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에게 꿀꿀함과 분통을 안겨주는 모파상의 명작 [비계 덩어리]입니다.

[목걸이]와 [여자의 일생]도 만만치 않군요.

문학 속 주인공으로 태어난다면 절대 모파상 소설은 되지 않고 싶은 작가 모파상입니다. 

 

 

만약 내가 '비계 덩어리'의 상황이라면이라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평소 나를 경멸하는 사람들과 어쩔 수 없이 한 마차에 올라탑니다.

이 바보같은 사람들, 아무런 준비를 해오지 않았네요.

도시락을 먹습니다. 혼자 먹긴 아무래도 좀 민망하지요.

게다가 굶주린 사람들의 음식 주림 포스는 장렬.

=>여기서 나는 과연 이 도시락을 혼자 먹을 수 있을까요?

 

물론 뒤에 펼쳐질 일들을 생각하면 이 사람들을 일주일 내내 굶겨 아사시켜도 시원치않을 상황입니다만.

일단 그건 미래의 일이고, 왠만한 인간성과 동정심을 가진 사람이면, 당연히 도시락을 공유하게 될 겁니다.

 

여기까지는 비계 덩어리도 꽤 행복했어요.

하지만 이제 문제의 그사건이 다가옵니다.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 들어오고, 처음에 나를 두둔하던 사람들의 압박이 밀려옵니다.

대의를 위한 일인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나하나의 잠깐의 희생으론 해피 엔딩이 올 것만 같지요.

 

절대 비계 덩어리는 그 일을 하지 말아야 했어요. 하지만 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모파상의 비극의 공통점이 그거예요.

굉장히 어처구니 없고 부당한 사연인데도, 인과관계가 분명합니다.

작가가 주인공을 작정하고 비참하게 만들려는 것 처럼 빠져나갈 구멍이 보이질 않아요.

참 극단적인 상황이면서도 어쩔 수 없는 숙명같은 비참한 결말로 사람을 몰아가지요.

 

 

요즘 세상식으로  이 사건을 타계할 방법을 생각해보니

1. 성병에 걸렸으니 치료되면 해주겠다. 일단 마차 먼저 대령해라-는 딜을 제안. 하지만 뒷감당은 안될 수도 있습니다.

2. 사람들이 힘을 모아 다같이 마차를 제작한다.- 장군의 방해가 없을 것 같지가 않습니다. 동물농장의 풍차 꼴이 될지도.

 

 

모파상 소설의 교훈은 어쩌면  '절대로 착한척 하지 말고 네 자신을 위해 살아' 일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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