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오브 라만차는 원래 뮤지컬로 처음 접했던 작품이고,


원작도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원작이라더군요. 초연했을때 굉장한 평가를 받았고, 그 해 토니상도 7개 노미네이트, 5개 수상했으니, 쓸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로컬라이징된 뮤지컬도 워낙 좋아하는 작품이라, 지금은 구하기 힘든 두번 발매된 한국 캐스트 라만차 앨범도 가지고 있고, 간간히 듣습니다.




뮤지컬을 직접 영화로 만드는 것보다, 뮤지컬 무대 자체를 녹화한 것을 더 선호하는 편인데, 이 작품은 아쉽게도 그냥 영화로 만든 것이죠.


하지만, 극 자체가 극중 극의 방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뮤지컬 무대를 보는 듯한 느낌이 나기도 합니다.


당시에는 혹평을 받았나 봅니다.


브로드웨이의 오리지널 캐스트가 아닌 영화 스타를 주연배우로 기용 했던것도 있고, 극중극이 전환되는 과정에 대한 비판도 있는거 같습니다만, 


전 좋았습니다.




가창력이야 뭐 그렇다 치고, 


일단 가장 놀란건 1972년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우리나라 영화보다 대사 전달이 더 잘되더군요. 아마도 후시녹음일까요? 잘 모르겠지만, 어색한 느낌은 전혀 안들었습니다.


그리고 3d 특수효과가 전혀 없는 영화는 항상 절 설레게 하더군요.





전에 돈키호테 완역됬다고 해서 구입해서 봤던 기억이 있었는데, 별 재미가 없더군요. 그래서 읽다 말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돈키호테가 처음 출판될 시점에는 기사도랍시고 가오잡는 사람이 많거나, 기사도랍시고 가오잡는 소설들이 대세인 그런 시대였나 봅니다. 


그런 맥락 속에서 그걸 비꼬는 소설이 나왔다는 의미인거 같습니다.


스크림을 제대로 즐기면 무서운 영화를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것과 비슷한 것 같은데, 전 가오가 떨어진 세상에 살고 있다 보니 재미가 없었던거 같아요.




맨 오브 라만차는 돈키호테에서 파생된 작품이지만, 말하고자 하는 바는 전혀 다릅니다. 


망상에 빠진 귀족, 


망상 속이지만 불가능과 싸우려는 삶의 자세, 


망상속에서 불가능과 싸우려는 삶의 자세에 의해 구원 받은 사람들 에 대한 이야기죠.


엔딩은  영화의 엔딩이 더 취향입니다.


뮤지컬의 엔딩을 너무나 좋아하지만, 뮤지컬에선 보여줄 수 없는 편집을 영화에선 보여주고, 그게 의미있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너무 좋아하는 작품이라서 꼭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덧) 페미 까는 글--------------------------------------------------페미까는 글이니 불쾌하실거 같으면 읽지 않으시길 권합니다.

































너무나 좋아하는 영환데,, 어제 숙대 성전환여성의 입학철회 사고와 끔찍한 대자보들을 보고, 


영화보면서 과연 페미니스트의 관점에서의 영화 감상을 하면 이 영화가 어떻게 보일까란 생각이 계속 들더군요.


아마도 끔찍한 영화가 아닐까요?





1. 여자 주인공인 알돈자는 끔찍하게 집단 강간을 당합니다. 영화에서는 구체적인 묘사가 없지만, 사실 이 묘사는 뮤지컬에서의 묘사가 훨씬 야만스럽고 끔찍합니다. 저도 뮤지컬 보다가 눈을 돌리고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영화건 뮤지컬에서건 의도된 연출과 소재는 모두 본질적으로 장치일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어떻게 쓰였건 말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 작품은 여성의 집단강간을 장치로서 소비하고 있는 것이죠.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보면, 정말 끔찍한 일 아닌가요?




2. 여자 주인공의 수는 그렇다 치고, 알돈자는 굉장히 수동적인 존재였습니다.


몸을 파는 것은 일단 뭐 그렇다 치더라도, 그 전에 자신의 귀함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거기에 수동적인 존재죠. 작품 초반에 능동적인 뭔가를 하기 보다는, 못된 남자들의 못된 수작에 반응하는 수동적인 존재입니다.


그런 수동적인 존재가 남자인 돈키호테를 만나 구원받고, 능동적인 존재로 변하죠. 


그렇게 능동적으로 잠깐 변했다가 집단강간 당하고, 다시 무너진 이후에 스스로 일어나서 돈키호테가 돈키호테로 죽을 수 있게 해주는 여성으로 거듭나지만,


그 애초에 돈키호테라는 남자에게 구원받은 존재임은 변하지 않습니다.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보면, 정말 끔찍한 일 아닌가요?






누구도 엘사가 주인공이고 한스가 수동적인 존재라고, 분석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페미니즘적인 영화 감상에서만 저럽니다. 


저런 감상, 저런 평론들은 자연스럽게 창작자를 서서히 압박할겁니다. 


정말 끔찍한 일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5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80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307
111294 2020 Film Independent Spirit Award Winners [1] 조성용 2020.02.09 259
111293 이규형 감독님이 별세하셨군요. [5] 동글이배 2020.02.09 756
111292 중동의 풍경들에 대한 매혹 [3] 산호초2010 2020.02.09 555
111291 교회가 아닌 동호회 모임같은건 어떻게 찾아야 할지 [7] 산호초2010 2020.02.09 618
111290 봉준호의 시대에서 봉준호의 시대로... [3] 사팍 2020.02.09 925
111289 이 게시판에 적어도 한개의 아이디는 팔렸다는 심증이 가네요 [17] 도야지 2020.02.08 1614
111288 역시 결국은 애초에 다 그놈이 그놈이었어요. [4] 귀장 2020.02.08 941
111287 마스크 대란, 네이버와 다음 [1] hotdog 2020.02.08 561
111286 치과, 소비자로서 기능하는 자아 [4] 예정수 2020.02.08 403
111285 한국 사회가 젊은이들을 민주 시민으로 길러내는데 실패한 것은 아닐까요 [48] 해삼너구리 2020.02.08 1722
» 소피아 로렌의 맨 오브 라만차(1972)를 봤습니다. (스포) [4] 얃옹이 2020.02.08 519
111283 숙명적 연대 [44] Sonny 2020.02.07 2374
111282 회사바낭일까.... [3] 가라 2020.02.07 564
111281 [바낭] 아다치 미츠루 & 다카하시 루미코, 좋아하던 예술인이 늙는다는 것. [10] 로이배티 2020.02.07 1282
111280 "로켓맨" 추천하고 싶어요 [10] 산호초2010 2020.02.07 609
111279 진중권, 안철수 만난다? [7] 사팍 2020.02.07 955
111278 버즈 오브 프레이 (약 스포일러 리뷰) [6] googs 2020.02.07 607
111277 '종로 출마' 황교안 "개인간 대결 아냐..정권 맞서 싸울 것"(종합) [5] 왜냐하면 2020.02.07 577
111276 '비례대표 전략공천 금지'에 여야 "당연한 결정" 왜냐하면 2020.02.07 304
111275 숙명여대 합격한 성전환 여성분 [5] 잘살아보세~ 2020.02.07 125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