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셜록 시즌 4 이야기

2017.01.13 08:17

애니하우 조회 수:1829

때가 때이니 만큼 정치 이야기 만발이지만

날이면 날마다 오는 셜록 시즌이 아니니 몇 가지 BBC 셜록 이야기를 해도 괜찮겠지요.

에피소드 1과 2를 거의 동시에 봤기에 1편 끝나고 여기저기 실망이다!! 난리 난리가 났을 때도 별로 할 수 있는 말이 없었어요.

근데 2편까지 보고 난 지금.. 하아...   셜록은 참...ㅎㅎㅎ


드라마를 보는 즐거움을 이렇게 굉장하게 제공하는 드라마가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저한테, 셜록은 질감이..  달라요.
가장 큰 티비로 가장 좋은 화질로 들여다 보고 있으면 오감을 만족시킨다고나 할까요.
베네딕트와 마틴의 연기가 물이 오를 대로 오른 건 물론이고
메리 역을 맡은 아만다도 1편에서, 도망가는 비행기 안에서 진상 고객 연기를 진짜 잘해서 입을 헤 벌리고 봤네요.

셜록 목소리는 어떻고요
허드슨 부인이 보는데도 벽에  총을 빵빵 쏴대며 영국군이여 진격하라 하면서 클래식한 연극 대사를 마구 쏟아 내는데
그 미친 상황 안의 그마저 품격이 느껴졌다면 오바일까요.

런던에 가서, 살인적인 예매 전쟁을 뜷고
그의 연극, 햄릿 같은 것을 가서 직접 보면 더 좋기야 하겠지만
저는 셜록의 곱슬머리를 하고 있는 베네딕트가 말을 빨리 하는 것을 특히 좋아해서 
꼭 그렇게 반드시 가 봐야겠다고 생각이 되진 않습니다.
그가 닥터 스트레인지에서처럼 액션을 하는 것 보다 맞아 터지는 게
그 꿀성대로 말 많이 빨리 하는 게 더 좋으니까. 오호호홋..
(변태력 증가 -_-)

402에서 컬버튼 스미스라는 연쇄 살인범을 잡고 나서
셜록의 집에서 존과 셜록이  마주 앉아 대화하는 몇 분은 정말 눈이 부십니다.
평소처럼 빈정거리지도 냉소적이지도 않은 셜록
죽어가는 목소리로, 메리를 잃은 존의 그 얼굴도 잘 못 쳐다보며
20분 정도는 혼자 있을 수 있다고
수퍼바이징 필요없다고 말끝을 흐리며 얘기합니다.
그런 진정성(?)어린 눈빛이라니..
막 떠나는 존을 붙잡지 못하는 셜록.
아이린의 섹시 문자음이 들린 것을 계기로 
관계에 대해 설교하다 자기가 바람을 피웠노라고 고백하며 우는 존에게
우리는 그저 한 인간일지도 모르겠다고 셜록은 말합니다.
(물론 소셜 미디어에서 난리가 난 그 허그를 시전하며...! 목을 끌어 안고 등을 쓸어주면서...!)

어쩌면 모팻의 고백일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었네요.
심지어 고기능 소시오패스 셜록도
심지여 선한 시민적 양심의 징표 존도
그리고 제작진도
그냥 한 인간일지도 모른다고.

401에서 캐릭티 붕괴라고 무수한 비난이 쏟아졌는데
이런 인생 장편 드라마는 캐릭터 변화무쌍이 사실 맞지 않나 싶어요.
인간이 얼마나 복잡한데.

그런데요. 저한테 셜록의 매력은 무엇보다... 그 벽지입니다.
영국의 벽지 전통은 유구한데요. 드라마의 성격과 스트일에 대해 아주 많은 말을 하는 듯한
그 벽지에 그런 고급 질감의 실크 셔츠를 입고
개인용 소파에 앉아 있는 셜록을 보면
내 주위의 세상 따위는 아무래도 좋을 것 같은 퇴폐적인 만족감이 드는 것입니다.
계속 그렇게 거기서 쇼를 하는
말하고 움직이고 총쏘고 의뢰인 쫓아 내고......존을 안아주고 하는
셜록을 보고 싶네요.

그래서 계속 기다리나 보다. 벌써 이 생활이 몇년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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