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노인이 되면 우울해지는 걸까요.

어제 마을버스에서 괜히 젊은 아가씨에게 시비 걸며(아무리 봐도 괜히 심술난 모습)

난데없이 "너도 늙어, 평생 그렇게 젊을줄 아냐!" 하고

열폭성 멘트를 날리던 할아버지도 그렇고,

엄마는 요새 누구와 얘기를 하든 "사는게 뭔지..", "인생이 허무해.."같은 문장이 빠지질 않습니다.

이모는 새벽 약수터에서 마주친 철없는 젊은 처자가 "나이 먹었으면 집에나 있지 밖엘 쏘다닌담"이라고 했다며

이번주 내내 여기저기 하소연 중이십니다.

 

가늘고 길게만 살아온 삶이 허무하게 느껴지는건 알겠어요.

근데 세상엔 가늘고 짧기까지 한 불운한 인생이 도처에 널려있죠

아예 인생에 기회조차 제대로 갖지 못하는 사람들.

특별히 이뤄놓은건 없지만 몸 성하게 노년기까지 왔다는 사실에 감사할 수 있는 여유로움은 안 생기는 걸까요.

 

 

2. 요즘 들어 (새삼스럽게) 왜 결혼을 안하냐고 아빠가 자꾸 물으십니다.

(그것도 소심하게 엄마를 통해서-)

뭐라고 해야 할까요, 솔직하게 말해도 이해를 못할것 같습니다.

 "안 팔려요, 아빠. 새삼스럽게 왜 그래요"

"가진 것도, 물려줄 양질의 유전자도 아무것도 없는데 무슨 결혼을 해요"

이렇게 말하면 뭐라고 반응하실까요.

 

 

3. 집에서 과자 같은걸 만들때마다 엄마는

"만날 쳐먹을 궁리밖에 안 한다", "그 나이 먹고 인생 도움되는 일은 않고 지 입에 쳐넣을 것만 좋아하니.." 라고 비아냥을 날리시죠.

귀에 딱지가 앉을만큼 들었는데도 가끔은 머리가 멍해집니다..

어떤 생각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아무 생각이 없어서 허허 웃는게 아닌데, 누가 행복해서 웃나요

 

저는 늘 화가 나 있는 휴화산같은 사람인데

어릴땐 현실도피를 위해 늘 공상을 했고,

요즘은 간간히 공상+과자 만들기를 합니다.

언젠가 카페를 내면 이런이런 메뉴를 만들면 사람들이 행복해할까 생각하면서

아직은 꿈이 있어서 잡생각 안 하고 그냥 살죠

 

그래도 때때로 치미는 알 수 없는 분노는 다스리기가 힘들어요.

그냥 이렇게 바낭이나 끄적이며 한숨을 쉬고 있네요

 

예전엔 워커홀릭인 사람들이 제일 부러웠어요

미친듯이 몰입할 일이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일까,

그랑블루에 나오는 다이버나

죽기 직전까지 수학문제를 풀고 있었다던 아르키메데스 할배처럼.

제 현실은 그렇게 뭔가에 미치지도 못하는 잉여인생이네요.

 

쓰다보니 완전 횡설수설이에요

(읽으신 분들의 인내심에 경의를...)

 

 

오늘의 홈메이드 음식짤 (넘 비루하군녀..)

 

 

이건 지난주에 만들어 먹은 케이크.

생크림 아이싱을 죽어도 못 하는 자의 '막 데코'의 결과물입니다

 

 

 

 

..그리고 역시나 가오가 안 사는 베이비슈&생크림의 조합..

분명 레시피대로 한 것 같은데(..) 슈의 갯수는 모자라고 생크림은 남아돌아 저런 꼴이군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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