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다른 면에서 타블로 생각

2010.10.03 23:21

1706 조회 수:3264

일단 저는 타블로가 성적증명서를 공개한 순간부터 모든 의혹은 끝났다고 생각하던 사람인지라

이번주 MBC 스페셜을 보면서는 계속 타블로 개인의 사정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더군요


일단 타진요측이 증거자료로 끈덕지게 제시하는 것들이 결국엔 전부 예능에 나가서 한 발언들이란 사실이 전 좀 무서웠어요.

물론 사람이 내뱉은 말에 책임은 지고 살아야겠지만, 스타골든벨이나 무릎팍도사가 국회 청문회장도 아니고, 결국 웃기려고 과장섞어서 한 이야기가 상당수일텐데

그런 말들을 하나하나 모종의 증거랍시고 편집해서 제시하다니요. 이거야말로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달려드는 꼴이잖아요.

더구나 저는 에픽하이 1집이 얼마나 처절하게 망했는지 기억하고 있고, 1집 활동 때는 스탠포드 출신이란 사실을 그다지 부각시키지 않았단 사실도 기억하거든요.

나중에는 데뷔 전에 사기당하고 진짜 고생했던 이야기도 알게 됐죠. 뭐 성공한 사람들 "한때" 고생한 이야기가 다 거기서 거기긴 하겠지만서두,

우리나라같이 학벌과 잘난 사람에게 민감한 사회에서 타블로가 자신의 학벌과 능력을 토크꺼리로 삼기로 작정했다면...

둘 중 하나겠죠. 한국 사회를 잘 몰랐거나; 그런 걸 감수하고도 일단 떠야만 했을 만큼 그간의 고생이 엄청났거나.

그런데 타블로의 학벌은 타블로의 음악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잖아요. 도올선생같은 사람이야 현재의 위치와 학력이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지만.

이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을 때 타블로의 초기 대응이 미적지근하게 보였다면 이런 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어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남사스럽다는 거죠. 엄밀히 따지자면 가수 타블로가 스탠포드를 졸업했다는 사실은 정말 단순한 가십거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거든요.


타블로나 에픽하이의 음악적 결과물에서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분들도 많겠지만 (뭐 저도 어느 정도는 그렇긴 하고;)

그래도 이 양반들의 최근 움직임에서 저는 "뮤지션" 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최소한의 노력같은 걸 느꼈습니다. 스스로 소속사 차리고 활동한 것도 그렇구요.

슬슬 "음악으로 인정받고 싶다" 는 말을 해야 하는 시기에 "가십거리로 뜬 스타" 라는 원죄가 발목을 붙잡게 되니 타블로의 심정도 정말 참담하겠구나 싶었어요.


결국 이 어마어마한 해프닝은 가십거리를 징검다리삼아 스타가 된 후에 뮤지션의 반열에 오르려고 했던 어떤 가수의 좌절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타블로가 음악으로 전혀 인정받지 못했다는 걸 처절하게 증명하는 사건이기도 하겠구요.

저는 이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타블로는 가순데, 스탠포드를 졸업했던 아니던 그게 무슨 상관이냐" 고 말하는 사람을 단 한번도 본 적이 없거든요.


학력의혹을 끈덕지게 제시하는 인간들, 예컨대 왓비같은 사람의 행태는 이미 정신분석학자가 출동해야 할 영역이 아닌가 싶습니다.

단순 열폭으로 해석하기엔 이 사람들이 가진 증오심이 너무 엄청나요. 어떻게 일개 연예인을 이렇게 정력적으로 미워할 수가 있는 거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37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3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477
126090 시티헌터 소감<유스포>+오늘자 눈물퀸 소감<유스포> [3] new 라인하르트012 2024.04.27 109
126089 프레임드 #778 [2] update Lunagazer 2024.04.27 35
126088 [넷플릭스바낭] '나이브'의 극한을 보여드립니다.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 잡담 [2] update 로이배티 2024.04.27 136
126087 민희진의 MBTI catgotmy 2024.04.27 207
126086 민희진이라는 시대착오적 인물 [10] update woxn3 2024.04.27 523
126085 레트로튠 - Hey Deanie [2] update theforce 2024.04.27 43
126084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를 극장에서 보고(Feat. 파친코 김민하배우) [3] 상수 2024.04.27 142
126083 Laurent Cantet 1961 - 2024 R.I.P. [1] 조성용 2024.04.27 94
126082 뉴진스팬들은 어떤 결론을 원할까요 [8] 감동 2024.04.27 517
126081 장기하가 부릅니다 '그건 니 생각이고'(자본주의하는데 방해돼) 상수 2024.04.27 216
126080 근래 아이돌 이슈를 바라보며 [11] update 메피스토 2024.04.27 451
126079 마이클 잭슨 Invincible (2001) [1] catgotmy 2024.04.26 103
126078 [KBS1 독립영화관] 믿을 수 있는 사람 [2] underground 2024.04.26 110
126077 뉴욕타임즈와 조선일보 catgotmy 2024.04.26 146
126076 프레임드 #777 [4] Lunagazer 2024.04.26 49
126075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우리나라에서 개봉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2] 산호초2010 2024.04.26 217
126074 한화 이글스는/류현진선수의 스트판정 논란에대한 크보 입장입니다 [4] update daviddain 2024.04.26 104
126073 낚시터에서 들은 요즘 고기가 안잡히는 이유 [2] ND 2024.04.26 323
126072 토렌트, 넷플릭스, 어중간하거나 명작인 영화들이 더이상 없는 이유 [2] catgotmy 2024.04.26 295
126071 [왓챠바낭] 전 이런 거 딱 싫어하는데요. '헌터 헌터' 잡담입니다 [5] 로이배티 2024.04.25 37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