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바로 위 큰아버지께서 돌아가셔서 지방 본가 근처 장례식장에 다녀왔습니다.

이로서 아빠를 포함한 아빠의 남자형제 넷 중 제일 큰아버지/ 둘째 큰아버지/ 아빠가, 50대/70대 초반/60대에 모두 각기 다른 암으로 돌아가시고 남은 분은 60대 초반의 작은아빠 한분 뿐이네요.

작년부터 이미 상태가 안좋은걸 알고 있었기에 소식듣고 놀라거나 하진 않았지만..

그 소식에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큰엄마나 사촌언니오빠가 아닌 형 셋을 모두 암으로 떠나보낸 작은아빠의 맘이 어떠련가하는 생각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작은아빠한테 먼저 전화해 이제 작은아부지 혼자네.. 아빠 닮은 작은아부지..오래사세요.. 하면서 엉엉엉~~~

 

여튼 장례식장에 가보니..

장례식이라는 것이 철저히 남은 자들을 위한 절차구나 싶습니다.

평생 교회문턱이라곤 밟아보지 않으셨던 큰아버지는 성도OOO 로 이름씌여 십자가 위에 사진이 모셔져 있더군요.

사촌 언니와 오빠가 독실한 신자이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손주들까지 합치자면 거의 100명에 이를 집안 사람 중 딱 그 두집 식구들만 신자인 집안에서, 더구나 보수적인 시골동네에서 이렇게 100% 기독교식 장례가 치뤄질지는 예상하지 못해 모인 친척들 모두가 당황스러워 하더군요.

 

모든 행사를 지역 교회 목사가 와서 진행하는 것은 그렇다 치고, 일단 아침저녁 망자에게 올리는 상식(上食)을 올리지 않더군요.

그 부분은 어른들이 분개하셨어요.. 죽어서도 사흘까지는 살아있는 셈치고 밥을 올리는 건데..차려놓고 절만 안하면 되는 일이지, 그리고 절하고 싶은 다른 친척들은 하도록 해야지 그걸 안하냐고

노기띤 목소리의 이런 예수쟁이들 같으니라고..(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예수쟁이..내가 시골에 와있긴 있구나...했다는 ㅋㅋㅋ) 

당연하게도 발인을 할때도 젯상 없이 그냥 목사의 설교와 찬송으로 큰아버지를 죽어서 하나님을 만나게 되는 복된 자로 표현하는데 그것도 사실은 거슬리더군요. 자녀들의 신앙생활의 결정권을 존중하셨을 뿐 일찍 돌아가신 형님 대신 집안 어른으로 모든 대소사를 관장하시고 제사도 정성껏 모시던 큰아버지셨는데요.  장손인 큰사촌오빠는 거참 어지간히 시끄럽네..라며 노골적인 불만을 토로하시고..
(목사님은 무슨 말씀이 그리도 많으신가요? 원래 그런건가요? )

하지만 그 모든 장례절차는 부모와 남편을 잃은 유가족의 선택인거죠..

형제니 조카니 사촌이니 이런이들은 한발자국 뒤인거죠..

 

그 와중 썰렁한 빈소도 맘에 걸리더군요.    

시골에선 드물게 두남매밖에 자손을 안두신데다가 오빠나 언니가 외부로 사교적으로 많이 다니지 않아서 넓디 넓은 빈소가 휑~~~~~

밤을 함께 지켜주는 친구하나 없으니 가족 친척들만 중간중간 섬처럼 둥둥 떠있는 느낌..

장례식은 북적거려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저로서는 성찰과 반성과 다짐의 시간..

그런 것도 상호부조인지라 내가 다녀야 남도 오고..

 

가족력이 있는지라 몸관리도 좀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고..

 

뭐 이래저래 반성 또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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