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라의 사랑이야: 노래가 참 아름다웠어요. 밀밭 한 가운데에 눈 감고 서 있는 옆으로
바람이 밀을 흔들며 사라라락 지나가는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느낌. 이소라의 노래가 끝나면
개그맨들이 늘 탄성을 지르며 그러잖아요. 아주 가슴을 적신다고. 정말 딱 그랬습니다.
가슴속이 온통 감성에 잠겼어요.

BMK의 아름다운 강산: 아쉽지만 별 느낌 못 받았습니다. 원곡 생각이 나던 첫번째 노래.

윤도현의 런 데빌 런: 청중은 무대만 보고 판단해야겠지만 그 컨디션에 그 공연이면
나쁘지 않았다고 봐요. 확성기 생각도 참신했고요. 무엇보다 관객을 공연에 끌어들여 함께
즐기게 만들었다는 것 만으로 점수를 더 주고 싶네요. 다만, 앉아 있는 관객을 일으켰으면
콘서트에서처럼 단체로 뛴다거나 한번쯤 환장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줄 알았는데 그냥 계속
세워놓기만 해서 호응도면에서 약간 보기 심심했다는 거? 이건 청중단이라는 특별한 상황을
고려해야 할까요? 뭐 아무튼요.

김연우의 나와 같다면: 과잉이라는 지적도 당연히 나오겠지만 전 무반주 부분 좋았습니다.
고음을 질러댄다고 듣는 이가 감동 받는 건 절대 아니지만 올릴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제 때 써먹어야죠.
좋은 무대였는데 앞으로 김연우를 나가수에서 못본다 생각하니 너무나 아쉽습니다. 은근 개그감도
충만해서 재밌었는데 말이죠. 결과적으로 피아노 퍼포먼스는 자제하라던 지상렬의 충고가 적중했네요.

김범수의 늪: 노래 잘 하는 가수 맞지만 이번 노래는 전혀 와닿지 않았어요. 원곡 생각 나던 두번째 노래.

박정현의 소나기: 아일랜드풍이고 뭐고 박정현 특유의 보컬 밖에 안 남은 무대.

임재범의 여러분: 저번 주 예고에서 울고 있는 청중단을 보여줬으므로 이 노래 들으면서 울음보 터진
사람들 많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후렴구 들어가니 역시나 눈물 훔치는 청중단이 하나 둘 나타나더군요.
"저 사람들 너무 오바 아냐? 저봐, 감동적인 노래라고 미리 각 잡고 있으니 그 기분에 도취 돼서 저러지!"
같이 보던 식구에게 이렇게 투덜대고 정확히 일분쯤 후에 저도 손에 화장지 들고 눈물 쥘쥘 흘리며
"아아... 노래 정말 잘 한다.... 흑흑!" 이러고 있었네요. 노래로 전하는 울림으로는 가히 신의 경지십니다.
딱 첫소절만 들어도 임재범 특유의 전율이 느껴져요. 제발 몸 관리, 성대 관리 잘 하시길...
그 소중한 노래 오래 듣고 싶습니다.

이번 주 저의 베스트 3는 순서 상관없이 이소라, 김연우, 임재범이었습니다.
다들 고생하셨고 오늘도 공연 잘 봤습니다. 고맙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70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23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418
126551 프레임드 #837 new Lunagazer 2024.06.25 0
126550 왜 ‘프렌치 수프’를 봤는데 ‘베이크드 알래스카’가 먹고 싶어지는가?(스포일러 없음) [1] new ally 2024.06.25 49
126549 Love is an open door 크로아티아어 new catgotmy 2024.06.25 26
126548 모임, 동호회에서 한 인간이 흑화하는 과정에 대해 [4] update ND 2024.06.25 322
126547 [정보] 에릭 로메르 감독전 - 아트하우스 모모 6.24~7.6 soboo 2024.06.24 96
126546 왓챠의 옛날 홍콩영화들은 한글자막이 있다는것에 의미를 둬야겠군요. [2] ND 2024.06.24 134
126545 [넷플릭스바낭] 제목이 참 직관적인 대만 호러, '여귀교' 잡담입니다 [3] update 로이배티 2024.06.24 161
126544 에피소드 #95 [4] update Lunagazer 2024.06.24 60
126543 Jennifer Lopez -I'm glad daviddain 2024.06.24 41
126542 프레임드 #836 [4] update Lunagazer 2024.06.24 155
126541 "악마와의 토크쇼" imdb 트리비아 [4] update 폴라포 2024.06.24 214
126540 폴라 압둘 forever your girl과 백 투 더 퓨처 2교집합 daviddain 2024.06.24 65
126539 옆집 사람이 이상합니다 [7] catgotmy 2024.06.23 607
126538 프레임드 #835 [4] Lunagazer 2024.06.23 56
126537 [구별짓기] 읽다가 [9] thoma 2024.06.23 194
126536 [넷플릭스바낭] 인도네시아산 호러 앤솔로지, '조코 안와르: 나이트메어 앤 데이드림' 잡담입니다 [6] 로이배티 2024.06.23 168
126535 엠스플 롯데 :키움캐스터 누군가요/기아ㅡ 한화 재밌네요/인사이드 아웃2 봤어요 [1] daviddain 2024.06.23 105
126534 내 일도 아닌데 너무 많이 봐서 그많은 시간을 소요하는 인터넷 틀린 것 찾기, 우단털파리속(러브버그), 난 나를 씹어먹음 상수 2024.06.23 119
126533 Love is an open door 리투아니아어 catgotmy 2024.06.23 37
126532 [넷플릭스바낭] 중국산 과잉과잉 스릴러, '사라진 그녀' 잡담입니다 (댓글 스포일러) [8] 로이배티 2024.06.22 30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