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필립스를 시사회로 봤습니다

2013.10.17 16:09

menaceT 조회 수:1903

그래비티 보러 가는 길에, 화요일에 시사회로 봤던 '캡틴 필립스' 이야기를 짧게나마 해 보려 해요.

'그린 존'으로 크게 삐끗했던 폴 그린그래스가 이번엔 제대로 이름값 합니다. '플라이트 93'에서처럼 여러 공간을 한 데 묶어가며 긴장감을 끌어내는데, 그 수준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그다지 격한 액션이 벌어지지 않는 순간에조차 도대체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어요. 같이 본 지인은 영화 보는 내내 손에 계속 땀이 날 정도였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도 영화 첫 부분에서 필립스 선장과 아내의 차 안 대화 씬과 소말리아 청년들이 군벌의 협박과 생계의 압박에 떠밀려 해적질에 나서기까지의 야외 씬을 대비시키고, 이를 후반부 캡틴 필립스와 소말리아 해적들을 이끌며 또 한 명의 캡틴으로 불리는 무세라는 인물 간의 의미심장한 대화로 이어 놓는 등의 시도로, 단순히 긴장감 있게 사건을 재연하는 것 이상의 깊이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엔딩에서 캡틴 필립스가 보이는 태도를 보고 있자면, '제로 다크 서티'의 엔딩 속 주인공의 얼굴이 겹쳐 보이기도 해요.

이 영화 얘기를 하면서 톰 행크스 연기 이야기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초중반부에 공포에 질려 있지만 애써 감정을 절제하며 차분해지려 하는 태도부터 막판에 결국 격정적으로 터져나오는 감정들까지, 놀라울 정도로 훌륭하게 소화해 냅니다. 특히 엔딩 부분에서의 연기는 정말이지...

10월에는 정말 볼 영화가 많네요. '시네마 천국'도 재개봉했고, '프리즈너스', '화이', '러시' 다 평균 이상은 하는 영화였던데다, '쇼를 사랑한 남자'도 평이 좋았고, 이번 주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신작과 울리히 사이들의 '파라다이스 러브', 그리고 지금 보러 가고 있는 '그래비티'가 개봉했고, 다음 주엔 캡틴 필립스와 브뤼노 뒤몽의 신작에 '미스터 노바디'까지 뒤늦게 개봉하네요. 막바지엔 '토르'까지 나오고요. 어휴 무섭네요 이 정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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