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나댄다는것)

2016.07.24 08:19

여은성 조회 수:1060


1.가끔 썼듯이 어딘가에 가면 백수라고 자기소개를 해요. 여기에는 세가지 정도의 이유가 있어요. 


 첫번째는 거짓말을 하는 게 재밌으니까요. 두번째는 어떤 노동소득이 다른 종류의 소득보다 적다면 그 노동을 주체로 하는 직업에 종사한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예요. 세번째는 작가 일을 할 수 있는 게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한국 웹툰 시장의 허들이 너무 낮아서 작가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작가가 아니라고 여기고 있어서죠.



 2.예전에는 웹툰 관련 글을 쓸 때 연재처는 한정되어 있고 한 해가 지날 때마다 웹툰 작가를 지망하는 수백 수천 명의 디자인과 졸업생들, 만화과 졸업생들, 컨텐츠학부나 애니과 졸업생들 웹툰을 해보고 싶은 다른 업계 사람들이 있어서 이곳은 경쟁이 심한 곳이라고 좀 포장을 잘 해서 썼지만...여기에는 허수가 많아요. 


 언젠가 썼듯이 대중 문화 상품이란 건 옷이나 자동차처럼 가격별로 차등을 두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A급의 문화 상품을 접했다면 B급이나 C급의 문화 상품은 별 의미가 없어요.(여기서 말하는 B급은 흔히 말하는 B급 정서가 아닌 A급의 열화판.) 물론 우리나라의 만화가 A급이 아닌 이유는 인적 자원이 열등해서가 아니라 소양을 찾아내고 트레이닝을 거치고 마지막으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옥석이 가려지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죠. 만화 왕국 일본은 이걸 수십년전부터 해 왔기 때문에 A급인 거고 우리나라는 만화의 명맥이 거의 끊길 뻔 했다가 슈가대디라고 할 수 있는 포털들 덕분에 이제야 시작 단계인 거고요.


 

 3.어떤 분야든 성장시키려면 돈이예요. 돈을 발라야 하는 거죠. 그런데 (상대적으로)그림도 별로고 이야기를 짜는 능력도 별로인 작가 지망생들에게 누가 돈을 주겠어요? 그건 바보이거나 돈이 너무 많거나 애정이 있어야 가능한 거죠. 하지만 성장을 위해선 어쩔 수 없는 거예요. 만화 제작 실력을 늘리는 최고의 트레이닝은 정식 연재인데 대부분의 웹툰 작가들은 정식 연재라는 이름의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돈을 내기는커녕 돈을 받아가고 있었죠. 


 좀 우스꽝스럽고 부끄러운 일이지만 어쩔 수 없는 거예요. 온실 밖에서 자생할 수 있는 해외의 컨텐츠들을 따라잡으려면 한동안은 온실 안에서 보호받으며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하니까요. 


 한데 그 우스꽝스럽고 부끄러운 상황을 빨리 끝내려면 미친 듯이 노력을 해야 하는데 유감스럽게도 이 좋은 시스템을 악용하는 작가들이 너무 많아요. 일본은 인기순위를 매겨서 하위권 만화들은 마구 잘라버리는데 한국은 한번 연재처를 잡으면 잘 자르지도 않고 최소한의 퀄리티만 맞추면 돈이 꼬박꼬박 나온다는 걸 이용해먹으며 사는 거죠. 그런 자들이 sns에서 나대는 걸 보면 에고만큼은 해외의 인기 작가들만큼 커져있는 건가 싶어요.



 4.휴.



 5.나대는 걸 싫어하지 않아요. 오히려 좋아하죠. 술집을 예로 들면 술집에서 돈을 낸 사람은 돈낸 것만큼 지랄해도 되는 거거든요. 10만원을 썼으면 10만원만큼 지랄해도 되는거고 300만원을 썼으면 300만원만큼 지랄해도 되는 거예요. 그런 장사니까요.(대신에 300만원어치의 지랄을 하면 직원들이 밖에서 만나주질 않지만요.) 


 하여간...내가 유일하게 짜증내는 건 돈낸 것 만큼 지랄하는 게 아니라 돈낸 것 이상으로 지랄하는 거예요. 그런데 어떤 몇몇 웹툰작가들을 보면 이건 돈낸 고객이 지랄하는 것도 아니고 술집 직원이 지랄하는 모양새인거죠. 제대로 된 직원도 아니고 '웬 미운오리새끼가 여기서 일을 하고 있는 거지?'란 의문이 드는 직원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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