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년 전의 이야기군요

원초적본능을 친구들이랑 같이 보고 난 후에 과연 살인범은 누구인가에 대해서 토론이 오갔는데

저 혼자 그 정신과여의사가 범인이다라고 말해서 같이 본 친구들한테 무시를 당했죠

친구들은 마지막에 샤론스톤이 얼음송곳을 집어들려고 하는 장면에서 끝나는데 당연히 

샤론스톤이 범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때 저와 친구들은 다들 평범한 고등학생이었죠(어떻게 극장에 들어갔는지는 기억이 안 나네요) 

아무튼 그 날 이후로도 저는 꽤 오랫동안 놀림을 당했죠, 영화도 제대로 못 보는 놈이라고    

이게 은근히 상처가 됬는지 그 이후에도 이 영화를 다시 본 적은 없어요


그러다 오늘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현기증을 묘하게 비튼 영화였더군요, 그게 각본가의 컨셉인지, 버호벤의 컨셉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20년만에 두 가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때 내가 맞았다는 것 하고

사실 살인범은 누구인가?는 이 영화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 

훌륭한 명장면들이 많지만 그 중 베스트는 

샤론스톤과의 첫 섹스이후 벌거벗은 마이클 더글라스가 욕실에서 샤론스톤의 동성애인과 대화하는 장면


샤론스톤은 다시 봐도 역시 워낙 압도적이지만 그 당시에 상대적으로 덜 주목해던 마이클 더글라스가

이번 재감상때는 많이 눈에 들어오는군요, 훌륭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월스트리트에서부터 폴링다운까지의 마이클더글라스의 필모는 굉장하군요

월스트리트-위험한정사-블랙레인-장미의 전쟁-원초적본능-폴링다운 


그냥 별 것 아닌 일인데 묘하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일이 있습니다.

저는 주로 극장이나 영화와 관련된 일이 많아요

그 때 원초적 본능을 본 이후의 기억도 그런건데요

20년전에 그 친구들을 다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다면 줄줄줄 명쾌하게 이 영화를 설명해 줄텐데

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원초적본능에 대해서 궁금해하지 않을테지요

너무나 매력적인 34살의 샤론스톤은 영원히 그 영화속 네가필름(이제 하드케이스인가)에 머물러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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