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30 13:47
- 2020년작입니다. 장르는 스릴러라고 봐야할 것 같구요. 런닝타임은 1시간 53분. 스포일러 없게 적겠습니다.
(2020년 크리스마스는 '전도유망한 (여성) 젊은이'와 함께!)
- 시작부터 되게 노골적입니다. 클럽에서 춤 추는 남자들을 보여주는데 클로즈업으로 그곳 부위(...)만 한참을 계속해서 보여줘요. 하필 다들 춤도 뭔가 꿀러덩꿀러덩하고 있어서 아 이거 좀 부담스럽... 하는 와중에 이제 남자들 얼굴도 나옵니다. 저쪽 소파에 술먹고 맛이 가 있는 미녀를 놓고 '저런 애는 걍 끌고 가서 해달라는 거지? ㅋㅋㅋ' 이런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 그 중 가장 멀쩡해 보이는 놈이 여자에게 다가가 챙겨줍니다. 정신 차리라고 말도 걸고 소지품도 챙겨주고, 대신 택시 불러다가 태워서 매너 좋게 집으로 데려다 주는... 가 했더니만 갑자기 한 잔 더하자며 자기 집으로 데려가네요. 여전히 매너 좋은 척하면서 남자가 섹스를 시도하는 그 순간... 갑자기 여자가 겁나게 멀쩡하고 차가운 얼굴로 돌변해서는 비웃듯 남자를 노려보며 말합니다. "너 지금 뭐 하는 거니?"
(사람 낚는 어부가 되신 분)
그러니까 요약해서 말하자면, 강간 복수극이긴 한데 피해자는 이미 죽었어요. 대놓고 설명하는 대사는 안 나왔지만 자살한 듯 하구요. 주인공 캐시(=카산드라)는 피해자 '니나'의 일생 절친입니다. 가해자들이 아무 처벌도 받지 않고 빠져나간 것에 절망하고 분노하다 멘탈이 나가서 다니던 대학도 자퇴하고 폐인처럼 산지 7년인데, 그 와중에 유일한 삶의 낙이 저겁니다. 술 취한 척 떡밥을 던진 후 그렇게 맛이 간 여자를 노려 섹스하려는 남자들에게 개망신을 주는 것. 본인이 숨겨 놓은 노트에 기록해 놓은 걸 보면 벌써 수백건은 해낸 모양입니다.
그렇게 친구를 죽게 만든 가해자가 아닌 그냥 남자들 세상 전반에 대한 개인적 복수를 삶의 낙으로 삼던 주인공이, 어쩌다 멀쩡한 남자 친구도 만나고... 그 과정에서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심신이 치유되긴 개뿔!!! 결국 그 가해자들을 특정해서 복수에 나서게 되는 이야기에요.
(그야말로 호울리 세인트한 구도네요.)
- 본론부터 말하자면, 그러니까 이 영화의 임무(?)는 대략 이런 겁니다.
1) 강간 복수극 장르를 취해서 여성에 대한 성폭력 현실을 고발하며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진다.
2) 그 과정에서 강간 복수극 장르 특유의 성착취적 요소는 철저히 제거한다.
3) 주인공의 심리를 입체적이면서도 강렬하게 다루는 진지한 드라마 요소를 강화한다.
4) 그래도 장르적 재미는 챙겨야겠지만 그 재미가 드라마의 진지함을 저해하지 않도록 힘쓴다.
그리고 그 임무를 최선을 다해 수행했습니다.
1) 예를 들어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되는 성폭력 장면은 아예 나오지 않습니다. 나아중에 소리만 대략 들려주는데 그마저도 맥락 제거하고 들으면 이게 뭔 소린가 싶을 정도의 소리구요.
2) 주인공의 복수 역시 '어른스러운' 방향으로 맞춰져 있죠. 원래 강간 복수물이란 피칠갑 사지 절단이 제맛(...)인 장르인데, 이 영화의 주인공 캐시는 그것보단 개망신이라든가. 심리적 고통이라든가... 뭐 이런 식으로 복수를 해요.
