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209/베이츠 모텔

2021.11.21 22:54

daviddain 조회 수:282

<세인트 모드>에 관해 조금 더. 저는 이 영화에 관해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기본 재료가 좋아요. 그리고 그걸 조리하는 솜씨도 평타 이상이기는 해요. 그런데 뭔가가 잘못되었거나 빠져 있거나 아쉬움이 자꾸 남습니다. 로즈 글래스 감독은 이게 상한선인지 아님 계속 발전할 여지가 있는지는 그 이후의 활동을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점수를 매기라면 저는 75점 주겠습니다.




<아파트 209>

- 저는 절반까지는 폴란스키의 <하숙인>을 생각했네요. 공동체의 요구에 개인의 정체성과 개성이 말살되는 과정을, 폴란드 인인 폴란스키가 느꼈던 소외감을 파리의 아파트 배경으로 그린 영화였죠. 거기다가 사이언톨로지를 모방한 컬트 공동체가 나오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대상 찍어 놓고 직장,친구,가족과 단절시키고 모든 것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수법이 비슷해요.  실제 순 상영 시간은 84분 좀 넘어서 분량도 마음에 들었고 늘어지지 않고 쭉 달리게 만든 게 미덕이었어요. 결말도 그렇게 무기력하게 끝나지 않고요. 여기에서도 모든 것을 지켜 보는 눈이 나오는데 비록 쫓겨 다닐지라도 여주인공이 무기력하게 당하고만 있을 것 같지는 않다는 인상을 주며 끝났습니다. 여주인공 니콜 블룸 인스타를 들어가 보니 아버지가 2003년에 사망했던 언론인인 모양인데 개인 신상은 인터넷에 여기저기 나와 있지 않더군요. 왓챠에서 봤어요.


http://www.djuna.kr/movies/the_tenant.html


원작이 있는 영화지만 -- 롤랑 토포르라는 작가가 쓴 동명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랍니다 -- [하숙인]은 아파트 삼부작 중 가장 개인적인 작품입니다. 일단 감독 자신이 주인공을 연기하고 있잖아요. 영화에 묻어 있는 불쾌한 느낌 역시 살인 사건과 성추행 사건에서 도망쳐온 폴란스키 자신의 불안감과 공포, 죄의식과 연결되어 있을 수도 있을 겁니다. 프랑스 시민이면서도 툭하면 외국인 취급을 받고 늘 주변 사람들을 믿지 못해 의심하고 여자들 앞에서 쉽게 위축되는 트렐코프스키의 위치 역시 폴란스키가 당시 느꼈을 법한 이방인의 소외감과 연결되지 않겠어요?


- 저도 비슷한 실수 혹은 착각을 한 적 있는데, <하숙인>은 샤론 테이트가 그렇게 죽고 난 후 폴란스키가 사만다 베일리 가이머 사건을 일으키기 전에 찍은 영화인 듯 합니다. 그런데 폴란스키에 대한 선입견이 강하다 보니 이 영화를 해석할 때도 당연히 그 사건을 끼워 넣어 생각하게 되긴 하더군요.


On March 10, 1977, Polanski, then aged 43, faced six charges involving drugging and raping 13-year-old Samantha Jane Gailey[9] (now Samantha Geimer).[10] The charges were: rape by use of drugs, perversion, sodomy, lewd and lascivious act upon a child under 14, unlawful sexual intercourse with a female under the age of 18, and furnishing a controlled substance to a minor.[11][12] This ultimately led to Polanski's guilty plea to a different charge of unlawful sexual intercourse with a minor.[13]


<하숙인>은 1976년에 나온 영화죠.



왓챠에서 <클라리스>를 4회까지 보고 던져 버렸는데 기존 영화에 나온 인물과 배경 갖고 만든 <베이츠 모텔>이 궁금해져 1시즌 2회까지 봤습니다.


House by the Railroad (1925), de Edward Hopper / Psycho (1960), de Alfred  Hitchcock - FICM


에드워드 호퍼의 <철길 옆의 집>을 갖고 만든 노만 베이츠의 모텔.


일단 <클라리스>보다는 배우 급이 높습니다. 프레디 하이모어, 베라 파미가 등. 베라 파미가는 <디파티드>에서 처음 보고 귀티나고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어린 나이에 일찍 결혼해 아들 일찍 낳고 중년이 되어도 여전히 이성을 홀릴 매력이 있는 어머니 역을 합니다. 그런데도 뭔가 수상쩍은 느낌이 있죠. 남편이 죽었다는데 어떻게 죽었는지, 모텔 차릴 돈은 어디서 났는지, 2회에 나타나는 또다른 아들은 무엇을 알고 있는가, 어머니와 사춘기 아들 사이의 끈끈함은 보통 모자 관계에 비해 지나친 듯 하고 이제 리비도가 폭발하는 아들이 여자애들과 나가는 것에 제동을 걸려고도 하죠. 배경은 스마트폰 나오는 요즘이라 1950년 대의 보수적인 이성관이 통하지는 않고 노만도 관심 보이는 여자애들과 나가는 게 자연스럽고 하긴 한데 변태적인 관심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제인 에어>에 나온 오손 웰즈 대사를 인용할 정도로 1950년 대 영화를 즐겨 보는 취향도 심상치가 않고요. 2회까지 흥미롭게 봤어요. 분량도 1회 당 40~45분이라 적당하고요. <클라리스>가 영화에 종속되는 느낌이 강하다면 이 드라마에서의 노만과 그의 어머니는 나름 독립적으로 살아 있는 인물이란 생각이 듭니다. 클라리스 스탈링은 한니발 렉터란 어둠이 워낙 강해 상대적으로 빛이 난 캐릭터였기 때문에 독립적으로는 지루해질 수 있기 쉬운 반면에 노만 베이츠는 그 자체가 흥미로운 악당이란 차이가 있어서인 듯 합니다. 

<위자>에서 발연기때문에 저를 고통스럽게 했던 올리비아 쿡이 여기서는 참을 만하네요.



<암모나이트>가 왓챠에 있군요. 시얼샤 로넌은 무성적이라 남자 배우와 전혀 안 살고 연애나 섹스가 가능한 인물로 안 보이기는 하는데 동성과의 섹스신은 어떨지 그게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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