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19 21:57
너무 뜨겁거나 너무 차가운 것이라고 생각해요. 극적인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랄까요.
나름대로 해외에서 음식을 다양하게 먹어봤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비교하면 확실히 그래요.
카페 음료는 핫과 아이스만 있어, 콜드(경우에 따라 얼음을 불가피하게 넣는다면 소량)는 없다거나.
아이스의 경우도 얼음을 너무 많이 넣어줘서 음료의 양이 적다거나.
물론 공차 같은 브랜드에서 얼음의 양을 조율하는 옵션이 있긴한데. - 그나마 대만 현지 컨셉을 그대로 따라한.
음료를 콜드로 주문한 한 외국인이, 얼음을 넣어주자 '(또) 콜드가 아니고 아이스야' 라고 조용히 말하던 기억도 나요.
겨울에도 물에 얼음을 넣어서 주는 곳은 굉장히 많고,
불판 위의 음식을 그대로 먹는다거나, 펄펄 끓는 뚝배기를 앞접시 없이 먹어야하거나 등등.
사례들은 많은 것 같아요.
뜨거운 라면을 허겁지겁 먹고 입김을 분 후 얼음물을 벌컥 마셔 식혀주는 행위가 위에 얼마나 부담을 줄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2014.11.19 23:22
2014.11.19 23:35
2014.11.21 21:56
그러고보니 외국에 비해 짠 건 저도 모르겠고, 매운 음식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케이스는 매우 많은 거 같아요
2014.11.19 23:51
2014.11.19 23:52
2014.11.20 00:09
한국이라면 같은 문제의식 가진 대표적인 양반으로는 뭐 황교익이나(요즘은 직접 운영하는 쇼핑몰 홍보 쪽으로 좀 빠지신 것 같지만-_-)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분은 주영하라고 한국학중앙연구원 민속학 교수로 있는 분입니다. 근데 이분은 미식비평이라기보다는 음식 역사 쪽이기는 한데요. 아무튼 기본적인 접근 태도는 비슷한 것 같습니다. 경향신문 쪽에 꽤 오래 음식 컬럼을 연재했던 걸로 압니다. 아 온라인 쪽으로는 bluexmas인가? 하는 사람도 있던데 이 양반은 아는 건 많지만 글쓰는 태도가 먹물들이 으레 그럴법한 것치고도 상당히 고압적이라 취향이 호불호가 많이 갈리더라고요.
2014.11.20 01:38
우와 주영하란 이름을 여기서 보니 엄청 반갑네요. 전 그 분 글을 제대로는 짬뽕 찬폰 어쩌고 하는 거 하나밖에 안 읽어 봤지만 비슷한 시기에 읽은 누들로드에 넘 실망했던 터라 더 호감이었죠. 저도 그런 음식 역사 엄청 좋아라 합니더 ㅎㅎ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으로 음식의 기원을 좇아가지만 그렇다고 그게 영 무미건조한 것도 아닌, 그런 태도랄까 문체랄까가 맘에 들더라고요. bluexmas의 <외식의 품격> 책은 꽤 마음에 들어서 홈페이지도 가보고 트이타 팔로우도 해봤는데, 그 까칠함이 제가 감당할 수준이 아닌 거 같아서 걍 관뒀다는...
2014.11.20 00:41
꽤나 긴 외국생활 후 현재의 결론은 다른 문화의 음식문화를 예를 들면서 우리 음식문화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건 대부분 의미없다는 것입니다.
음식문화라는 것이 하루이틀 만에 형성 된 것도 아니고 입맛이라는 것이 꽤나 보수적인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기왕에 형성 된 음식문화는 대부분 나름 타당한 이유와 기원이 있더군요.
말씀하신 우리 음식들이 너무 뜨겁거나 차가운 것에 대한 의견을 말 해 보자면, 일단 가끔 너무 뜨거운 것은 맞는데 차가운 것은 동의하기 힘드네요.
