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바낭] 유배

2021.07.19 18:02

가라 조회 수:483


사내 정치싸움에 져서 유배오신 분이 상사가 되었습니다.


이분이 한번도 지방근무를 해보신적이 없어서, 여기 내려오는게 싫어서 서울 본사에 사무실 유지하려고 사장이랑 싸우기까지 했다고...

하여튼, 서울에서 방 없어졌는데, 여기 매일 출근을 안하십니다.

본사에 물어보니 옛날 자기방 계속 쓰신다고 하고, 새 방주인은 이런 걸로 싸우기 싫어서 다른 사업장들의 방들을 왔다갔다 하신다고 합니다.

(본사에 자기 휘하 조직이 없는데 서울에 출근하면 뭐하는걸까요..)


이쪽 방은 발령나고 2주만에 완성이 되었습니다.

신입사원도 발령나면 바로 자리 마련해주고, 안해주면 욕 먹을텐데, 회사 의전서열 No.4 가 (공식적으로는 서울에 방 없으니) 방 없이 2주를 지낸다고?? 허허.... 


이분의 오른팔, 왼팔 소리 듣던 사람들은 주력 부서에서 밀려나 TFT 팀장, 지원부서 파트장 등으로 밀려났고요.

이분의 구 오른팔이었다가 사고 터지고 짤려 나간 분이 복직해서 주력부서장으로 왔습니다. 사장이 이쪽 라인을 한번 정리하려는데, 너무 싹 정리했다가 일에 지장이 생길까봐 이쪽 일을 잘 아는 사람을 포섭했다는 소문이 있네요. 이분도 한때 심복이었다가 자길 짜른 사람에 대한 배신감이 있을테니 사장에게 더 충성충성 하려나...



저희를 포함한 이분 휘하 조직들을 보면 딱히 단기성과 나서 '날 다시 서울로 보내줄' 부서가 없어요.

이분이 '내 밑은 다 내 사무실 앞으로 모여!' 라고 했는데, 관리팀에서 '사무실 공간이 안납니다. 새로 배치할 예산이 없습니다!' 라고 배쨌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분 방 나오면 아무도 없습니다. 손님와서 커피라도 대접하려고 해도 시킬 사람을 다른 층, 다른 사무실에서 전화로 불러야 하는 상황.



이분 휘하 조직장들이 다 임원인데, 저만 팀장입니다. 그래서 저한테 화풀이 하고 있습니다.

불려가서 뭔가 잔뜩 혼나고 나왔는데, '그래서 뭘 어떻게 하라는거지?' 라는 의문이 드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다른 임원이 '가팀장, 그 양반 하는말 무시해. 영양가 없어' 라고 하고.. '그 양반 아는게 없이 말만 번지르르 한 사람이야' 라는 말도 들립니다.


애초에 아는게 없고 능력 없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저 자리까지 올라간거지? 이 회사 임원 다는게 그렇게 만만한가?


돌아가는 꼴 보니 '6개월후 계약 끝나면 재계약 안될것' 이라는 소문이 도는게 사실인것 같기도 합니다. 아래 임원들이 대놓고 무시하는 모양새라...

아니, 임원 목숨 파리목숨이라는데, 굳이 계약기간 지키려고 자리 마련해주고 아랫 사람들 스트레스 받게 하나?

소문에는 짤라도 남은 계약기간 월급 줘야 하는게 아까워서 라고 하던데, 짜르면 월급만 주면 되지만 안짜르면 월급도 주고 차도 주고 기사도 주고 판공비도 쓰고... 돈때문은 아닌것 같습니다.



소문대로면 앞으로 6개월... 욕받이 생활 할 것 같네요.

('가팀장, 그분 눈에 들면 안돼... 차라리 눈 밖에 나는게 나아'  라고 다른 팀장이 조언해주는데, 이미 하도 욕을 먹어서 절 맘에 들어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냥 화풀이 대상이지)


유배의 끝은 복귀일까요, 사약일까요. ㅎㅎㅎ

아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86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38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3210
116476 이해할 수 없는 일들 14 (런던 테이트 갤러리에서 온 선물) [11] 어디로갈까 2021.07.20 686
116475 거리두기 일상... [2] 여은성 2021.07.20 369
116474 [게임바낭] 아주아주 사적인 이야기를 담은 게임, '씨 오브 솔리튜드'를 끝냈습니다 [8] 로이배티 2021.07.20 381
116473 윤석열 거품은 생각보다 빨리 빠질 듯 하네요 [24] 적당히살자 2021.07.19 1521
116472 상담을 받는데 상담가분이 mbti를 물으시고 [25] 적당히살자 2021.07.19 1079
116471 블랙 위도우(2021) (스포일러) [6] skelington 2021.07.19 429
116470 사는 게 뭘까(너 같은 건 죽는 게 낫다 그 후) [8] 예상수 2021.07.19 587
116469 위대한 쇼맨 보고 재밌던 경험 [7] 적당히살자 2021.07.19 422
116468 아메리칸 크라임 스토리 2시즌 [4] 산호초2010 2021.07.19 309
116467 두 아이가 피아노 한대를 두고 싸우는데 [10] 채찬 2021.07.19 500
» [회사바낭] 유배 [6] 가라 2021.07.19 483
116465 소설 추천('왕국' 얘기) [17] thoma 2021.07.19 404
116464 자존감과 타인의존도 [5] 예상수 2021.07.19 466
116463 (바낭)정치이야기(국힘+일본, 김종인, 윤석열 대체제,,,,) [3] 왜냐하면 2021.07.19 537
116462 [영화바낭] 어제 깐느 황금종려상 받으신 양반의 전작 '로우'를 봤습니다 [23] 로이배티 2021.07.19 923
116461 체스 이야기 (슈테판 츠바이크) [9] catgotmy 2021.07.19 407
116460 [넷플릭스] 새로운 시즌들: 엘리트들, 루팡, 누가 사라를 죽였을까, 그녀의 이름은 난노. [4] S.S.S. 2021.07.18 903
116459 중독 [7] 예상수 2021.07.18 537
116458 어떤 대화,, [3] 왜냐하면 2021.07.18 377
116457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보이콧하라 [2] 사팍 2021.07.18 57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