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드라마 '별그대'에서 나온 조선시대 욕들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던 중에 밑의 한 분께서 '욕'에 관한 글( http://www.djuna.kr/xe/board/11035257 )을 적으신 것을 보고 뜬금없는 객기가 들어 네이버 사전( http://m.krdic.naver.com/ ) 으로 옛날 욕을 포함한 흥미로운 속담, 관용어 몇 개를 찾아 살을 붙여 적어봅니다.
(그렇습니다. 그냥 바낭입니다.)





PART 1.



[속담] 사모 쓴 도둑놈

갖가지 세금과 뇌물 따위로 남의 재물을 탐하는 벼슬아치나 양반을 욕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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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옛날이나 지금이나....


[속담] 담양 갈 놈 

담양으로 유배살이를 갈 놈이라는 뜻으로, 남을 욕하거나 업신여기어 천하게 대우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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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담양지역이 유배지로 유명했었나보네요.


[속담] 삶은 개고기 뜯어먹듯

여기저기서 아무나 덤벼들어 함부로 뜯어먹으려 한다는 뜻으로, 사람을 여럿이 함부로 욕하고 모함한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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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이 고기 먹기 힘든 시절. 못살던 시절. 동네에서 개고기라도 삶을라 치면 사람들이 정신없이 몰렸나 봅니다.
접두어로 붙은 것은 아니지만 '개'라는 글자는  '함부로'란 느낌을 더 부각시키는 것처럼 보여요.


[속담] 밖에 나가 뺨 맞고 구들 우에 누워서 이불 차기 [북한어] 

집 밖에서 남에게 뺨을 얻어맞고 집에 돌아와 구들 위에 이불 쓰고 누워서 그 분풀이로 발로 이불을 차고 있다는 뜻으로, 욕을 당한 그 자리에서는 꼼짝하지 못하고 있다가 엉뚱한 데서 새삼스럽게 분풀이를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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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요즘 인터넷에서 자주 사용되는 '이불킥'도 그 어원이 있나봅니다! 
북한어라고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이북지역에서 많이 사용한 듯..
역시 어느 시대나 어느 곳이나 사람은... 다 똑같나 봐요.
가만히 누워있다가.. 생각해보니 아오~ 열받아! 이불 팍!
미묘하게 비슷한 '명동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눈흘기기'도 생각나네요.


[관용구] 천주학(을) 하다

1.[북한어](비유적으로) 사리에 맞지 아니하게 공연한 짓을 하다.
2.[북한어](속되게) 남을 속여 넘기는 기묘한 술책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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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이북 방면 사람들이 처음에 이 종교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했었는지 알 것 같아요. ㅎㅎㅎ
'천주교'도 아닌 '천주학'이라는 단어를 보니 요즘 생긴 말은 아닐테고 , 아마도 조선후기 가톨릭이 학문으로 전래될 쯤? 아무리 늦어도 구한말즈음 생긴 말이겠지요.


[속담] 아동판수 육갑 외듯 

1.[같은 속담] 소경 팔양경 외듯.2. 악성을 거듭하거나 고함을 지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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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판수가 무슨 뜻인가 찾아보니 이렇게 나오네요.
   아동판수 [兒童--]  [명사] 어린 맹인(盲人) 무당
아~ 눈먼 어린 아이가 먹고 살아보겠다고 그 당시 맹인이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직업인 점쟁이가 되어 뭔가 해보려합니다. 
하지만, 경력도 아직 일천한데다가 예나 지금이나 그 신빙성이 의심스러우면 사람들이 못 미더워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겠지요.
그러면 이 아동판수는 어떻게 하나요? 그렇죠. 자신의 지식의 얄팍함이나 능력의 부족함을 감추려면, 엔터테인먼트가 들어간 큰 액션이 그리 많지 않은 선택지 중 하나겠지요.
가뜩이나 부족한데 사람의 이목을 끌려면... 알던 모르던간에 일단 육십갑자를 내지르고 보는 겁니다.
그러나..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은 알만한 어른들이 보기에는 그냥 위에 언급한 것처럼 보이는 거겠....... 지요? 
(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chuno&no=101704 )


[속담] 정승 집 개도 삼 년이면 륙갑을 한다 

[북한어]정승네 집의 개까지도 삼 년의 세월이면 육십갑자를 다 꼽게 된다는 뜻으로, 유리한 환경에서 이것저것 많이 얻어들어 일정한 지식을 쌓게 된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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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은 아니지만 육갑이 긍정으로 쓰일 수도 있나보네요. 
역시 예나 지금이나 환경은 중요하군요.





PART 2.

시간을 아니 시대를 달리는 어휘들



을사년

을씨년스럽다. 
1.보기에 날씨나 분위기 따위가 몹시 스산하고 쓸쓸한 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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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아실만한 내용. 현재도 쓰고 있는 말이죠.. 
을사년 을사조약(1905) 당시에는 민심이 정말 흉흉했나봐요. 단어까지 새로 생긴 것을 보면...
 
+ 추가 : 밑의 댓글 중 '새벽 2시47분님'의 조언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 달리 '을씨년스럽다'가 을사조약에서 직접적으로 유래된 말은 아닌 민간어원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본문을 수정합니다.

 

 

 

병자년 


병자년 방죽이다

‘건방지다’를 달리 이르는 말. 조선 시대 고종 13년(1876) 병자년에 큰 가뭄으로 방죽이 말라붙어 건(乾)방죽이라고 하였는데, 그 발음이 ‘건방지다’와 비슷하여서 생긴 말이다


병자년 까마귀 빈 뒷간 들여다보듯

병자년에 큰 흉년이 든 데서 나온 말로, 어떤 일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구차스럽게 여기저기 기웃거리거나 돌아다니면서 기다리는 모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갑술 병정이면 다 흉년인가

병자호란을 전후하여 갑술년과 병자년, 정축년에 큰 흉년이 들었다고 하여 갑술년이나 병자년, 정축년이면 무조건 흉년이 든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뜻으로, 어느 하나가 같다고 전체가 같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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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자년 역시 참 하수상했나봅니다. 드라마 '별그대'에서 나온 '병자년 방죽' 뿐 아니라 다른 비유들이 위와 같이 있는데 보시다시피 죄다 가뭄, 흉년 이야기에요.
고종 때(1876)도 그렇거니와 더 한참 오래전 인조14년(1636)에도 말도 못할 흉년이었나보네요...
거기에다가 고종시기 병자수호조약(강화도 조약), 인조때 병자호란은 그 시절 백성들을 더욱 힘들게 했겠지요. 



임진년 

임진년 원수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왜적처럼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철천지원수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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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뭐.. 조선왕조 500년 중에 이때 만큼 피폐해진적이 있을까요 
선조25년 (1592) 임진왜란 시기라면 이를 갈만 하지요.





끝.





뱀발>

또 뭐가 있을까요??

625

육이오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다?? 에~효효효효효




진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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