 열광을 맛보려고 도박을 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그 아저씨는 아직도 도박을 하고 있을까? 아니면 도박을 끊었을까? 아니면 돈이 없어서 도박을 못하고 있을까? 궁금하곤 해요. 언젠가 한번 만나야겠다고 듀게에 오래 전부터 쓰고 있긴 한데...연락을 하려고 하면 어두운 구멍 안에 손을 집어넣는 기분이 들어서 못 하고 있어요.



 7.갑갑하네요. 이런 밤에는 무언가에 대한 그리움이 마구 느껴지곤 해요.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내겐 그리울 게 별로 없거든요. 친구도 그렇게 없었고...그렇게 많은 사람이랑 깊은 관계를 가진 것도 아니니까요. 무언가에 대해 그리워하고 싶어도 사실 명확한 대상은 없단 말이죠.



 8.사실 나에게 10억이 뿅 생겨도, 무서운 건 그걸 나눠줄 20명이 없다는 거예요. 단순히 5천만원을 원하는 사람이 아니라 5천만원을 가치있게 쓸 수 있는 사람 20명을 알지를 못하니까요. 슬픈 일이예요. 


 하지만 뭐...그냥저냥 열심히 살아야죠. 마음 같아선 번개를 하고 싶긴 한데 이미 일요일이라 당일 번개는 무리고...다음주쯤 언제 한번 하고 싶네요. 이번에야말로 거리두기 10시 제한이 풀리려나 했는데 또다시 2주 연장이예요.





 -----------------------------------------------





 요즘은 여자가 왜 재미가 없는걸까...라고 생각해봤어요. 이유는 아마 이거겠죠. 새로운 여자를 만나도 신기하거나 신비하지가 않기 때문이예요. 원래 사람이란 게 그렇잖아요. 신비롭거나, 하다못해 신기해야 재미가 있죠.


 하지만 신비로운 여자인 척이나 신기한 여자인 척을 잘하는 여자는 얼마든지 있어도 실제로 신비롭거나 신기한 여자는 없단 말이죠. 슬픈 일이예요. 어쨌든...열심히 살아야죠. 스스로를 돕는 데는 돈이 별로 안 들지만 남을 돕는 데는 돈이 많을수록 좋으니까요. 열심히 살아야 남들을 도울 능력도 만들 수 있고 돕고 싶은 사람도 많이 만들 수 있겠죠.


 사실 열심히 산다고 말은 하지만 역시...내가 하루에 들이는 에너지를 보면 일반적인 회사원보다도 아직 못해요. 그들은 아침에 출근-일-점심-일-저녁-야근-회식-퇴근...이렇게 빡세게 할테니까요. 일반적인 회사원이 하루에 들이는 에너지만큼 나도 내 일에 쏟아부어야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36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692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068
115289 문 대통령, ‘전셋값 인상’ 김상조 靑정책실장 전격 경질 [9] 왜냐하면 2021.03.29 1189
115288 최근에 읽은 책 [4] tomass 2021.03.29 634
115287 타이레놀이 효과없는 사람 [14] 프랜시스 2021.03.29 1023
115286 윤복희 젊을 때 목소리 [4] 가끔영화 2021.03.29 361
115285 듀게 게시판이 정말 고마울 때(feat. 조선구마사) [51] Bigcat 2021.03.29 1417
115284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2018) [12] catgotmy 2021.03.29 485
115283 퍼스널 컴퓨터가 오락기로 전락했다니 큰 문젭니다. [23] Lunagazer 2021.03.28 1108
115282 뜬금없이 창피해질때 [1] 메피스토 2021.03.28 488
115281 안민석, 박원순 성추행 사건 두고 "진작 해방됐는데 자꾸 일제시대 얘기" [11] 먼산 2021.03.28 1142
115280 추천 유튜브 초상화 있는 옛날사람 실물 처럼 보기 [2] 가끔영화 2021.03.28 327
115279 고질라vs콩 메피스토 2021.03.28 327
115278 술을 마신다고 어른이 되지 않는 [2] 예상수 2021.03.28 321
115277 섀넌 도허티가 고등학생의 엄마로 나오다니 [3] 산호초2010 2021.03.28 853
115276 '마이 페어 레이디', 서울 시장 선거 [28] 겨자 2021.03.28 1392
115275 [EBS1 영화]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네이버 무료영화]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12] underground 2021.03.28 440
115274 고질라 vs 콩... (쓰는김에 요새 보는 드라마 감상도.. 괴물, 마우스) [2] 폴라포 2021.03.28 475
115273 편의점 알바생 [15] 어디로갈까 2021.03.28 918
» 새벽의 소소한 잡담 [2] 여은성 2021.03.28 380
115271 조선구마사가 폐지됐군요 [22] 메피스토 2021.03.28 1462
115270 하나도 안틀리고 따라하는 노인네 [1] 가끔영화 2021.03.27 36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