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작이에요. 런닝타임은 1시간 46분. 스포일러는 거의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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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뜻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포스터입니다. 그냥 '영하'란 뜻인가봐요.)



 - 처음엔 전형적인 '뭔 상황인진 모르겠지만 결말 떡밥이겠군?' 싶은 장면이 짧게 파파팍 지나가구요.

 다음엔 근무지를 옮긴 경찰 아저씨가 나옵니다. 첫 업무는 범죄자 호송. 처음 만난 성격 안 맞아 보이는 파트너와 짝을 이뤄 한밤중에 낯선 길을 달리며 각양각색 범죄자들을 이 교도소에서 저 교도소로 옮겨야 하는데, 깊고 깊은 숲 속에서 갑자기 앞서 가던 호위차량이 사라져버리고. 멀리에서 총알이 날아들고. 홀로 범죄자들과 호송차에 남아 의도와 정체를 알 수 없는 공격자에 맞서 싸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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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혀 주인공처럼 안 생겨서 좋았던 주인공님. 심지 굳고 사명감 투철하지만 매우 현실적 능력치만 갖춘 게 매력(?) 포인트구요.)



 - 전개 속도가 빠른 영화는 아닙니다. 주인공이 호송차를 몰고 출발하기까지 상당히 시간을 들여서 호송차 속 범죄자들의 모습을 보여주거든요. 플래시백 이런 거 없이 그냥 감옥에서 나와 신체 검사 받고 차에 오르기까지 과정을 자세히 보여주며 캐릭터를 잡아 주죠.


 왜 그랬는가... 는 이후의 전개를 보면 납득이 갑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거의 호송차 안으로 한정되고 특히 범죄자들은 거의 막판까지 차에서 벗어나지를 못하는데, 그동안 주인공과 범죄자들의 관계가 계속 요동을 쳐요. 외부의 상황이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그에 따라 주인공은 이들과 손을 잡았다가 제압했다가 제압을 당했다가... 등등 계속해서 이러저리 관계의 변화를 겪게 됩니다. 그리고 이게 이 영화의 가장 큰 재미 포인트이자 이 영화에서 가장 잘 된 부분이었네요. 처음에 그렇게 캐릭터를 대략이라도 잡아 주지 않았으면 재미가 덜 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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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못지 않게 평범한 인상의 범죄자 군단. 그래도 보다 보면 몇 놈은 정 듭니다. ㅋㅋ)



 - 딱 봐도 굉장히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호송차 한 대와 자동차 두 대 정도가 영화 속 재산 목록의 90%이고 클라이막스 전까진 여기서 거의 벗어나질 않아요. 스토리상 외부의 도움도 없기 때문에 배우들도 몇 안 되고. 배경도 그냥 산길, 호수, 텅 빈 마을의 빈 집 두어채 정도로 끝이네요. 이렇게 한정된 공간과 소품(?)들 속에서 '생각보다 다양하게' 계속해서 상황을 바꾸고 그에 따른 소소한 액션과 관계 변화를 보여줌으로써 재미를 뽑아내는 게 영화의 포인트입니다. 그러니까 뭐랄까... 그냥 막 재밌다기 보다, 아이고 안 좋은 살림에 머리 잘 썼네! 라는 재미가 큰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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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로 이런 관계지만 상황따라 이 중 몇명과 협력 관계를 맺었다, 풀었다 하고 그럽니다.)



 - 그렇게 나름 쏠쏠한 재미를 즐기며 '괜찮네'라고 생각하다 보면 어느덧 클라이막스인데요.

 이 부분은 좀 호불호가 갈릴... 아니, 그냥 아쉬운 느낌이 있습니다. ㅋㅋ 이유는 이미 제목에 적어 놓은 그대로에요. 결국 이 모든 살벌한 소동의 뒤에는 장대한 멜로드라마가 도사리고 있고, 클라이막스는 그 드라마를 대사로 줄줄줄 설명하고 격렬한 감정을 토로한 후 관객들과 주인공에게 거기에 동참을 요구하는 식으로 전개되거든요. 말이 안 되거나 확 깨는 느낌까진 없지만 그 전까지 나름 건조하게 잘 잡고 흘러가던 분위기가 이런 식으로 급변하니 일단 아쉽구요. 감정 폭발하고 설명 대사가 길어지다 보니 템포도 늘어지면서 맥이 좀 빠지구요. 또 마지막에 주인공이 하는 행동이나 그에 따르는 결과는 드라마를 위한 타협과 과장이 좀 심했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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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로 보게 되는 풍경이 이렇다 보니 '노르딕 느와르' 생각도 나고 그랬습니다.)



 - 결론은, 큰 기대 없이 걍 킬링 타임용으로 틀어 놓고 가볍게 보기 좋을 정도의 소소한 오락 영화입니다.

 스페인산 저렴이 버전 '콘에어'라고나 할까요. 나름 건조한 범조물인 척하면서 아기자기하게 짜 놓은 초중반부는 썩 괜찮았구요. K-드라마적인 마무리가 영 아쉽긴 하지만 뭐 전 그냥 잘 봤습니다. 아무래도 이게 여기저기 상 받은 훌륭하신 영화님들 보다가 해독(?)삼아 본 B급 영화라서 더 즐겁게 본 것 같기도 해요.

 그리고 역시 전 아쉽고 모자라도 이런 류의 영화들 보는 게 가장 즐겁더라는 거. 타고난 B급 인생인가 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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