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이라는 시대착오적 인물

2024.04.27 14:13

woxn3 조회 수:1179

워라벨과 대국민 주식투자의 시대에 민희진은 좀 시대착오적 인물인 것 같죠. 그 자신이 워낙 승승장구했으니 딱히 돈에 신경쓸 일이 없어 더 그렇긴 할건데 자기 먹고살만큼 돈이 들어오고 있었어서 정말로 돈을 더 벌 욕심은 없어 보여요. 그보단 자신의 결과물이 사람들에게 얼마만큼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사람인 것 같구요. 일을 놀이처럼 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내가 재밌는 게 있으면 목숨걸고 달려들어 결과물을 내고야 마는 사람이요.

그에게 업무적으로 휘둘린 사람들의 성토가 또 여기저기 올라오고 있죠. 이런 건 역시 먹고 살려고 하는 직장 생활자와 결과물에 목숨 걸고 달려드는 성취지향형 지휘자의 갈등으로 보여요. 워라벨의 시대에 민희진식 일처리는 호감 사는 방식은 분명히 아닌 것 같긴 하구요. 하지만 민희진에게는 그게 일이나 돈벌이보단 자신의 혼을 건 무언가에 좀 더 가까웠던 거겠죠. ‘그만큼 돈 받는 사람을 왜 이해하고 동정해야 하지?’라며 그가 한 말들을 땡깡 정도로 보는 시선은 먹고 사는 게 최대 문제인 제 입장에서도 이해가 아주 안되는 건 아니고요.

한편에선 그의 성공 보수와 지분율, 경업금지 조항 같은 것들을 두고 ‘그만큼 받았는데 뭔 노예계약이여? 회사 입장에서 당연한 거 아님? 계약서 잘 보고 사인했어야지.’ 정도로 무뢰배나 미숙한 사람으로 평가하기도 하는 것 같더라고요. 삼성을 그렇게 욕하던 사람들도 철저하게 하이브 손을 들어주는 게 저는 좀 놀라워요. 모든 국민이 주식이나 코인, 부동산을 하는 시절에 와선 계약서라든가 지분율 같은 게 역시나 인물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는 구나 싶네요.

개인적으로는 감수성의 절벽 같은 걸 느꼈어요. 그런 평가들이 아주 틀렸단 건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계약 윤리를 파괴하는 파렴치하고 안하무인한 무뢰배이자 히스테릭하고 미성숙한 갑질 사장으로만 보려는 시선이 저는 좀 이상합니다. 민희진이라는 희대의 크리에이터를 두고 자본 관점에서만 오고가는 평가들을 보면 이 사회가 성숙해진 건지 냉정해진 건지 좀 헷갈리네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85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37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3190
126091 [영화바낭] 영국산 필리핀 인종차별 호러, '레이징 그레이스' 잡담입니다 로이배티 2024.04.28 244
126090 시티헌터 소감<유스포>+오늘자 눈물퀸 소감<유스포> [5] 라인하르트012 2024.04.27 389
126089 프레임드 #778 [4] Lunagazer 2024.04.27 64
126088 [넷플릭스바낭] '나이브'의 극한을 보여드립니다.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 잡담 [2] 로이배티 2024.04.27 307
126087 민희진의 MBTI catgotmy 2024.04.27 493
» 민희진이라는 시대착오적 인물 [10] woxn3 2024.04.27 1179
126085 레트로튠 - Hey Deanie [4] theforce 2024.04.27 87
126084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를 극장에서 보고(Feat. 파친코 김민하배우) [3] 상수 2024.04.27 283
126083 Laurent Cantet 1961 - 2024 R.I.P. [1] 조성용 2024.04.27 124
126082 뉴진스팬들은 어떤 결론을 원할까요 [8] 감동 2024.04.27 799
126081 장기하가 부릅니다 '그건 니 생각이고'(자본주의하는데 방해돼) 상수 2024.04.27 310
126080 근래 아이돌 이슈를 바라보며 [10] 메피스토 2024.04.27 687
126079 마이클 잭슨 Invincible (2001) [1] catgotmy 2024.04.26 125
126078 [KBS1 독립영화관] 믿을 수 있는 사람 [2] underground 2024.04.26 154
126077 뉴욕타임즈와 조선일보 catgotmy 2024.04.26 174
126076 프레임드 #777 [4] Lunagazer 2024.04.26 58
126075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우리나라에서 개봉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2] 산호초2010 2024.04.26 280
126074 한화 이글스는/류현진선수의 스트판정 논란에대한 크보 입장입니다 [4] daviddain 2024.04.26 148
126073 낚시터에서 들은 요즘 고기가 안잡히는 이유 [2] ND 2024.04.26 400
126072 토렌트, 넷플릭스, 어중간하거나 명작인 영화들이 더이상 없는 이유 [2] catgotmy 2024.04.26 40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