3) 또한... 사실 이 영화의 이야기를 잘 보면 복수는 많이 뒷전입니다. 복수로 시작해서 복수로 끝나긴 하는데, 그보단 캐시는 왜 이렇게 망가졌는가. 캐시의 이해되지 않는 행동들은 무엇 떄문인가. 이런 걸 살짝 미스테리 흉내를 내며 풀어내면서 성폭행 피해자들의 고통을 드러내죠. 그리고 멀쩡히 잘 살아가는 가해자들과 아닌 척 결국 그들의 편을 들고 있는 사회 시스템을 보여주며 분노를 유발해요. 그게 더 우선이구요.
4) 반전도 넣고 반전에 반전도 넣고 막판에 플롯이 좀 덤블링을 합니다만. 결국 그 모든 반전이나 파국들도 다, 하나도 빠짐 없이 일관되게 영화의 주제를 강화하는 쪽을 향합니다. 참 이렇게 깔끔하게 통일하기도 쉽지 않겠다 싶을 정도라서 좀 웃었어요. ㅋㅋ
근데 뭐... '지향점에 충실한 영화'라는 얘기는 영화가 재밌다 재미 없다, 잘 만들었다 못 만들었다와는 별개의 것이겠죠.
(사랑은 열린 문~ 같은 느낌이지만 실제론 패리스 힐튼 노래 립씽크 놀이 중이십니다.)
- 앞서 말했듯이 이 영화의 핵심 컨셉은 '강간 복수극'이라는 장르를 가져다가 21세기 관객들 상식에 맞게, 그리고 뭣보다 영화의 주제에 철저하게 봉사할 수 있도록 뜯어 고치는 겁니다. 어찌보면 이런 컨셉 자체가 장르 자체에 대한 복수(...)이기도 하네요. 강간 복수극이란 게 원래부터 그냥 야한 거 + 잔인한 거를 잔뜩 보여주려고 고안된 장르이고 요즘 기준으로 보면 여성 착취 컨셉이잖아요. 관객들을 분노시킨다는 핑계로 성폭력 장면을 구체적으로 기일게 보여주며 시작하는 게 보통이었으니까.
근데 이 영화는 도입부의 성폭력은 물론 복수 과정에서의 폭력까지(!) 거의 말끔하게 다 제거해버렸습니다. 아니 성폭력 장면 제거는 이해를 해요. 그게 요즘 시대 상식에 맞죠. 근데 화끈한 복수의 쾌감까지 촥촥 걷어내버릴 거면 그냥 드라마를 만들지 왜 굳이 장르물을 만들었나... 라는 생각이 좀 들더라구요.
그러고나니 이 영화에 남아 있는 건 그저 나쁘고 더러운 남자들 모습의 전시 + 고통받는 주인공의 정신세계... 이 두 가지가 대략 80% 이상이 됩니다. 결과적으로 장르적인 재미를 많이 포기하고 궁서체로 메시지 전달에 주력하는 영화인 거죠.
(요즘 듀게에다가 '남자가 잘못했네요' 드립을 치면 이해하는 분들이 많을까요 오해하는 분들이 많을까요. 괜히 궁금하네요.)
- 문제는 그 '메시지 전달'에 올인하기 위해 취한 선택들이 과연 옳았느냐... 는 부분인데요. 음... 솔직히 전 좀 별로였습니다.
영화가 시작부터 끝까지 굉장히 직설적이면서 또 시작부터 끝까지 상황을 극단적으로 밀어 붙이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리고 주인공의 행동 하나하나, 등장인물들의 존재 하나하나에 다 메시지가 있고 역할이 있죠. 것도 늘 아주 알기 쉽고 선명하게요. 이 영화엔 회색지대가 없습니다. 피해자 아니면 가해자, 동지 아니면 적. 극단적이죠. 심지어 마지막엔 주인공의 '주제 요약' 연설 장면까지 대략 2회 정도 등장해요. 하하.
