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 매치는 결국 조사력 + 발문 실력 & 센스를 겨루는 게임이었지요. 김경란은 정석대로, 이상민은 순발력으로 승부했고 홍진호는 규칙을 벗어난 뛰어난 발상을 선보였습니다. 사실 게임 자체는 별로였다고 생각하는데 참가자들이 게임을 살렸어요. 이런 애매한 게임에 이렇게 각자가 자기 캐릭터대로 개성을 살려 간발의 차로 승부를 가릴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셋 다 훌륭했습니다 오늘은. 물론 홍진호가 짱이었지만. <-


- 데스 매치는 처음 선보인 게임이었는데. 이것도 또 어디서 가져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제작진의 창작이라면 꽤 훌륭했네요. 다만... 홍진호는 죽어도 떨어지지 않을 게임이었다는 데서 어떻게든 홍진호를 결승까진 올려 놓겠다는 제작진의 의지가 느껴졌습니다. 왜냐면 2위를 시켜야 하니까! (농담입니다. 앞 문장도 고 앞 문장두요. ^^;) 그리고 이상민이 수차례 말했던 대로 이상민에게 불리한 게임이기도 했던 듯. 아쉽습니다;


- 참가자들 얘길 하자면


1. 이제 셋만 남았고 이 프로그램 예능의 한 축을 담당했던 성규가 사라지고 또 게임은 개인전이고 해서 예능스런 재미는 없겠다 싶었는데 이상민이 혼자서 다 해 줬습니다. 성규야 원래 인피니트에 관심 많던 제 입장에선 그냥 역시 똑똑한 놈이구나... 라는 걸 재확인한 정도였는데. 이상민은 살짝 좀 싫다는 이미지였던 걸 이 프로그램으로 완전히 바꾸게 되었습니다. 이 아저씨 왜 이리 귀여우신가요. orz

 메인 매치 1라운드에선 감을 못 잡고 헤맸지만 역시 그간 살아남은 자 답게 2라운드 시작 전에 주어진 10분이라는 짧은 시간을 잘 활용했습니다. 거기에다가 즉석에서 눈에 보이는 것으로 질문을 만들어 자신의 부족한 조사량을 채우는 센스와 순발력도 기가 막혔고. 또 공통점 강제 부여 전략을 활용해서 마지막 5:5를 만들어낸 센스도 좋았구요. 사실 이상민의 팔찌 주기나 홍진호의 공통점 만들어주기나 발상은 같았죠. 물론 홍진호가 훨씬 완벽하게 써먹긴 했지만, 이상민 정도까지만 생각해낸 것도 대단했다고 봐요.  게다가 그 팔찌 주는 사람을 10명의 참가자 중 가장 야한 분으로 정했던 것도 여러모로 이상민다워서 웃겼습니다. 우하하.

 ...데스 매치에 대해선 뭐 별로 할 말이 없죠. 그냥 기억력이 부족하시구나... 로 끝; 

 

 다만 탈락 인터뷰는 이 프로의 탈락자들 중 가장... 이라기보단 유일하게 감동적이었습니다. 제가 이 아저씨 떨어지는 장면을 성규군 떨어지는 장면보다 더 슬프게 볼 줄은 몰랐죠 정말;; 나보다 잘난 사람들과 게임을 하면서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걸 느꼈다. 이 프로로 인해 자신감을 얻었다. 앞으로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주겠다. 이런 얘길 담담하게 하는데 정말 당황스럽도록 진솔하게 다가와서. ㅠㅜ 정말 예능의 힘이란 대단한 것 같습니다.


+ 데스 매치 중에 'L, S, M은 확실히 아닌데...' 라고 중얼거리는 장면에서 가족분과 함께 웃었습니다. 자기 이름자에 대한 건 확실히 기억하려는 모습이 마치 미신에 집착하는 도박 중독자 같아서;;


2. 오늘 게임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또 김경란 대차게 까이겠구나...' 라고 생각을 했는데 말입니다. ㅋㅋㅋㅋ


 근데 사실 김경란 입장에선 그럴만 했습니다. 일단 가넷이 적은 죄로 1라운드와 2라운드 모두 가장 먼저 문제를 내야 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작전을 생각해낼 시간이 적었다는 불리함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데스 매치에서도 핸디캡을 안고 시작했죠;) 그런 가운데 셋 중에서 가장 열심히 뛰면서 가장 많은 정보를 얻어냈습니다. 그래서 뭔가 '정직한 노력으로 승리했어요 뿌잉뿌잉' 이런 시나리오를 성공시킬 수 있었는데 그게 게스트의 애매한 태도로 인해 망해버린 거죠. 이상민의 순발력이나 홍진호의 발상 같이 튀는 무기가 없는 김경란 입장에선 노력 밖에 믿을 게 없었는데 그게 게스트의 잘못으로 날아가 버렸으니 뒷끝 작렬 안 하기도 어렵지 않았겠습니까.


 게다가 그런 일을 두 번을 당했는데, 가만히 따져 보면 첫 번째나 두 번째나 김경란은 죄가 없습니다. 

