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터 힐 감독, 마이클 파레와 다이안 레인 & 윌렘 데포가 나오는 1984년작 영화입니다. 스포일러는 없을 거에요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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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흡장애! Feel HOT!! 은 그렇다 치고 '후론티어 무비'는 당최 무슨 말인지... ㅋㅋㅋㅋ)



 - '락큰롤 우화', '여기가 아닌 다른 어딘가, 다른 어느 시간' 이라는 자막과 함께 아무리 그렇게 우겨봐도 그냥 80년대 뉴욕 같은 동네의 모습이 보입니다.

 사람들이 어디로 우루루 몰려가나 했더니 다이안 레인이 보컬로 있는 초인기 밴드의 공연장이네요. 한국 중장년들 추억의 골-든 OST 넘버 중 하나인 'Nowhere Fast'가 전주부터 곡의 마무리까지 풀버전으로 흘러나오며 볼살이 통통하게 젊은 다이안 레인 여사님께서 어설프지만 열정적인 립씽크를 선보이구요. 곡이 끝나면 너무 젊어서 혹시 그냥 닮은 사람이 아닌가 싶은 기분까지 드는 윌렘 데포(살짝 장동민 닮으셨...;)가 이끄는 폭주족이 다짜고짜 무대로 난입해서 레인 여사님을 보쌈해갑니다.


 장면이 바뀌면 역시 80년대 한국에서 반짝 인기남이셨던 마이클 파레님이 예쁜 오픈카를 몰고 등장하시죠. (훔쳤댑니다) 어딘가 멀리, 오래 다녀온 듯한 분위기를 풍기며 한 식당에 들어갔다가... 예쁜 점원에게 행패를 부리는 갱들을 혼자서 퍽퍽 두들겨패고 그 점원과 정겨운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남매 관계였네요. 파레님은 군대 다녀오셨대요. 그리고 누나가 동생에게 한 마디 하죠. 니 전 여친이 어제 갱들에게 잡혀갔단다. 니가 좀 구해와야 하지 않겠니?

 뭔가 좀 안 좋게 끝났는지 영 내키지 않아 하는 파레님입니다만. 결국 어쩌다 술집에서 만나 의기투합한 전역 군인 여성분과 함께 레인 여사님의 매니저를 찾아가 1만 달러에 구출해주기로 협의하구요. '니가 그 동네 잘 알잖아?'라는 이유로 그 매니저까지 끌고 4인조 파티를 결성하여 출동하게 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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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해보니 떠나는 길은 3인팟이었네요. 돌아오는 길은 4인이 맞긴 하지만... 가운데 분은 '고스트 버스터'의 어리버리 캐릭터로 더 유명했죠.)



 - 제가 전에 재밌게 보고 소감을 적었던 '워리어'로부터 5년 후에 나온 영화입니다. 마치 내용상 별 관계는 없지만 속편격... 처럼 언급되는 걸 몇 번 봐서 뭔가 비슷하게 한밤의 뉴욕시에서 화끈하게 불지르고 패싸움 하는 영화겠더니... 하고 봤는데 웬걸. 영화가 만들어지던 시절을 베이스로 미국의 이 시절 저 시절을 묘하게 섞어 놓은 느낌의 뉴욕... 이라는 배경을 제외하곤 전혀 다른 영화더라구요. 결정적으로 장르가 다르죠. 이 영화는 무려 뮤지컬(...)이에요. ㅋㅋㅋㅋ

 뭐 정말 본격 뮤지컬까진 아니구요. 레인 여사님이 세 곡, 그리고 중간에 끼어드는 한 팀이 두 곡을 풀버전으로 불러제끼는 장면이 들어가는 서부극 스토리 냄새나는 액션 & 로맨스 영화입니다. 하지만 노래까진 안 불러도 뮤지컬 느낌이 나는 장면들이 종종 나와요. 특히 마지막 대결 장면 같은 건 무슨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보는 줄. 


