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한 번 외대에 갑니다.  근처에 유난히 떡볶이 가게가 많더군요. 패스트푸드점은 손님도 거의 없는 파파이스 한 군데라 좀 의아했습니다.

제 눈에 띄는 떡볶이집이란 떡볶이집은 다 돌아보았는데 입에 제일 잘 맞는 가게가 이마트 입구 근처에 있던 곳이었어요. 꽤 매운 편이고, 상대적으로 물엿맛이 많이 나던 이 동네 가게들에 중에서 물엿맛이 가장 덜 나는 집이었는데요.  좀 아쉬워요.


또 외대 근방 이야기인데, 후문 근방에 있던 제과점이 피자가게로 바뀌었더군요. 이름이 그대로인 걸 보면 주인은 안 바뀐 모양이에요. 빵집으로 버틸 수가 없었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인이 직접 구워 파는 가게가 저희 동네서도, 모교 근방에서도, 부모님 동네에서도 거의 사라져서 안타까워요.  모르죠,또. 주인 아저씨께서 그냥 피자에 꽂힌걸 수도.


던킨의 흑역사를 기억하시는 분 계실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파파이스의 흑역사도.

80년대 후반에도 던킨이 있었어요. 지금과 그때는 아마 한국에서의 운영 주체가 다른가 보다 생각합니다. 던킨이 들어왔다가 망해가는 분위기라서 나중에는 떡볶이도 같이 팔고 그랬죠. 적어도 저희 동네 가게는 그랬는데, 역시 또 모릅니다. 당시의 희미한 상표권 개념를 생각하면 혹시 그냥 이름만 가져다 쓰던 가게였는지도요. 하지만 분명 도넛, 그것도 현재의 던킨과 비슷한 도넛을 팔았다구요.

파파이스는 지금처럼 치킨 전문으로 거듭나기 전에 다소 불안한 체인이었습니다. 웬디스와 피자인이 철수하기 전쯤 이야기죠. 맛이 참 없어서 망해가는 분위기. 아마 파파이스가 그런 체인이었다는 걸 기억하는 분도 몇 없으실 거예요. 체인이 그리 많지 않았거든요. 돈암동에 한 군데 있었고, 대학로 동숭아트홀 올라가는 입구에 있습니다. 신사동에 있었던 것 같은데 그건 가물가물하고. 가게가 닫고도 한동안 파파이스 간판은 그대로  아치 위에 붙어있었어요. 특이하게 이곳은 마당이 있고 대문 대신 아치가 있는 구조였거든요. 낙산가든 맞은 편, 그쯤 됩니다. 


부모님 동네에 희한한 가게가 하나 있어요. 와플 가게인데 일단 와플이 잘 팔릴 만한 위치도 아니거니와, 거기서 버스로 두 정거장쯤 가면 동덕여대가 있고, 차라리 산으로 좀 올라가면 도서관이 하나 있고,  역시 다른 방향으로 몇 정거장 가면 석계역 번화가가 있지만 이 가게는 동네 사람들 말고는 아무도 안 다닐 그런 주택가에 있죠.  약간 떨어진 곳에 중학교가 하나 있는데 '마침' 그리 지나가는 그 학교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 온다고 쳐도 매장이 너무 넓어요.

아니 왜 와플에 돈가쓰를 넣어서 판담. 버스 타고 지나갈 때마다 생각했는데 스멀스멀 파는 품목이 늘어나더니 찐빵도 팔고, 며칠 전 보니 뭔가 또 새로운 품목이 추가됐더군요. 자세히는 안 봤지만 붕어빵이나 어묵 같은 분위기의 간이 매대가 가게 앞에 생겼습니다.

전 옛적의 던킨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냥 궁금해 집니다. 없어진 가게의 주인들은 무얼 하고 있을까, 하고요. 막연하게 호감을 가진 가게들이 없어지는 건 조금 쓸쓸해요.



글쎄 이 글을 어제부터 이어서 쓰고 있지 뭡니까?  도대체 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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