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03 22:25
연말부터 연초까지 정신없이 바쁘고 마음도 어수선했습니다. 그 와중에 본 것은 좀 있습니다.
<리시 이야기>는 1주일에 한 회씩 총 2회까지 봤는데 저는 모르겠습니다. 원작을 읽지도 않아 지식도 없고 줄리앤 무어의 큰 언니이자 정신병원에 있는 조운 앨런이 전혀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까지는 알겠습니다. <힐 하우스의 유령>,<그것 1,2>로 이제는 약간 식상해지까지 한, 인물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는 식으로 드라마가 전개됩니다. 1회가 대략 50분이 넘는데 좀 지루한 것도 갖고 그래요. 2회까지 보고 3회를 볼 것까지는 않습니다. 줄리앤 무어의 강점을 잘 살릴 수 있는 드라마이고 죽은 작가에게 집착하며 그 미망인인 줄리앤 무어의 주변을 맴도는 스토커로 데인 드한 연기가 일품입니다. 줄리앤 무어의 자매로 제니퍼 제이슨 리, 조운 앨런 등 조연진도 빵빵합니다. 스티븐 킹의 자전적 요소와 그 이전 소설을 떠올리게 하는 면들이 있습니다. 저는 보면서 <닥터 슬립>떠올렸습니다. 아마 스티븐 킹 팬이라면 좋아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btv 무료 영화로 본 <조용한 열정>은 평생 독신으로 은둔했던 에밀리 디킨슨의 삶을 다룹니다. 그 디킨슨에게도 브론테 자매, 조지 엘리엇같은 모델로 삼을 수 있는 여성 작가들이 있었고 말이 잘 통하는 시누이가 있었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 모방할 대상이 있다는 것은 중요합니다.
축구에서도 지단 카피하려던 외질이나, 토티 모방하려던 펠레그리니처럼.
저는 이 과정에서 제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나는 프란체스코가 어떻게 플레이했는지에 대해 많이 생각합니다. 그는 플레이 방식이 너무 큰 소리로 말했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말을 할 필요가 없었던 종류의 주장이었습니다. 나는 그와 나를 직접적으로 비교하고 싶지는 않지만 — 왜냐하면 아무도 그에 근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저는 그 중 일부를 복제하고 싶습니다. (E so di giocare una parte importante in questo processo. Penso tanto a come giocava Francesco. Era il classico capitano che non aveva bisogno di parlare più di tanto, perché era il modo in cui giocava a parlare per lui. Non potrò mai paragonarmi a lui, ma mi piacerebbe provare a ripetere qualcosa di simile, cercando anche di spiegare a tutti cosa significhi la Roma.)
https://www.theplayerstribune.com/posts/lorenzo-pellegrini-roma-soccer-serie-a
https://www.theplayerstribune.com/posts/lorenzo-pellegrini-roma-soccer-serie-a-italian
영화는 별다른 사건이 없고 자칫 지루할 수 있는데 아름답습니다.
목사와의 연애는 아마 허구인 듯 하고 중간중간 디킨슨의 시구가 삽입됩니다. 그게 장식적인 효과라기보다는 영화의 내용과 시가 단단히 밀착되어 있는 느낌입니다. 저는 빌뇌브의 <듄>이 공허하게 느꼈던 게 이런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표면만 스치고 갔다는. 디킨슨 역은 <아마데우스>의 하녀, <섹스 앤 더 시티>의 미란다인 신시아 닉슨이 맡았습니다. 조디 메이, 제니퍼 일리가 조연으로 나옵니다.
리히터의 생애를 바탕으로 허구화한 <작가 미상>처럼 극화되어 있지는 않아요. 그 영화는 예고편부터 나온 막스 리히터의 음악이 중간중간 계속 나왔죠. 엘 패닝 나온 <메리 쉘리>는 너무 평범한 전기물이었고요.
마지막 장면에도 디킨슨의 이 시가 나옵니다.
This is my letter to the world,
That never wrote to me,--
The simple news that Nature told,
With tender majesty.
Her message is committed
To hands I cannot see;
For love of her, sweet countrymen,
Judge tenderly of me!
2022.01.03 22:40
2022.01.03 22:42
뉴잉글랜드란 점에서 <더 위치>도 생각나더군요.
2022.01.03 22:48
소설도 드라마도 보지 못했지만 검색해보니... '빵빵한 조연진'에서 클라이브 오웬을 빼놓으시다니. 이 분 위상이 많이 추락하긴 했네요. ㅋㅋ
OTT 범람 시대에 오리지널 컨텐츠 제작 경쟁 덕에 다작하는 베스트 셀러 작가들은 예전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며칠 전에 본 '아웃사이더'도 스티븐 킹 원작 드라마였는데 말입니다. 뭐 킹 할배야 이런 걸로 돈 더 벌고 안 벌고에 집착할 클래스는 아니겠습니다만.
2022.01.03 22:52
활동은 꾸준히 하는데 어느 순간 화제가 되지 않는 배우가 되었더군요.
저는 줄리앤 무어,제니퍼 제이슨 리,데인 드한, 조운 앨런이면 된다고 생각했고 클라이브 오언을 별로 안 좋아해서요
'조용한 열정' 무척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다시 보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