의도는 충분히 알겠습니다. 성범죄 관련해서 그 가해자든 가해자를 감싸고 도는 시스템이든 간에 자꾸 말을 빙빙 돌려하며 장난 치지 말라는 거겠죠. 범죄가 있음. 피해자가 있음. 가해자가 있음. 그리고 그 가해자를 싸고 도는 시스템이 있음. 나쁜 건 그냥 나쁜 것임. 니들이 계속 그렇게 말장난하는 동안에 '프라미싱 영 우먼'들은 추행 당하고 폭행 당하고 사회적으로 물리적으로 죽어감. 그러니까 입 닥치고 내 말 똑바로 들어!!!!! 뭐 대략 이런 의도 아닌가... 했구요.
그 취지에는 공감합니다만. 그냥 계속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 이런 스타일은 내 취향 아닌데.
(상큼 발랄 로맨틱 코미디의 한 장면이라고 뻥을 치고 싶어지는 짤입니다.)
특히 결말이 그랬습니다.
이 역시 위에서 말한 저런 의도에 굉장히 잘 부합하는 결말입니다. 나름 충격적인 느낌도 있구요. 하지만 그 의도를 살리기 위해 그 결말 내용에서 카타르시스를 싹 (거의) 다 제거해 버렸어요.
다시 말하지만 이 영화의 컨셉에는 잘 맞습니다. 근데 그 장면과 이어지는 마무리까지 다 보고 나니 뭐랄까... 영화한테 혼나는 기분이 막 들더라구요. =ㅅ= 네 이 녀석! 이런 소재를 다룬 영화를 보면서 재미와 쾌감을 바라다니 정말 몹쓸 놈이구나!!! 이게 얼마나 엄중한 현실인지 모르니 넌??? 장난해??
.......ㅠㅜ
(재미 같은 거 자꾸 달라 그러면 이 쇠몽둥이로 그냥 콱....!)
- 그래서 제 결론은 대략 이렇습니다.
장르물의 탈을 쓰고 관객들을 마구마구 혼내는 영화입니다.
올바른 메시지를 담고 있고 그걸 최대한 올바른 방식과 방향으로 올바르게 표출하는 영화이고 그러기 위해 치밀하게 잘 짜여진 이야기를 갖고 있구요.
취지에 완전히 공감할 수 있다면 아주아주 좋은 영화로 생각하고 감명을 받을 수도 있겠습니다... 만. 안타깝게도 전 마지막 부분에서 탈락(?)했습니다. ㅋㅋ
재미 없거나 못 만든 영화는 아니에요. 장르 공식 갖고 노는 걸 따져보는 재미도 있고 캐리 멀리건의 연기도 좋고 화면도 나름 개성있게 예쁘구요. 이야기 전개는 대체로 뻔하지만 주인공 캐릭터 자체가 좀 예측 불허라 런닝타임 내내 긴장감도 잘 살아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혼내는(...) 영화를 받아들일 수 있느냐 없느냐. 뭐 그런 부분에서 반응이 갈릴 것 같기도 하구요. 한 번 보시고서 본인의 성향 테스트(ㅋㅋ)를 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은 드네요. 어쨌든 못 만든 영화도 아니고, 뭐 나쁜 얘기 하는 영화도 아니니까요.
+ 아는 배우들이 잠깐잠깐 지나가는 게 반가웠어요.
제가 보는 드라마들에서 남자 보는 눈 없는 캐릭터로 주로 만나뵙던 이 분.
하이랜더 쥐어패던 불사신을 아버지로 두고 있으니 딸도 화이팅이 넘치는 게 당연...
++ 극중에서 주인공이 일하는 카페를 자꾸만 허접하고 구린 카페라고 그러는데
예쁘기만 하구만요.
+++ 나름 음악들을 좀 참신하게 활용하는 편입니다. 클래식까진 그러려니 했는데 막판에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톡식'을 편곡해서 써먹는 건 좀 재밌더군요.
++++ 중간에 부모가 보던 영화는 '사냥꾼의 밤'이었던가요? 그것도 영화 내용과 연관이 될 것 같긴 한데 전 잘 모르겠더라구요.
