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는 개인적인 근황을 자세히 토로한 글은 페북에 씁니다. 페북 친구가 워낙 적고 그 친구들이 어느 정도 내밀한 부분을 

비춰도 될 만한 사람들이라서요. 

어제 페북에 최근의 좋지 않은 근황과 함께 개인적인 소회를 썼어요. 제가 그 글을 쓸 때에는 '소회'에 방점을 두었지,

'근황'은 그 소회를 풀어내기 위한 발단 같은 것이었죠. 


그런데 결과는,

몇 되지 않는 페북 친구들이 거의 모두, 제가 글을 쓴 목적, 글에 털어놓은 생각을 이해하지 못한 듯

 '좋지 않은 근황을 위로' 하는 데 급급하더군요. 게다가, 그 위로하는 관점도, 

개개인에 따라 모두 달랐다는 점도 어찌 보면 놀라웠어요. 

제가 글을 쓴 이유, 글에 적힌 내용을 간파하고 그에 어울리는 자신의 의견을

밝혀 준 페북 친구는 한두 명뿐이었지요.

물론, 메마른 세상에서 친구의 위로란 고맙죠. 하지만 저는 위로를 바란 게 아니었어요. 

차라리 바란다면 공감이나, 답하는 사람의 의견('이견'이라도 좋았어요)이었고, 글에 그 점을 드러내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제가 새삼 놀란 것은,

제 글이 엄청나게 길고 중언부언했던 것도 아닌데, 글에서 드러낸 가장 핵심적인 주제를 파악한 사람이 그처럼 없던가 하는 것이었어요.

단순히 글의 주제를 파악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글을 제대로 안 읽고 답을 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고

(일반 인터넷 게시판에는 이런 경우가 많더군요. 원글에 상황을 제시한 것도 제대로 읽지 않고 답을 단다거나)

아니면 그냥 위로의 말 한마디 남기는 게 제일 쉬우니까 그랬을 수도요.



결국, 사람들은 각기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아니 보고 싶은 것을 우선적으로 본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위로와 같은, 타인에게 자신의 의견을 전할 때에도

상대의 입장을 상대가 명확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철저히 자기 자신의 입장을 우선시한 말을 전달하게 된다는 것을요. 상대의 입장은 의외로 그 다음이구요.




2.저는 안유미 님의 글이 좋아요.

1.번 같은 일로 어쩐지 지친 심정일 때 안유미 님의 글을 읽으니 참 이상하게도 묘한 위로가 되는군요.

물론 그분의 생각에 다 공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분 글은 같은 일도

다른 각도에서 보게 하는 매개체 같은 힘이 있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한 주제에 대해, 세상살이로 인해 붙게 되는 온갖 생각들을 순식간에 스치고

그 주제와 대상의 본질로 쏴하게 향해 가는 느낌이 글에서 느껴져 좋아요.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글>을 읽을 때의 느낌 비슷한 것도 받았구요.


단, 이것도 그냥 제 생각이에요.



3. 질문이 있는데, 샅샅이 검색해 보아도 못 찾겠어서

듀게에 여쭙니다.


90년대 초, '그것이 알고 싶다' 가 방영되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의 회차로 기억하는데요,

지역은 아마 인도였거나 그 언저리였던 것 같습니다.

의사인지 종교인인지, 의사에 더 가까운 것 같은데 아무튼

손으로 환자의 환부를 마구 주무르면 환부에서 병의 덩어리를 끄집어낼 수 있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방영한 적이 있었거든요.

혹시 기억하시는 분 계신지요? 그리고 그 의사(?)의 이름을 혹시 아시나요?

'그것이 알고 싶다', 90년대라는 것 외에 그 의사의 이름조차 기억이 전혀 나질 않아

검색할 수 없는 키워드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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