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르웨이산 드라마입니다. 시즌 둘 나와 있는데 첫 시즌만 봤구요. 다행히도 50분짜리 에피소드 6개로 깔끔하게 완결됩니다. 스포일러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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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심 1도 안 보고 싶게 만든 포스터. ㅋㅋㅋ 아, 그러고보니 제목을 안 말했네요. '마몬: 탐욕의 악마'가 국내 방영제입니다.)



 - 2014년 드라마인데 시작은 5년 전이니 2009년이 배경이겠네요. 주인공은 신문사 사회부 기자이고, 대기업의 어떤 높으신 분이 어마어마한 규모의 횡령을 하고 있다는 증거를 잡아요. 그리고 직장 사람들과 작전 짜고, 익명의 정보원과 대화 주고 받고 어쩌고 저쩌고 하다가 결국 뻥! 하고 터뜨립니다. 나라가 난리가 나겠죠. 그러고 주인공은 차를 몰아 자기 형을 만나러 가는데... 음. 방금 전에 터뜨린 그 비리 주인공이 바로 형이네요. ㅋㅋ 근데 이 형님 아주 쏘쿨하십니다. 차분하게 드립을 치며 대화를 주고 받다가 '최대 형량은 2년이야'라는 동생에게 '나 없는 동안 내 아들래미 잘 부탁한다'라고는... 


 어차피 아무도 안 보실 테지만 도입부 스토리는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이게 6편짜리 드라마치곤 이야기가 엎치락 뒷치락 뒤집히고 뭐가 터지고 이런 게 워낙 많아서 여기서 조금만 더 설명해도 스포일러인 기분이 들거든요.



 - 그러니까 그 '노르딕 느와르'에 속하는 작품입니다. 올레티비 드라마 목록을 구경하다 우연히 발견했어요. 사실은 제목이 '마몬'이길래 정말 마몬이 나오고 맞서 싸우고 이러는 오컬트 시리즈일까봐 봤는데. 실제론 그딴 거 안 나오고 걍 거대한 미스테리와 음모를 파헤치는 기자와 동료들 이야기였네요. ㅋㅋ 그래서 실망해서 그만볼까? 했는데 자꾸 떡밥에 떡밥이 이어지고 전개가 급전개로 이리 튀고 저리 튀고 하는 통에... 조금만 더 보려다가 한 번에 그냥 훅 다 봐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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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생각했던 마몬은 이런 거였는데...)



 - 일단 이야기의 성격을 먼저 말하자면, 일단 현실 반영이 강하게 들어간 사회 풍자극처럼 시작해요. 특히 주인공이 일하는 신문사가 중심이 되는데, 신문사를 소재로 갈 수 있는 두 가지 길을 한 번에 모두 갑니다. 진실을 위해 불굴의 의지로 싸우는 기자들 이야기와 자극적 보도를 위해 인간 이하의 짓을 서슴지 않는 불한당들 이야기가 모두 나온다는 거죠. 주인공이 기자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후자 쪽에 더 비중을 두면서 전개되는 게 좀 재밌었어요. 동료들 캐릭터도 뻔하지 않게 재밌구요.


 그래서 아 이런 궁서체 진지 드라마구나... 라고 생각하려는데. 정작 주인공이 파헤치는 사건은 점점 드라마틱해집니다. 처음 나오는 형의 사건까진 그러려니 했는데, 이어지는 사건으로 가면 갑자기 무슨 퍼즐 미스테리 비슷하게 흘러가고. 나중엔 연쇄 살인 스릴러 분위기가 탑재되다가 그게 또 국가를 좌지우지하는 비밀 결사 음모론 스케일까지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ㅋㅋㅋ


 사실 이 두 가지 흐름이 그렇게 딱 잘 달라붙진 않아요. 그래서 '이런 톤으로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싶은 순간이 종종 찾아옵니다만. 기본적으로 이야기 전개가 워낙 빠르고 강한 임팩트의 떡밥들을 타이밍 좋게 샥샥 던져대니 그냥 멱살 잡혀 끝까지 끌려가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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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연 배우의 비주얼로 리얼리티를 강조합니다.)



 - 아마 당연히도 노르웨이 사람들이 제일 재밌게 봤겠죠. 보다보면 그런 느낌이 확 오는 부분들이 많거든요. 아 이거 난 잘 모르겠지만 그 동네 사회 문젠가 보다, 그 동네 정치판 & 언론판 특성인가 보다. 뭐 그런 느낌들. 그러니까 사실은 조미료 팍팍 쳐서 감칠맛나게 만든 현실 풍자극인 건 맞을 것 같습니다만. 전 무식해서 그런 거 모르니 걍 나름 좋은 의도로 진지한 분위기를 까는 장르물이겠거니... 라고 봤네요.