2021.12.30 14:16
2021.12.30 18:46
클라이맥스의 그것은 '절대로 너희들에게 환타지 위로 따윈 주지 않을 것이야!'라는 강력한 입장 표명 같은 느낌이었죠. 영화의 방향상 일관성도 있고 취지는 충분히 이해 하겠지만 한 마리 장르물 덕후인 저로선 참... 그렇더라구요.
리뷰를 찾아보니 듀나님께서도 남자 배우 캐스팅 얘길 하셨네요. 술집에서 만나는 첫 희생자도 원래 나이스 & 스윗 가이 이미지 배우라고. 전 배우들 잘 모르지만 애초에 그렇게 생긴 남자들이 많이 나오긴 하더군요.
약국 시퀀스는 사실상 이거 스포일러 아닌가... 라는 생각까지 할 정도로 블링블링했어요. 이 영화가 이런 내용이 아닐 텐데? 그렇다면... 하고 예정된 전개를 확신하게 되더라구요. 그렇게 전개되는 게 영화의 소나무처럼 일관된 톤과 잘 맞으니 확신 150%! ㅋㅋㅋ
그 동창생 캐릭터가 앨리슨 브리였죠. '보 잭 홀스맨'의 응유엔 캐릭터 때문에 정이 가는 배우인데 무슨 역으로 나올까... 기대하다가 맡은 역할 보고 당황했습니다. 하하. 다음 번엔 좀 더 오래 볼 수 있는 캐릭터로 만나길.
2021.12.30 19:01
2021.12.30 19:10
2021.12.30 14:28
저는 클라이막스가 아주 싫었어요. 다른 부분은 다 마음에 들었지만 이 영화를 특별하게 해준 그 전개가 너무너무 싫었어요. 몇장면은 정말 너무 끔찍해서 한동안 힘들었고요. 캐리 멀리건은 항상그렇지만 아주 잘했죠. 덕분에 그 절망감 우울감이 몇배나 잘 전해졌던것 같아요. 레이디버드님 말씀대로 여러가지 장치들이 영리하게 배치되어서 사람 마음을 꽉 쥐어짜는 작품이었어요. 그래도 싫은 영화입니다. 다시는 안 볼거예요.
2021.12.30 18:47
잘 만든 영화인데 너무 딱딱 맞아 떨어지는 구조와 너무나도 선명한 메시지 때문에, 그리고 암울 그 자체인 이야기 때문에 보면서 좀 갑갑한 기분이 들더라구요. 그 우울함에 마지막 점을 날려주는 게 말씀하신 클라이맥스였구요. 마지막 말씀에 공감합니다. 잘 만든 영화인 건 맞지만 두 번 보고 싶은 영화는 절대 아니더라구요.
2021.12.30 15:47
마지막 부분엔 카타르시스를 느꼈지만 동시에 찝찝한 느낌이 들었지요. 잘 만든 영화이고 캐리 멀리건의 연기야 정말 좋았지만, 동시에 싫어하시는 분들의 입장도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참고로 변호사 캐릭터로 잠깐 나온 알프레드 몰리나는 10여년 전에 멀리건의 경력 전환점이 된 [언 에듀케이션]에서 주인공 아버지로 나왔었지요.
2021.12.30 18:55
사실 정의 구현이 되었다고 보기도 난감한 엔딩이었잖아요. 끝만 보면 그래도 어떻게든 해낸 것 같지만 현실 세계를 감안해서 이후에 벌어질 일들을 생각하면 그게...;
'언 에듀케이션'을 구글로 검색했다가 재밌는 오류를 찾았습니다. 감독이 둘로 기재되어 있는데 두 번째 사람이 Kim Dukjoong 이에요. 한국인이 공동 감독을 했나? 하고 검색해보니 전혀 관계 없는 분이고 이 분이 작년에 '에듀케이션'이란 영화를 만드셨군요. 구글의 착각... ㅋㅋ
2021.12.30 18:59
애초에 관객들에게 시원한 정의구현을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었고 가해자에게 그정도 실질적인 타격이라도 주기 위해서는 그정도 희생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주려는 목적이라고 봤습니다. 일단 엔딩에서 걸린 것들만 봐도 아무리 비싼 변호사를 쓰고 그래도 절대 무사히는 빠져나가지 못할테니깐요.
