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백번 설명 듣는 것보다 영상을 한 번 보는게 낫다 생각해 Youtube에 올리려하니 업로드에 1260분 걸린다고 하더군요. 1.8GB짜리 영상을 업로드하기엔 컴퓨터가 따라주지 않나 봅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영상 캡쳐로 대략적인 흐름만 설명해보겠습니다. 이도 벌써 시간이 흘러 기억이 잘 안 나는걸 정리 취지에서 한다고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발표 때 썼던 PPT를 찾는게 최선이겠지만 쉽게 찾기는 어렵더군요. 검색 몇 번 하다 포기했습니다.)



발표 의제는 대략, "출산률과 가족 지원 정책 : 유럽의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가?"가 되겠습니다. INED는 Institut National Etudes Démographiques로 꽤 괜찮은 자료들을 주더군요. 여기 홍보 부스에서 300MB짜리 학회지 PDF 파일을 주기 위해 2GB USB를 나눠준 것이 아직도 기억나네요. 부스에 있던 책들 중에 본격적인 단행본들은 전부 불어라 무슨 내용인지 알 재간도 없었습니다만.



가장 처음 보여준 표는 유럽의 합계출산률입니다. 70년대에 급격하게 감소한 이후, 프랑스와 영국, 스웨덴이 일인당 출산 2명로 다시 회복하는 것이 보이시나요? 독일과 스페인은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구요. 아마 이름이 나오지 않은 빨간 선은 한국일겁니다. EU의 전체적인 출산률이 감소수치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벗어난 국가들이 있다는게 신선하더군요. 이렇게 보고 생각하니 유럽은 줄어드는 국가와 유지하는 국가로 구별되고, 인구가 줄어드는 국가는 이민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 독일의 경우가 그렇구요.




간단히 2009년의 경제 위기가 눈에 띄게 보이는 도표 두 장을 보여줍니다. 위의 것은 세계적인, 아래 것은 EU 중심적인 형태의 그래프인데 09년의 경제 성장률 골은 굉장히 깊어보입니다. 이 그래프가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 잘 기억은 안나는데 단적인 부분은 다음 도표를 설명하기 위해서였을 겁니다.


미국의 인종별 합계출산율입니다. 위의 표들과 동시에 보면, 사회취약층의 출산률이 경제적인 영향을 훨씬 많이 받는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일정하게 유지되던 높은 히스페닉의 출산률이 경제 위기를 맞으며 뚝하고 떨어지는 광경입니다. 이후에 회복하는가를 살펴봐야 하겠지만 이는 경제 위기가 인구 구조를 어떻게 흔들어 놓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사회가 힘들어도 중산층은 출산에 있어 평균을 유지할 수 있으나 취약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죠. 그리고 히스페닉의 높은 출산률이 떨어지자 TOTAL U.S.의 출산률도 2.1대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대체가능한 출산률 유지는 이민 정책으로부터 왔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아닐까 합니다. 이에 대해서 미국의 인구비중이 변동하고 있다고 가정할 수도 있고 장기적으로는 히스페닉계 대통령이 나오거나 그 계열의 정책을 시행하게 되지 않을까 싶더라구요.



국가의 GDP 대비 가족해택 정책의 비중입니다. 그 세목을 세금 감세, 서비스, 현금 지원으로 나눴군요. 가족계획에 성공하고 있는 프랑스FR와 영국UK이 얼마나 돈을 쓰고 있는지 보세요. 3가지 항목을 골고루 지원하고 있습니다. 미국US은 신기하게도 적은 돈을 들여서도 출산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정책 기조를 유럽식에 맞추느냐, 미국식에 맞추느냐가 이런 것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겠죠. (그런데 나머지 약어가 어디를 뜻하는지 파악하기가 힘들군요.) 다만 이를 보고 한국이 암울하다고 생각하긴 이릅니다.


솔직히 전 한국의 정책 유연성에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정책 기조를 빠른 속도로 바꾸는데 그게 먹혀들어가는게 신기해요. 그래서 단일 세대 내에서 인구 감소 정책과 인구 증가 정책 전부를 경험할 수 있는게 아닌가 생각되기도 합니다. 위는 3세 이하 유아에 대한 유아보조 등록률입니다. 빨간색이 한국인데 얼마나 빠른 속도로 올라가는지 보이시나요? 다만 이 Childcare가 실질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아야 하겠습니다만 대책을 마련하고 진행중이라는 것은 확실하게 보입니다.