물을 주문하면 무조건 얼음을 넣어 주는 건 한국보다 제가 있는 곳이 훨씬 흔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그걸 원합니다. 물에는 얼음이 들어가는 것이 기본이고 얼음이 필요 없으면 많은 경우 빼 달라고 해야하죠. 계절에 상관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한국 음식문화의 뜨거운 음식들을 음식의 먹기 좋은 온도를 유지하려는 노력으로 봅니다. 펄펄 끓는 국물은 식혀 먹으면 되고 먹는동안 적절한 온도를 유지 할 기회가 있죠. 상에 장착된 석쇠에서 구운 고기를 바로 건져 먹는다든가 버너 위에서 끓는 국물요리를 바로 떠 먹는다든가 하는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봅니다.
반면, 제가 있는 곳에서 경험한 음식문화는 그런 노력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예를 들자면 초대 받아서 간 꽤나 거창한 식당 야외에서 대접받은 메시포테이토, 버터에 볶은 무슨무슨 버섯이 곁들여진 립스테이크는 약 5 분 뒤부터 먹는 것이 고역이 되었고 직접 사먹으려면 엄두도 못 낼 것 같은 가격의 그 식사를 반을 남겼습니다. 그 외 대부분의 식당, 파티나 다른 사람들 집에서 초대받았을 때 먹어 본 대부분의 음식들도 차갑거나 미지근합니다. 기름진 음식이 대부분인 이 곳 음식 특성상 식어서 기름이 굳기 시작하면 제 기준에선 도저히 먹을 음식이 아닌데도 말이죠. 물론 이 곳 사람들은 대부분 별로 상관 안 합니다.
이런 차이가 사람들의 생리적 특성, 문화, 환경, 아니면 그 모든 것에서 온 건지 알기 힘들지만 외국 것에 비해 우리것은 이런 것이 좋지 않다는 결론은 쉽게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2014.11.20 02:59
뜨겁고 찬게 해가 되나요? 뭐 델정도로 뜨겁따면 모르지만 위에 도달할때까지 그렇게 뜨거울리가없죠. 찬것도 마찬가지. 일단 그게 의문이고.
두번째로 저는 서구 요리가 음식온도에 대해서 세밀하지 못한점이 불만이에요.
그냥 대체로 따뜻하게 먹는것과 차게 먹는것 두가지 정도 밖에 없습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찬밥'이라는 단어까지 생길정도로 음식의 온도에 예민하죠. 살얼음이 끼어있는 냉면에서 눈앞에서 펄펄 끓는 뚝배기까지 그 스펙트럼이 다양하고 각 요리별로 적당한 온도가 세밀하게 정해져있습니다.
이게 전반전인 생활에서도 영향을 미치는게. 미국에선 서빙하는 사람도 먹는사람도 음식온도에 대해서 별로 개념이없습니다. 음식이 식는것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않아요. 그래서 한국 특유의 식탁에 불을 올려놓고 뭔가를 계속 끓이거나 조리해가면서 먹는 문화를 매우 신기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한국의 복잡 미묘한 음식 문화가 좋던데요.
2014.11.20 11:53
2014.11.20 04:53
전 생물학에 약해서 잘 모르지만 위가 온도차에도 손상을 입을 수 있나요? 차라리 입 안이나 식도라면 모를까 강산도 견뎌내는 위벽이 음식에서 나올 정도의 온도차를 못 견딜 거란 생각은 좀 하기 힘드네요
2014.11.21 21:59
강산도 견뎌내지만, 그렇다고 그 강산을 집어넣는 게 위에 좋을 린 없겠죠.
상대적으로 위가 무딘 분도 계세요. 다만 위가 예민한 사람에게 얼음이 들어간 차가운 건 고역이랍니다.
2014.11.20 07:25
한국 식문화의 맵거나 짠정도는 미국이나 인도음식에 비하면 새발의 피정도인데 말이죠. 뭐 어차피 맵다 짜다 뜨겁다 차갑다 모두 상대적인 것이기는 합니다.
2014.11.20 09:57
아는 분중에 식도암 걸리셨던 분이 탕, 전골, 찌개 등등 펄펄 끓는 뜨거운 요리를 굉장히 즐기셨는데 그것도 한국인답게 빨리 허겁지겁 먹어가며 몇십년을 살았더니 이렇게 됐다고 하셨던 적은 있어요. 믿거나 말거나 이젠 세상을 떠나신 분이라...