 그리고 '워리어'에 나오는 인물들은 뭐랄까, 좀 많이 멍청하거나 단순한 녀석들이긴 했어도 최소한 행동의 동기에 맞게 행동하는 녀석들이었거든요. 근데 이 영화의 인물들은 그냥 다 현실의 인간이기를 포기한 사람들이죠. 말이 안 되는 선택과 행동들만 골라서 하거든요. 그런데 이런 이유로 이 영화가 스토리가 허접하고 개연성이 떨어진다... 고 비판할 수가 없어요. 그냥 이 영화 속 뉴욕 자체가 그런 세상이라서요. 애초에 전국 투어를 돌고 티비에도 나올 정도의 인기 가수가 공연 중에 납치를 당했는데 공권력과 언론은 아무 관심이 없는 가운데 동네 주민들만 자기들끼리 분노하고. 그 매니저란 녀석은 경찰은 불러볼 생각도 안 하고 어디서 굴러들어왔는지 모를 남자한테 1만 달러를 던져주며 구해달라고 부탁하는 도입부부터가 명백하게 이세계 환타지 아닙니까. 클라이맥스에서 그 폭주족들과 동네 주민들이 보이는 행동도 그렇구요. ㅋㅋㅋㅋ


 결국 이 모든 괴상함은 첫 장면에 뜨던 자막으로 수렴이 됩니다. A Rock & Roll Fable. 우리 월터 힐 감독님은 정말 락큰롤에 진심이셨나봐요. 본인이 직접 이렇게 괴이한 뮤지컬(스런) 영화를 만들 정도로 말이죠. 보니깐 각본도 직접 쓰셨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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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터에도 정직하게 적어 놓은 그 말. '락큰롤 페이블'!!)



 - 근데... 안타깝게도 '워리어스'에 비해서 이 영화의 완성도는 좀 많이 아쉽습니다.


 일단 심플하면서도 기승전결이 확실하게 잘 짜여져 있던 '워리어스'에 비해 이 영화의 이야기는 좀 산만하고 늘어져요. 애초에 긴장감이란 게 단 1mg도 안 느껴지는 영화의 톤이 한 몫 하구요. 그럴 거면 차라리 유머로 채워 넣었음 좋았을 것 같은데, 당황스럽게도 등장 인물들이 죄다 거의 내내 진지합니다. 등장 인물들 중에 '진심'이라는 게 존재하는 진짜 사람처럼 느껴지는 캐릭터가 아예 없다시피해서 몰입 같은 것도 전혀 안 되는데 자기들끼리 그렇게 진지하니 그게 별로 재미가 없구요.


 그리고 그런 각본 탓인지 원래 그런 건지 배우들의 연기도 문제가 많습니다. 특히 주인공 둘이 문제이고 그 중에서도 마이클 파레가 참... '프렌즈'의 조이가 현실에서 연기를 했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았을까. 뭐 그랬네요. ㅋㅋ 캐릭터 자체가 비현실적 순정 마초맨인 건 그렇다쳐도, 그와 별개로 그냥 연기가 뻣뻣해서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소화 못한 느낌. 하지만 잘 생겼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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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도 우리 데포 청년의 연기는 괜찮습니다. 똑같이 얄팍하고 별 설명도 없는 캐릭터지만 이쪽은 볼만했어요.)


 액션도 좀 그래요. '워리어'에 비해서 돈은 넉넉했는지 계속해서 뭘 부수고 터뜨리는 장면들이 계속 나오고 연출도 괜찮게 되었는데, 그게 앞서 말한 '우화' 컨셉과 얽혀서 매력이 좀 죽습니다. 애초에 이야기에 긴장감이 아예 없으니까 그냥 폭죽 놀이가 되어 버리는데 그게 또 그렇게까지 A급으로 화려한 폭죽 놀이도 아니고요. 이 영화의 긴장감 없음에 대해서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그렇게 팡팡 터뜨리고 총 쏘고 패싸움을 해대는데도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사람이 단 한 명도 안 죽습니다. 누가 죽을 것 같은 분위기도 전혀 없어요. 



 - 하지만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럭저럭 재밌게 봤습니다. 네... 제 소감이 늘 이런 식이죠. 반성하겠습니다만, 이것도 이젠 그냥 습관인듯 하여 못 고칠 것 같네요. ㅋㅋㅋ

 다 연출된 것에 립씽크도 어설프지만 다이안 레인 여사님의 공연 장면들이 참 흥겹고 좋구요.