다음은 3세 이하와 미취학 아동(3 ~ 5세)의 아동보조 등록률입니다. 이 아저씨가 하는 말을 들어보면 출산률을 올리려면 영아 뿐만 아니라 미취학 아동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지원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어느 한 쪽만 해서는 출산률 증가는 어렵다면서 말이죠. 한국의 이동 속도를 보세요. 영아 뿐만 아니라 미취학 아동에 대한 보조 등록율도 20%에서 50%로 급등합니다. 밑에 비교하라고 일본의 5년간 이동 거리가 보이는군요. 이렇게 빠른 속도라면 실제 지원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효과가 있을꺼라는 생각이 듭니다. (위의 GDP 대비 비중을 더 늘려야겠지만 말이죠. 하지만 국세의 비중이 GDP 대비 30% 정도이니 빠듯할겁니다.)



그리고 여성취업률과 출산률과의 신-상관관계표입니다. 이게 5번 연속 나오는데 그렇게 지루하진 않아요. 이 표의 왼쪽은 합계출산률TFR이며 아래는 25세부터 54세 여성(노동가능인구)의 취업률입니다. 1980년과 2010년을 비교해놨는데 빨갛게 회귀분석의 선이 보이는군요. 간단히 80년대에는 여성 취업이 높은 국가일수록 출산률은 낮은데, 2010년대에는 취업률이 높은 국가일수록 출산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그 사이가 80년대에는 30% ~ 70%였다면, 10년대에는 60%에서 85%로 많이 줄어들었군요.



대략 이런 식으로 이동했습니다. 위의 표에서는 단일 년도에 국가들 사이를 비교했다면, 이 표는 단일 국가의 시계열적인 이동을 보여줍니다. 아주 낮은 기울기로 우상향으로 이동하는 걸 봐서는 분명히 취업률의 증가와 함께 출산률의 증가가 일어나는 걸 알 수 있네요. 다만 이 상관관계가 인과관계라는건 확정할 수 없겠습니다만.



한국을 추가한 표입니다. 한국이 추가되니까 위아래로 널찍하게 길어지는 표가 재미있지 않나요? 대략적인 한국의 위치가 간결하게 드러납니다. 80년대에는 전체적인 추세에서 여성취업률은 중간 정도지만, 2010년에 취업률은 최하위에다 출산률도 매우 낮군요.



결론입니다. 세계의 추세는 이런 식이므로 한국도 이렇게 움직이지 않을까 가정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한국은 이 두 개의 회귀분석으로 파악할 수 있는 여성 취업률-출산률의 상관관계가 인과관계인지 검증할 수 있는 정부 정책을 시행할 시기라는 것이죠. 두 번째 화살표를 따라서 일직선으로 갈수도 있다고 발표자가 귀띔하더군요. 저는 여성 취업률이 증가한다면 (그와 함께 아이를 기르면서 사회생활을 하는 것에 대한 여러 문제들이 다각적으로 완화된다면) 위로 치고 올라갈 것이라 봅니다.



마지막으로 고등교육tertiary education을 받은 남/여성의 취업률 비교입니다. 평등선이라는 것은 양측이 비슷하게 취업을 했다는 뜻인데 KR이 어디에 있는지가 보이실 겁니다. 남성 고학력자보다 여성 고학력자가 백수/주부가 많다는 것의 입증이죠. 전 가족제도 또는 결혼에 대한 상식선이 빨리 해체되었으면 싶은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긴 합니다. 여성은 결혼에 있어 자기보다 상황이 좋은 남성을 선호할 것이고, 한국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많으므로 경제력이 더 높은 여성을 선호하는게 가능하지도 않을 뿐더러, 남성 주부가 증가하지도 않겠죠. 그렇다면 취업률을 증가시키기 위해 가능한 것은 (학력 낮은 남성과 결혼해 남성 주부를 시키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적으므로) 맞벌이일텐데 많이 어려워보입니다. 역시 한국에서 가족제도가 해체되면서 동거주의로 넘어가는게 답인가 싶기도 하구요.


일단 첫 번째 정리는 여기서 마무리 짓고 이 이후 영상을 찾아봐야겠군요. 제 기억에 이 뒤로 더 있었는데 뒷 영상이 어디 갔는지 보이질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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