2014.11.20 10:13
뜨거운 건 식혀먹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그게 왜 한국의 식문화의 문제점이 되는지;;
억지로 허겁지겁 먹으라고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니고요.
2014.11.20 10:29
한국인 식문화의 문제점까진 모르겠는데 뜨거운 걸 끓이면서 먹는 걸 맛있어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더군요. 미지근한 음식을 좋아하는 저로선 이해못할 일이지만요
제 친구도 그런 사람인데 저는 일단 다 끓이고 나면 불을 꺼버려야되는데 친구는 음식이 다 끓었는데도 불을 아주 약하게 해놓고 계속 보글보글 끓이면서 먹어야한다고 주장해서 같이 먹다가 속병날 뻔 했어요. 국물이 뜨겁기도 하고 졸아서 짜게 되버리고.
2014.11.20 10:43
저도 그렇습니다.
뭐 그렇게 굳이, 펄펄펄펄 끓어야 하는건지 의문입니다.
특히 설렁탕, 찌개 등
2014.11.21 22:02
제 말이요. 펄펄 끓고 있는 뚝배기의 국물을 먹는 건 개인적으로 너무 힘들어요. (거기에 공기밥까지 뜨거움)
2014.11.20 11:09
2014.11.20 11:29
라면광고도 그런 거 많았었죠.
2014.11.21 22:01
성격이 급하다기보다는, 식히기가 귀찮아서일 거예요.
불판에 있는 고기를 식히려면 꽤 상온에 내놔야하는데, 맛난 고기를 두고 그렇게 식혀서 먹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식습관의 문제라기보단 차림상의 문제라고 보는 게 났겠군요.
2014.11.20 15:27
미지근한거 좋아하는 저로서는 살짝 공감가네요. 카페에서 음료를 시키고 얼음 두세알만 띄워달라 그러면, 그냥 차게 줘버리는 경우를 몇번 겪어서 더더욱.
2014.11.20 17:47
2014.11.20 19:11
읽자니 생각나는 티비프로...조선왕조 마지막 왕세자인가 지금도 활동하시는 이 뭐더라 외자이신 얌전하게 생기신
할아버지 인터뷰에서 본 건데요. 어린시절 궁에 있을때는 전부 음식을 차지도 뜨겁지도 않게 해서만 먹었다는 말이 나옵니다.
그래서 궁에서는 속병이 없다고.. 음식을 너무 뜨겁거나 차게 먹는 자체가 위에 부담을 준다는 생각이 원래 옛 선조들 방식인지도
모르겠어요. 궁의 음식은 곧 반가의 모범이되고 그게 백성들에게 내려오는 법이니까요.
차지도 뜨겁지도 않게 음식을 먹는 문화가 윗분들 리플보니 외국에도 꽤 있는 문화인 모양인데
그 인터부를 보자니 원래 우리나라도 음식을 그런식으로 먹다가 어느틈에 변한거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구한말에 변질된 식문화가 어디 한두가진가요. 한국인의 밥상 보다보면 가끔 속상하기도 하니까. 미원이라든가 냉면이라든가....
2014.11.20 21:39
외국인들은 오히려 한국 음식이 자극이 덜하고 야채 위주인 건강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던걸요. 자기나라에는 훨씬 짜고 훨씬 자극적인 것도 많다고. 또 고기같은건 곧 식어버리는 스테이크보다 계속 구워가며 뜨거운 상태로 먹는게 맛있다며 좋아하기도 하구요. 건강에는 안좋을지 몰라도 풍미를 살리려면 뜨겁거나 차가워야 하는 음식이 있는 것 같아요. 차의 경우에는 중간 온도 정도로도 팔아주면 먹기 편할 듯해요. 늘 뜨거운걸 사서 조금 식히느라 기다렸다가 마시거든요.
반대로 외국 살 적에 콜드 커피가 있어서 시켰는데 시원한 아이스드 커피가 아닌 미적지근한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커피가 나와서 다들 당황했던 기억도 나네요. 나중에는 오히려 콜드 커피도 나름의 매력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난 뒤에는 한국에 돌아와서 왜 콜드 커피는 팔지 않는 걸까 투덜투덜 하기도 했지만, 또 금방 아이스 커피에 익숙해져 있던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