2021.12.30 18:20
사람낚는 어부...ㅋㅋㅋㅋㅋ 로이배티님 리뷰는 사진 설명이 너무 꿀잼이에요. 저는 마지막 클라이막스는 이상하게 데자뷔가....혹시 이전에 본 작품인가? 싶을 정도로 기시감이 강하더군요. 비슷한 미드가 있었던가?
저는 솔직히 클라이막스보다 전반부가 더 맘에 안듭니다. 대체 왜 저러는 거죠? 사람낚아서 잡아 먹을 것도, 쓰레기통에 쳐넣을 것도 아니면서 고작 겁주고 훈계하려고 자기 인생을 저따위로 낭비하고 있다니. 저에겐 성폭력 피해자의 고통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에겐 '취지는 잘 알겠고 파격적인 뭔가를 보여주고 싶어하지만 그닥 영리하게 잘 짜여진 각본은 아닌' 영화였습니다.
혹시 이 영화보면서 난노를 떠올린 사람은 저뿐인가요? 네? 로이베티님? ㅋㅋㅋㅋㅋ
2021.12.30 18:56
기존의 강간 복수물 영화들에서 판타지로 보여지는 것처럼 피해자 여주인공(일단 캐시가 직접적 피해자는 아니기도 하고)이 남자들에게 물리적인 복수를 한다는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기도 하죠. 실제로 그런 일을 하고 다니다간 금방 꼬리잡혀서 쇠고랑을 찼을거니까요. 후반부 전개도 그런 논리로 인해 짜여졌다고 감독이 그러더라구요. 캐시가 그 상황에서 쿵푸로 빠져나가진 못할것이다라나 ㅋㅋㅋ
그런데 막상 올해 오스카 "각본상"을 수상한 작품이라는게...
2021.12.30 19:15
아 진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쪽팔려...
전 복수를 바랬다기보단....그냥 관객을 살짝 속이기 위한 트릭으로 밖에 보이지 않아서요.
그 후에도 복수하는 것처럼 행동하다가 '사실은 나 겁만 줬어'로 주인공에 면죄부를 준 느낌?
헌데 전 아직도 이 작품 각본이 상받을 정도로 대단한지는 잘 모르겠.....쿨럭!
2021.12.30 19:02
비슷한 전개는 '막판 반전!'류의 이야기들에서 종종 볼 수 있었던 것 같긴 해요. 다만 이 장르에서 그렇게 마무리하는 건 처음 본 것 같구요 저는.
전 전반부의 그 행동은 뭐랄까... '현실에서 저런 일을 하다간 높은 확률로 실제 성폭행을 당했을 텐데 운이 좋으시구나'라고 생각하며 봤습니다. 감독도 그런 생각을 못하진 않았을 테니, 그냥 '현실의 성폭행범이란 놈들이 얼마나 평범하고 하찮은 놈들인가' 뭐 이런 걸 보여주려는 건가... 그러고 말았네요.
듣고 보니 난노의 행동과 비슷한 면이 있네요. ㅋㅋㅋ 그리고 우리 난노님이라면 그렇게 아쉽게 일을 마무리하지 않으셨겠죠. 그립습니다 난노님. 부디 시즌 3을!!!
2021.12.30 19:17
하하하하하하하하핳ㅎㅎ......하하하하하하하하하핳ㅎㅎㅎ
아하하하하하하하핳ㅎㅎㅎㅎㅎ
2021.12.30 20:26
2021.12.30 20:56
전도유망했던 여성의 인생이 성폭력으로 얼마나 망가질수 있는지, 이 사회는 왜 전도유망한 남성들에게만 유독 관대한지 "그냥 떨치고 네 인생을 살아라"같은 충고가 얼마나 그지같은 소리인지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럴 수 있었다면 그랬겠지만 결국은 그럴 수 없었던 사람의 이야기랄까요.