 일단 첫 번째 분. 면담에 답할 땐 민증 기준으로 답하고 문제에 답할 땐 본래 생일 기준으로 O/X 누르는 게 어딨습니까 사실. 5:5 질문을 보는 순간 아까 생일 물어본 걸 당연히 기억했을 테고 자기가 기준을 바꾸면 김경란이 망할 건 뻔했는데요. (면담하다 맘이라도 상했나-_-) 

 두 번째 분도 마찬가집니다. 제작진이 문제의 그 질문이 나오기 직전에 친절하게 '짧은 글자수로 게스트가 헷갈리게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10초전 스포일링-_-을 해주긴 했지만, '이름 끝 글자'라는데 자기 성과 마지막 글자를 동시에 생각할 사람이 얼마나 있냐구요. ㅋㅋ 

 그리고 만약 이 두 명이 제대로 답을 해 줬다면 김경란은 홍진호와 7 vs 7로 동률이었죠. '데스 매치는 무조건 한다'는 룰이었으니만큼 둘이 연장전을 치러서 결국 한 명은 데스 매치를 가야했겠지만 단독 우승으로 데스 매치를 피할 수 있겠죠. 김경란 입장에선 많이 억울했을 겁니다 정말.


 데스 매치에서 인상적이었던 순간은 두 번이었네요. 첫 번째는 한 번만 더 틀리면 탈락하는 순간에 집중력을 발휘해서 기사회생했던 것. 그리고 두 번째는 이상민이 자기보다 불리한 상황에서 자기랑 같은 그림을 맞춰야 하는 걸 보고 일부러 틀렸던 것. 특히나 두 번째는 역시 이 사람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뭐 그래도 나중엔 맞춰서 살려주긴 했습니다만. 어쨌거나 오늘 데스 매치는 이 분의 완승이었죠 여러모로.


 마지막으로. 오늘 참 예쁘셨습니다. 이게 가장 중요하구요. <-

 그리고 어쨌거나 오늘에라도 (사실상 처음으로;) 실력 발휘를 해서 다행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컨셉인지 원래 성격인지 암튼 안티를 끌어모을 모습을 많이 보이긴 했지만, 결승전 진출 자격은 충분했어요.


3. 그리고 오늘의 우승자 홍진호!


...는 사실 할 얘기가 많지 않습니다. ㅋㅋㅋ

일단 그냥 1라운드 준비 시간에 어버버버거리는 거 귀여웠구요. (쿨럭;)

그리고 글의 서두에서도 언급했듯이 증거 조작 플레이는 참 기발했습니다. 이 사람 저 사람 붙들고 말 거는 능력이 중요한 게임이라 망했구나... 싶었는데 그걸 또 자기 스타일로 극복해버리네요.

그렇죠. 그래야지 폭풍 저그 아니겠습니까. 괜히 하는 말이 아니라 원래 제가 스타 리그에서 가장 좋아하는 플레이어가 홍진호였거든요. 그래서 스타 주종족도 저그였고(...)

그러니 꼭 다음 주에 석패해서 2위하시길 빕... (음?;;)


- 다음 주에 탈락자 전원이 출연한다는 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전개인 데다가 박은지의 트윗으로도 이미 알려져 있는 일이었죠. 그런데 탈락자들의 도움이 승부에 영향을 주게 된다는 게 전 좀 그렇네요. 승부는 그냥 둘이 하게 냅두지. -_-;; 뭐 일단 첫 번째 게임이 인디언 포커라서 홍진호의 압도적인 우세가 예상되구요. 세 번째 게임이 무려 비공개인 걸 보니 두 번째는 어떻게든 김경란이 이겨서 세 번째까지 가겠구나 싶습니다. 그리고 제작진 입장에서 홍진호를 우승시키고 싶진 않을 듯. 홍진호의 1승 후 2패로 김경란 우승이 극적이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홍진호가 우승을 해 버리면 '더 지니어스'는 일개 이벤트 시합이 되어 버리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자존심을 걸고서라도 홍진호의 우승은 막아야합니...;



+ 가족분의 강요(우하하)로 비하인드 영상이나 하나 덤 삼아 올려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40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5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570
126096 [핵바낭] 또 그냥 일상 잡담입니다 [3] update 로이배티 2024.04.29 199
126095 글로벌(?)한 저녁 그리고 한화 이글스 daviddain 2024.04.28 119
126094 프레임드 #779 [2] Lunagazer 2024.04.28 34
126093 [애플티비] 무난하게 잘 만든 축구 드라마 ‘테드 래소’ [6] update 쏘맥 2024.04.28 175
126092 마이클 잭슨 Scream (2017) [3] catgotmy 2024.04.28 129
126091 [영화바낭] 영국산 필리핀 인종차별 호러, '레이징 그레이스' 잡담입니다 로이배티 2024.04.28 170
126090 시티헌터 소감<유스포>+오늘자 눈물퀸 소감<유스포> [5] 라인하르트012 2024.04.27 292
126089 프레임드 #778 [4] Lunagazer 2024.04.27 50
126088 [넷플릭스바낭] '나이브'의 극한을 보여드립니다.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 잡담 [2] 로이배티 2024.04.27 245
126087 민희진의 MBTI catgotmy 2024.04.27 338
126086 민희진이라는 시대착오적 인물 [10] woxn3 2024.04.27 873
126085 레트로튠 - Hey Deanie [4] theforce 2024.04.27 66
126084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를 극장에서 보고(Feat. 파친코 김민하배우) [3] 상수 2024.04.27 212
126083 Laurent Cantet 1961 - 2024 R.I.P. [1] 조성용 2024.04.27 109
126082 뉴진스팬들은 어떤 결론을 원할까요 [8] 감동 2024.04.27 643
126081 장기하가 부릅니다 '그건 니 생각이고'(자본주의하는데 방해돼) 상수 2024.04.27 260
126080 근래 아이돌 이슈를 바라보며 [10] 메피스토 2024.04.27 567
126079 마이클 잭슨 Invincible (2001) [1] catgotmy 2024.04.26 111
126078 [KBS1 독립영화관] 믿을 수 있는 사람 [2] underground 2024.04.26 137
126077 뉴욕타임즈와 조선일보 catgotmy 2024.04.26 15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