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깨시민 논쟁에 글하나 굳이 더 얹을 필요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글쓰기 버튼을 누르게 되는군요.

 

깨시민은 분명 최근 생긴 신조어지만, 지금 깨시민의 행동은 최근 생긴 행동이 아닙니다.

문재인 지지자, 유시민 지지자, 노무현 지지자와 별개로 그들 가운데 이들을 종교로 모시는 사람들이 있고 이 분들이 하는 행동이 지금 깨시민이 하는 행동과 같습니다.

 

아마 지금 깨시민을 비아냥대고 비판하는 사람들은 오랜 시간동안 축적된 깨시민의 공통된 행동들에 대한 비아냥과 비판일 것입니다.

모든 노무현 지지자나 문재인 지지나가 깨시민은 아니지만 깨시민은 노무현이나 문재인 혹은 유시민을 지지하죠. 누구를 지지하고 표를 주는 건 좋은 행동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지하는 방법에 있습니다.

 

이분들의 특징은 '나의 지지만 옳다'입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의 지지를 존중하지도 않고 '틀렸다, 또는 악이다 '라고 쉽게 규정하고 함부로 대합니다.

당연히 '내가 항상 옳기에' 남은 항상 틀립니다. '항상 옳은 내가' '항상 틀린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비판하는 건 '항상 옳죠'.

틀린 사람에게 틀렸다고, 악마인 사람에게 악마라고 부르는 게 뭐가 나쁘냐고 합니다. 오히려 그런 행동들이 '정의'나 '진정성'으로 포장까지 하죠.

그러니 이러한 행동에 문제의식을 갖지 않습니다. '항상 옳은 사람'이 '내가 틀리진 않았을까, 내가 함부로 말하는 건 아닐까?'라는 고민 따위는 하지 않는 거죠. 

하지만 이분들의 주장의 대전제인 '항상 내가 옳다' 자체가 틀렸기에 이분들의 하는 행동이 옳지 않습니다.

나 외에는 다 트롤, 알바, 일베충으로 몰면서 대화나 토론을 단절시키는 한 편, 다 틀린 사람에게 하는 무례한 행동들이 정의를 위해 하는 행동이기에 반성을 하지 않죠.

그 과정에서 상처받는 사람들을 생각지 않습니다. 물론 지지하는 대상의 행보에 따라 내용도 옮겨가기에 일관성 또한 없습니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겁니다. 노무현이 하는 FTA는 착한 FTA고 이명박이 하는 FTA는 나쁜 FTA이죠. 하지만 깨시민분들 놀라지 마세요. 두 정부의 FTA협정문의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티끌 정도의 차이만 있어요. 선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2010년 지방선거 때 노회찬 선본에게 매일같이 부렸던 패악질, 책상 엎으며 선거 나오지 말라고, 윽박지르는 등 수많은 행패를 부렸죠. 당원 개개인에게 퍼붓는 행동들에 대해선 열거하자면 끝도 없기에 넘기겠습니다. 하지만 참여당으로 나온 선거에선 민주당이 양보 안한다고 되려 행패더군요. 당연히 수많은 어이없는 일들은 '항상 내가 옳기'에 틀리지 않다고 주장하죠. 이런 일들이 지난 십년간 반복되면서 깨시민이 하는 행동들에 대해서 이제서야 비아냥과 비판이 수면 위로 나온 겁니다.

 

제 본문글이 깨시민들에겐 상처이고 불편할 것이고, 저 또한 무례하다고 리플 달 것입니다. 저 또한 제 행동이 옳다고만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그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당신들이 이제껏 남을 비아냥대고 조롱하고 함부로 말해오며 상처주고 있었다고. 그러니 과거를 무조건 덮자고 하지 말고, 쉽게 말했던 시간들에 대해서 부끄러워하고 앞으로는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요. 정말 어두운 박근혜 시대를 헤쳐 나가기 위해선, '항상 내가 옳다'는 주장보다 '함께 살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 말해보자고요. 상대편을 악마로 규정하거나 비이성적이나 비합리적이라고 매도하지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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