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느와르가 개봉하는 날 봤었는데 보고 난 첫 느낌은 '정성일답다'였습니다. 정성일씨의 글에 대해서 무조건적인 짜증과 조건반사적 거부감을 가진 분이시라면 별로 추천해 드리고 싶지는 않네요. 오랫동안 그의 평론을 봐온 저로서는 왠지 모르게 익숙해져서인지 꽤 괜찮았습니다. 별로 졸립지도 않았구요. 영화를 보면서 자꾸만 딴생각을 하게 만드는데, 정성일감독은 영화에 몰입을 못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의도였다고 하더군요. 기존의 상업영화와는 다른 감상법으로 접근하시길 바라요.
방금 임권택까지 보고 집가는 중이에요. 영화 내내 신하균의 아름다움에 침흘리다 두번정도 자고 (정유미가 하균과 카페에서 하는 이야기가 시작될 때에 왠진 모르지만 '음, 그래. 안들어도 되는 이야기야.'라고 멋대로 생각하고 바로 눈감았습니다ㅋㅋ) 씬을 혼자서 선택하며 봤어요. 대사가 활자로 느껴지는데도 오히려 나와 직접 대화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묘했어요. 참 영화같지 않은 영화였어요. 극장에서 나왔는데 세시간동안 길들여진 언어때문에 현실도 알딸딸 해지고ㅋㅋ 여러모로 재밌는 영화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