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12 18:26
다나이드, 오귀스트 로댕, 1886년, 로댕 박물관 소장
영원한 지옥의 형벌을 받는 여인…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다나이드들은 살인을 저지른 죄 때문에 지옥에 갇혀서 영원히 물을 길어야 하는 벌을 받는 여인들입니다.
로댕은 이 단편적인 신화의 이미지를 여인의 구부린 등을 통해 극도의 고통과 절망감을 관능적으로 표현했습니다.
로댕 작품의 독특한 점은 얼굴 표정 외에도 손이나 팔 혹은 몸동작 전체를 통하여 인간의 감정을 다양하게 표현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등을 통해 고통을, 마치 물처럼 흘러 내리는 머릿결은 그녀의 벗어날 수 없는 형벌인 물긷기를 연상케합니다. 마치 물을 쏟아버리고 정신없이 흐느끼는 모습같습니다.
고통받는 영혼의 모습을 이렇게 형상화할 수 있다니…
2016.07.12 23:20
2016.07.12 23:54
2016.07.13 13:06
영화에서 이자벨 아자니가 이 작품을 위해서 모델하는 장면이 근사하게 나왔거든요. 로댕과 누드모델들이 그런 사이인걸 알고 거리를 두던 카미유가 빅터 위고의 사망소식이 퍼지던 날 자진해서 옷을 벗고 저런 포즈를 취하는 걸로 나왔었죠. 영화속에서 아자니의 하얀 등이 저 작품과 정말 비슷해 보였긴 한데 진짜 모델은 카미유 클로델이 아닌 다른 사람이라고 저도 들은 것 같아요.
2016.07.13 13:25
2016.07.13 00:49
어렸을 때 로뎅전에서 봤다고 기억한는 데 맞는지 모르겠네요.
몇년 전 베를린에 갔던 게 기억납니다. 베를린에 학회가 있어서 갔다가 학회 근처에 있던 조각 박물관을 갔었지요. 굉장히 크더군요. 다 보고 나서 박물관 설명기를 돌려주기 위해 안내에 갔습니다. 그것을 돌려주는 데 직원이 어디 아프세요? 괜찮으세요? 라고 질문하더군요. 제가 네 괜찮아요, 라고 답한 뒤, 글쎄요. 조각상들을 쭉 둘러보고 나니까 뭐라고 할까요, 감정이 넘쳐난다고 할까요, 많은 조각상들이 고통을 표현하는데 그 고통 사이를 통과한 기분. 그렇네요. 라고 덧붙여 부연 설명했죠. 직원이 갑자기 저보고 직업이 뭐냐고 묻더니, 뭐라고 대답하니까, 제가 여기서 일한지 꽤 되는데 이렇게 말씀하신분 처음이에요. 연구하시는 분이어서 그런거 같아요 라고 하길래 거기다가는 웃으면서 그건 잘 모르겠어요 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예술 작품을 보고 그렇게 강하게 느낀건 이때 말고 두번 더 있습니다. 한번은 렘브란트 전시회, 다른 한 번은 폴란드 그단스크 현대 미술관. 그 미술관 관람 중간에 나가고 싶은데 나갈길이 없어 어쩔 수 없이 그 기나긴 복도를 지나고 난 후에 토마스 교수님께 폴란드의 악몽은 한국의 악몽과 비슷한 거 같아요. 굉장히 가깝게 바로 피부위로 느껴지더군요 라고 말씀드렸던 기억이 나요.
예술의 힘이겠죠.
2016.07.13 06:45
2016.07.13 21:14
고혹적인 등 라인이군요...+_+
참 그런데 로댕과 클로델의 관계는 어느 쪽이 맞는 건가요? 로댕이 클로델의 재능을 이용하면서도 그녀를 동료 작가가 아닌 정부처럼 대했고, 그녀를 버린 뒤에는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끈질기게 클로델을 방해하며 결국 그녀를 파멸시킨 개자식이란 주장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로댕이 클로델을 열정페이로 부려먹은 건 맞지만 당시 유명 화가가 가르침을 핑계로 문하생에 쥐꼬리 급료 주던 건 흔한 일이었고, 클로델을 사교장에 데려가며 정부처럼 대하긴 했지만 예술가로서의 그녀의 재능도 많이 홍보하며 이름을 얻도록 도와줬으며, 헤어진 뒤 클로델의 작품이 전시회 중 도난당하자 로댕의 음모라고 주장하거나 로댕이 자신의 작품을 가로채왔다고 주장한 건 클로델의 피해망상일 뿐 별다른 근거는 없다는 주장도 들어서요.
2016.07.13 23:19
아름답습니다. 역시 끌로델이 모델이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