2021.12.30 22:16
제가 생각하는 강간복수극은 스피시즈입니다. ㅎㅎ
2022.01.01 12:06
스피시즈... 생각해보니 그것도 그럴싸하네요. ㅋㅋㅋㅋ
2022.01.01 09:40
카타르시스가 없는 복수극이라니.. 새로운 장르군요.
저는 망신 말고 물리적이고 극악무도한 폭력을 원한다구요!
예를 들면 티스(Teeth)라든가... 전 나름 재밌게 봤는데 네이버 평점은 왜 이렇게 낮은 거죠?
로이배티님 글 보기 전에도 이 영화 일단 찜해 놓긴 했어요. 로이배티님 글을 보니 제 취향은 아닐 것 같은데 궁금하긴 하네요.
(로이배티님 영화 리뷰 특징 - 재미 없다는 평에도 보고 싶어짐 ㅋㅋ)
2022.01.01 12:08
극악무도 폭력 복수극이라면 역시 '리벤지(2017)'죠!! 이미 보셨을 것 같지만 혹시 안 보셨다면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티스'는 또 뭔가... 해서 검색해보니. 음하하하하 이런 괴이한 영화라니 정보 감사합니다. 찾아봐야겠어요.
그리고 이 영화는 재미 없는 영화는 아니에요. 하하. 다만 결말에 대한 매우 강력한 호불호가... 근데 전 불호쪽이었던 것이죠. ㅠㅜ
클라이막스 전개와 엔딩은 참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선댄스였나 상영도중 엔딩 때문에 관객 중 둘이 심하게 싸웠다는군요.) 전 개인적으로 굉장히 용감한 선택이라고 생각했고 박수를 보내주고 싶었어요. 어지간히 좋은 영화도 엔딩 크레딧 올라갈 때 슬슬 폰 전원 다시 켜고 짐을 정리하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그대로 다 끝날 때까지 가만히 앉아서 머리속으로 프로세싱 했었더랬죠.
클라이막스에서 그 국면전환이 일어났을 때는 정말 WTF이었어요. 머리를 막 움켜쥐고 쥐어뜯고 싶었던 ㅋ 솔직히 화나는 감정도 없진 않았는데 점점 돌이켜보면서 오히려 이게 더 현실적이고 맞지않나 싶었어요. 캐리 멀리건은 원래도 그랬지만 요즘 작품선택과 연기는 특히 더 칭찬받을만한 것 같구요.
작중에 나오는 대부분의 남성캐릭터들은 일반적으로 여러 영화나 TV시리즈에서 전통적인 "Good Guy" 연기를 많이 했던 배우들이 기용됐는데 다분히 의도적이죠 ㅋ 남주 포지션인 보 번햄은 몇년 전에 십대소녀의 심리를 매우 섬세하고 공감가게 그려낸 <에이스 그레이드>라는 작품으로 감독데뷔를 하기도 했었고... 여기서 남녀 주인공 분량만 싹 들어내서 적절히 편집하면 예쁜 색감으로 가득찬 롬콤이 나올 것 같아요. 약국에서 패리스 힐튼의 노래에 춤추는 시퀀스가 정점이죠 ㅎㅎ
강하게 훈계하는 톤이긴 합니다만 가해자를 보호하는 시스템과 보고도 모른척했던 당시 동창생 여성캐릭터 등도 가만히 놔두지 않는 걸 보면 균형감각도 이정도면 충분했다고 생각해요. 제일 노골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던 어떤 장면도 그 영상을 보는 주인공의 리액션만으로 처리한 것도 영리함과 동시에 여성감독 다운 터치였던 것 같구요. 그리고 곧바로 이어지는 반전 공개도 현명하면서 임팩트가 있었습니다. 감독이 넷플릭스 더 크라운에서 카밀라 연기를 했던 분이라는 걸 알고 놀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