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이 심각하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현실 인식이 많이 뒤떨어져 보입니다. 아직도 저출산의 원인을 "요즘 여자들이 애낳을 때 아픈거 싫고, 몸매 망가진다고 애 안낳을 정도로 이기적이기 때문"이라는 수준에서만 분석하고 '출산 및 육아의 기쁨'을 '계몽'해서 해결하려고 하는 경향을 보면 말이죠. 사실 이게 결국은 돈문제인데,  처음 딩크족이라는 말이 나왔을 때만 해도, 예전같으면 애 낳아서 애한테 썼을 돈을 부부끼리 홀랑 써버리면서 럭셔리한 삶을 살고야 말겠다는 다소 이기적(?)인 발상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만, 지금의 저출산은 그런 이기주의로 설명할 단계를 넘어도 한참 넘은 것 같습니다. 럭셔리하게 살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냥 먹고 죽을래도 돈이 없는 거에요. 결국 자본주의답게 돈으로 해결하는 방안이 슬슬 나오고 있는데, 현재 수준인 애 낳으면 보조금 30만원 이런건 그냥 개그죠.

 

"저출산 문제가 정말 그렇게 심각하면, 진지하게 생각해서 그 심각도에 맞게 돈을 부으라"는 주문이 있는데, 우리보다 먼저 저출산 문제를 겪은 유럽국가들이 파격적인 조건들을 많이 걸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만, 우리에게 딱 들어맞진 않을 것 같고... 어느정도 강력한 대책이 나와야 저출산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까요?

 

보통 출산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은,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많아진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는데, 더 자세히 보면 원인은 두 가지로 갈라질 것 같습니다. 첫째는 회사를 쉬거나 관두는 것 때문에 생기는 경제적인 손실이 너무 크다, 둘째는 출산휴가 3개월, 엄청난 행운을 맞아 육아휴직을 한 3년 한다고 해도 여전히 애는 어리고, 핵가족화로 인해 집안에 키워줄 믿을만한 사람도 없다.

 

제가 최근에 들은 '꿈같은' 제안은, "최소한 애가 학교에 안정적으로 다닐 수 있는 10살까지 육아휴직이 되고, 육아휴직 기간동안 월급이 다 나오며(인상분 포함), 복직했을 때 육아휴직 기간이 근속기간으로 인정되면 기꺼이 낳겠다"였습니다. 그정도 조건임에도 단지 이기적인 성격때문에 애를 안낳을 여자는 드물 것이며, 남자들이 역차별 받는거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면 그건 아직도 정신 못차려서 저출산이 정말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는 의견과 함께요. 하지만 언뜻 생각해도, 그런 제도가 법으로 강제된다면, 회사의 사장들은 미혼, 혹은 아이가 없는 여자를 뽑아 "이 직원이 언제 애 낳고 초장기 유급 육아휴직을 하나" 전전긍긍하기보다는 그냥 가임 여성을 안뽑아버릴 것 같군요. 사장이 설마 눈앞의 이익보다 인류의 미래를 더 생각하기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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