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진중권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

2021.05.21 21:10

forritz 조회 수:1186

제가 진중권 덕분에 정치에 관심가진 케이슨데요.

불법체류 노동자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죽음으로 끌고 가는 한국이 나치 독일 같다.

는 게 진중권이 쓴 컬럼의 요지였고 이를

하나도 몰랐던 대학생이었던 전 관련 기사를

찾아보다 충격받고

미안함과 수치심에 정치에 적극

관심을 갖게 되었었죠.(하지만 지금도

외국인 국내할 것 없이 노동자들은 매일

목숨을 잃고 있죠.)

이 양반이 늘 옳았던 건 아니고

고인에 대한 지독한 모독을 한다거나

때때로 선넘는 발언을 하기도 하는

혼돈같은 사람이긴 합니다.

ㅋㅋ.

그럼에도 제가 진중권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그의 삶에서 몇가지 실수를 빼고

일관된 지향성이 있는데

특히 파시즘에 대한 냄새를 기막히게 잘

맡는 게 눈에 띕니다.

이 사람의 미학에 대한 지식은 전공자도

아니고 해서 잘 모르니까 넘어가고

많은 사회문제에 대한 지식은 의외로

그렇게 내공이 깊지만은 않습니다만.

상식 이하의 발언을 내뱉는 어른이 지나치게

많은 사회에서 상식선의 발언이라도

줄기차게 하며 상식이하의 사람들에게

수치를 안겨주는 그는 분명 사회에 필요한

인재라 볼 수 있겠지요.

이번 이준석 건도 그러합니다.

남녀가 평등한 사횐데 왜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의

여성정치인들의 비율은 압도적으로 낮고

사회의 주요요직은 남성들이 독점하는가?

왜 많은 분야의 노동에서

동일노동을 해도 여성이 받는 임금이

현저히 적은가?

조금만 생각해봐도...뉴스기사를 조금만

훑어봐도 우리 사회는 남녀평등한 사회가

아닙니다.

남자들의 반론이래봤자 군대 2년 정도를

얘기하겠지요. 하지만 그 군에서 2년 시간

보냄으로서 얻는 1등 시민권은 여자뿐 아니라

군 복무를 여러이유로 못하는 남자까지도

배제하며 사회 기득권을 줍니다.

이런 상황에서 남자가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이준석과 2030남과 싸우는 진중권을 어찌

싫어할 수 있겠어요.

진빠 출신으로 정치 뉴비일 때 진중권 강연

을 다니며 진중권과 비슷한 지역에 살아

같이 지하철도 택시도 버스도 타봤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눠봤었는데

아직도 기억에 남는 대화가 있습니다.

제가 군대가기 전이었는데요.

당시 이명박 취임 직후에 촛불시위할 때

예비역 남자들이 군복인증하며

"오빠가 지켜줄게" 라고 말하고 이게 나름의

호응을 받던 시기에 이를 비판한 진중권에게

전 군대에 다녀온 남자들은 힘든 군생활을

했었기에 이를 인정받고 싶은 보상심리를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고 주장했었는데

진중권은 군대를 힘들게 만드는 것은 남자들

자신이다! 라고 말했었어요.

그 땐 납득이 안 갔는데 군대에 직접 가보니

알겠더군요. 훈련? 작업? 똥같은 지휘관

만나면 조금 더 힘들 수 있죠. 하지만

군대를 군대로 만드는 건 평범한 병사들

이었습니다. 폭력을 포함한 온갖 부조리도

전부 병사들의 몫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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