 또 다이안 레인이나 윌렘 데포, 그리고 빌 팩스턴(!) 같은 할매, 할배들의 애송이 시절 모습들 보는 재미도 있고... 라고 적다 보니 죄다 추억 버프 요소들입니다만;

 '워리어'에서 이어지는 월터 힐식 뉴욕 묘사도 참 비현실적으로 보기 좋았고. 뭣보다 80년대 오락 영화들 특유의 대책 없으리만치 순진무구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 같은 정서는 21세기 영화들에선 찾아보기 힘들죠. 뭐 따지고 보면 그냥 별 의미 없이 무작정 낭만적인 마무리이긴 하지만요.

 그냥 솔직히 말해서 전 이 시절 영화들을 그렇게 냉정하게 중립적으로 볼 수가 없는 사람이라서... 소감은 그냥 이만 해두겠습니다. ㅋㅋㅋ

 본인이 80년대에 대한 향수가 좀 있으면서 괴작 취향 영화들을 즐기시는 편이라면 경험치 증진 차원이다... 라고 생각하고 한 번 보셔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이래뵈도 흥행은 폭망했지만 골수 팬들이 꽤 많은 영화라서요. 완성도 평가와 별개로 나름의 매력은 분명히 있습니다.



 

 + 음악 감독이 라이 쿠더더군요. 이 또한 추억을 소환하는 반가운 이름 아니겠습니까. ㅋㅋ

 뭐 어차피 다 보컬이 들어가는 80년대식 팝음악이 주가 되는 영화라서 이 분 스타일이 딱히 잘 드러난 것 같진 않습니다만.


 ++ 그러니까 결국 추억의 오락실 게임 파이널 파이트는 '워리어'의 세상에 '스트리트 오브 파이어'의 주인공이 뛰어들어 벌이는 모험이었던 거네요.

 마이클 파레 캐릭터의 이름이 탐 '코디'거든요. 게임의 코디 캐릭터는 요새 스트리트 파이터로 직장을 옮겨 활동 중인데. 이 시리즈에서 입고 나오는 의상들 중에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입고 나오는 복장과 똑같은 게 있습니다. 제작자가 정말로 이 영화 어지간히 좋아하는 듯.


 +++ '워리어'의 여자 주인공이 이 영화에선 주인공 누나로 나와요. 사실 이 분도 충분히 예쁘고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분인데 쌩쌩하게 젊은 다이안 레인과 함께 나오니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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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쁘다!! 잘 생겼다!!!!)



 ++++ 정말 뻘한 소리지만, 이 영화의 대책 없는 낭만성을 즐기고 나니 '젊음'에 대해서 이렇게 무조건적으로 예찬할 수 있었던 시대가 참 좋은 시절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80~90년대 20대들이 요즘보다 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누릴 수 있는 건 적었을지 몰라도 그땐 이렇게 대책 없는 꿈이나 포부라도 가질 수 있는 분위기 같은 게 있었으니까요. 개인적으론 요즘 20대들이 자라난, 그리고 지금 살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생각하면 정말 숨이 막힙니다. 저와 우리 세대는 차라리 운이 좋았구나 싶고, 안타까운 맘도 들고 뭐 그래요. 


 +++++ 깨작깨작 글 적으면서 유튜브로 영화 속 콘서트 장면들을 틀어놓고 있었는데. 이게 들을 수록 좋네요. 음(...) 원래 딱히 좋아하는 OST는 아녔는데요.

 그래서 그냥 올려 봅니다.



 이건 영화의 첫 장면 통째로구요. 여긴 어차피 도입부니까 영화 안 본 분이 보셔도 상관 없겠고.



 이건 엔딩 부분을 통째로 잘라 올린 겁니다. 고로 이 영상은 그 자체가 스포일러이니 재생 전에 잘 생각해 보시길. 

 암튼 가사 참 고색창연 나이브합니다. 그리고 그게 영화와 참 잘 어울려요.


Let the revels begin

Let the fire be started
We're dancing for the restless and the broken-hearted
Let the revels begin
Let the fire be started
We're dancing for the desperate and the broken-hearted
Let the revels begin (tonight is what it means to be young)
Let the fire be started (before you know it it's gone)
We're dancing for the restless and the broken-hearted
Let the revels begin
Let the fire be started
We're dancing for the desperate and the broken-hear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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