 그리고 그런 장르물로서 이 시리즈는 꽤 괜찮습니다. 계속 말했듯이 전개 빠르고 국면 전환 타이밍 좋게 잘 때려 넣구요. 캐릭터들 다채롭게 매력 있는 가운데 '노르딕'의 이국적이면서 황량한 분위기와 정서도 좋구요. 진상을 쫓는 주인공들의 수사... 라기 보단 탐정 놀이 과정도 이 정도면 무난하게 잘 이어 놓은 것 같았습니다. 제목부터 풀풀 풍기는 가톨릭 분위기에 맞도록 종교 관련 떡밥을 넣어서 이야길 푸는 것도 분위기 조성에는 잘 공헌한 것 같구요. 재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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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 상사의 비주얼도 나름 리얼리티에 공헌을 하구요.)



 - 다만 마지막 화에서 좀 깨더라구요. 한 마디로 말해서 마지막 화는 살짝 조미료통을 엎어 버린 느낌(...) 그동안 적당히 잘 치다가 마지막에 미끈! 했나봐요.

 일단 스포일러라 구체적으로 말은 못하겠지만 막판 긴장감 조성 & 드라마를 위해 제가 상당히 싫어하는 클리셰 하나가 출동해서 그게 참 싫었구요. 마지막에 주인공이 위기를 벗어나고 사건을 해결하는 순간도 문제였어요. 그냥 문자 그대로 기계 장치의 신께서 콰콰쾅!!! 하고 강림하셔서 한 방에 끝! 하고 해결해버리는데 순간 어안이 벙벙... ㅋㅋ 또 마지막에 에필로그식으로 집어 넣은 반전도 문제였네요. 이야기의 개연성 문제 하나를 해결해주는 반전이긴 한데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너무 사족이고 너무 장르 클리셰스런 장면이라...

 이렇게 구구절절 적다가 문득 '아니 어차피 아무도 안 볼 건데!'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 줄이고 급 마무리 들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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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되는 리얼리티... 드립은 관두고요. 사실은 워낙 듣보 드라마라 구해지는 짤이 이런 것 밖에 없어서. ㅠㅜ)




 - 재밌습니다. 에피소드도 여섯개 밖에 안 되니 부담도 없구요.

 진지한 사회 비판물과 자극적 장르물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시리즈인데, 후반으로 갈수록 장르물 성격이 강해지는 작품이라는 것.

 적어도 에피소드 여섯개 중 다섯개까진 괜찮고 마지막 에피소드도 대부분 괜찮았는데... 결정적인 부분에서 갑자기 초를 쳐버리긴 했지만, 그래도 거기까지 가는 동안 상당히 재밌었으니 대략 용서하기로 했네요. 일단 저는 그랬단 얘깁니다. ㅋㅋ

 대단한 완성도한 충분한 깊이... 같은 거 기대하지 마시고 그냥 '재밌는' 스릴러 시리즈 하나 보고 싶으시다면 소심하게 추천해 봅니다. 



 + 올레티비와 시즌에 있어요. 원래는 케이블에서 수입 방영했던 걸 이제 이쪽에서 서비스하는 듯 한데... 놀랍게도 이걸 보고 무슨 글이라도 적어 놓은 한국인이 대략 한 명 정도 밖에 없는 것 같더군요. ㅋㅋ 제가 좀 마이너한 걸 열심히 찾아보는 편이긴 하지만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었네요. 그나마 그 한 분도 블로그에 단문으로 '와 재밌어 보인다! 이거 봐야겠어!' 라고 적어놓으신 것 뿐...;



 ++ 근데 아주 의외의 곳에서 검색 결과가 뜨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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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한국 드라마 시상식에서 상을 받으셨습니다. 상 받으러 감독님 내한도 하시고. ㅋㅋㅋ



 +++ 사실 이 동네 드라마를 볼 때 개인적으로 큰 재미 하나가 미쿡이나 인기 유럽(?) 나라들과 또 다른 분위기 같은 건데요.

 확실히 배우들 생김새도 다르고 인물들 성격들도 달라요. 같은 '터프 가이'여도 디테일이 많이 다르달까... 뭐 그런 게 있습니다.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고 해도 결국 디테일은 다르더라는 거. 덕택이 이쪽 드라마들은 별다른 연출이 없어도 왠지 모르게 더 삭막하고 비정해 보이는 게 있어요. 이유는 저도 설명 못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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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 전혀 공감이 안 가셔도 아무 문제 없습니다. 핫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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