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기...(광대와 노인)

2019.09.21 23:52

안유미 조회 수:635


 1.여러분의 꿈은 뭐였나요? 어떤 사람에겐 '뭔가요?'라고 묻는 게 맞을려나요. 


 나의 꿈이 뭐였는지는...뭐 이제 중요하지가 않죠. 꿈이 없이 살아가야 하는 나이가 되었으니까요. 이제는 미래를 대비하며 사는 게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고 있어요. 


 이제는 그렇거든요. '오늘'이라는 날이 언젠가, 어떤 특정한 시기의 나를 준비시키기 위한 장작이 아니라 이젠 눈앞에 놓여진 하루가 현실인 거예요. 그런 나이가 된거죠. 이젠 그냥 눈앞에 놓여진 오늘을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거죠. 아니면 열심히 살지 않거나요. 즐겁게 살거나, 즐겁게 살지 않거나요.



 2.꿈이 없는 삶의 좋은 점은 꿈을 이루지 못할까봐 더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예요. 꿈이 없는 삶의 나쁜 점은...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가 별로 없다는 거죠. 아니면 살 이유가 별로 없거나요.


 그래서 스스로에게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를 하나 안겨줘야 하는데 사실 꿈이 없다면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가 될수있는 건 하나밖에 없어요. 돈이죠. 돈이 꼭 살아야 하는 이유는 되지 못하지만, '어차피 살거라면'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는 되거든요.



 3.하지만 어쨌든 삶은 힘들어요. 다른 사람들보다 덜 불행하다고 해봤자 불행한 거니까요. 



 4.휴.



 5.위에 썼듯이 돈은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는 되지만, 살아야 할 이유는 되지 못해요. 살아야 할 이유는...잘 모르겠네요. 이것만은 억지로 만들려고 해도 만들 수 없으니까요. 휴. 어렸을 때의 나는 위대한 사람이 될 수도 있었으니까 살아갈 이유가 있었지만 지금은 위대한 사람이 될 수가 없거든요. 그야 누구나 그렇긴 하겠죠. 그게 누구든 어렸을 때는 위대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위대한 사람이 되지 못했으면 못 된 거거든요. 


 그러면 그냥 위대한 사람이 못 된 사람인 채로 죽을 때까지 살던가 자살하던가 해야죠. 



 6.하지만 세상은 재미있는 싸구려 장난감으로 가득 차 있으니까, 당분간은 재미있게 지낼 수 있어요. 예를 들면 내게 굽신거리는 여자라던가...아니면 내게 굽신거리지 않는 여자라던가 뭐 그런 것들 말이죠.



 7.어쨌든 전에 썼듯이 노인이 되는 건 무서워요. 왜냐면 세상이 언제까지나 놀이공원일 수는 없으니까요. 놀이공원에 다 늙어빠진 할배가 남아있으면 '할아범, 왜 여기 와서 주책떠는거야?'라는 야유나 받을 거잖아요.


 노인이 되면 자신에게 의존하는 사람, 자신에게 버림받을까봐 두려움에 떠는 사람들이 필요한 거거든요. 왜냐면 남자는 노인이 되면 존경받는 것 말고는, 스스로가 가치있다는 느낌을 느낄 수가 없으니까요. 광대가 노인이 될때까지 살아 있으면 그것도 추한 거거든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40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5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564
109736 [바낭]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애니메이션 '언던(undone)'을 봤습니다 [2] 로이배티 2019.09.23 1495
109735 [EBS1 직장탐구-팀] 건축설계사무소팀의 고군분투기 [4] underground 2019.09.22 1099
109734 서사와 현실, 여성혐오 [14] Sonny 2019.09.22 1651
109733 머저리와의 카톡 7 (헤겔리안 찾기) [4] 어디로갈까 2019.09.22 753
» 이런저런 일기...(광대와 노인) [4] 안유미 2019.09.21 635
109731 오랜만이에요 '3')/ 가을꽃 사진 몇 장 [8] 샌드맨 2019.09.21 505
109730 넷플릭스, 왓챠 다 좋은데..ㅠㅠ [3] 존재론 2019.09.21 1344
109729 [듀게인]체르노빌에서 [4] qnfdksdmltj 2019.09.21 827
109728 톰 크루즈 잡담 [8] mindystclaire 2019.09.21 1547
109727 넷플릭스] American Factory 美国工厂, 기타 등등 [2] 겨자 2019.09.21 644
109726 [넷플렉스바낭] 루머의 루머의 루머 시즌1을 끝냈습니다 [2] 로이배티 2019.09.21 805
109725 안나푸르나에 갔었죠 [6] 어디로갈까 2019.09.21 1017
109724 조국이랑 윤석열 한 판 뜹시다.. [10] 무도 2019.09.21 1814
109723 국제아트페어 KIAF 2019 초대권 드림 [2] 은밀한 생 2019.09.20 530
109722 오늘의 조인성 (스스압) 파워오브스누피커피 2019.09.20 738
109721 임펄스 시즌2가 10월 16일에 나오네요. [2] 얃옹이 2019.09.20 558
109720 [듀나인] 트위터 일시정지 [7] 날다람쥐 2019.09.20 1048
109719 [바낭] 쌩뚱맞은 걸그룹 AOA 잡담 [17] 로이배티 2019.09.20 1536
109718 로이배티님이 영화게시판에서 진지하게 영화 얘기만 올리는 세태를 한탄하며 올리는 (여자)아이돌 잡담 [2] 룽게 2019.09.20 1178
109717 내년 경제상황이 매우 심각하게 안 좋을 거라는 전망 [3] ssoboo 2019.09.19 166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