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일상 잡담2

2020.04.05 13:19

메피스토 조회 수:780

* 예전엔 인싸정서;사방팔방 돌아다니며 사람들과 놀고 어울리는 것이 미덕이었습니다. 

각종 술자리나 축제, 꽃구경, 들구경, 바다구경, 등산...삼삼오오 아니면 그 이상 모여서 이런 일들을 즐기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지요.

이런 것들이 '쉬는 것'이고, 이런 것들이 '스트레스 푸는' 일들로 대표되었습니다. SNS는 이런 모임이나 여행사진으로 도배되는게 당연하기도 하지요. 

대한민국에서 이건 그냥 주류정서이지요. 각종 SNS에선 자신이 집돌이 집순이라고 주장하는걸 볼 수 있지만 조금만 아래로 드래그하면 이게 거짓말이거나 코스프레라는걸 알 수 있습니다. 


메피스토는 이런 인싸정서와 거리가 먼 인물입니다. 집돌이로 정의내릴 수 있을까요? 그건 아닌것 같지만 여행을 싫어하는건 이미 무수히 말씀드렸었고,

사람이 그리우면 가끔 보는 지인이나 친구 한 둘 정도에게 연락해서 1:1이나 3명이서 보는게 고작이고, 술은 잘먹지도 못하지만 남들의 개소리를 들을 필요없고 나도 개소리를 하지 않을 수 있느 혼술이 최고입니다. 

바깥공기가 그리우면 집주변을 산책하거나 인근에 위치한 뒷산, 아니면 따로 짜둔 도보루트 등을 길던 짧던 혼자서 홀가분하게 걷는 것이 메피스토에겐 힐링이었죠. 사실 가장 좋은 힐링은 집안 이불속입니다. 


메피스토는 친구들에게 연락이 오면 전화를 받으며 통화의 시작을 '여보세요' 혹은 '왜' '무슨일임?'이라고 시작하지 않습니다.


안가. 안해. 안봐. 


이렇게 대답하지요. 물론 짐짓 못이기는척 밖으로 나가줄때도 있습니다. 계속 그러면 친구들이 삐지니까요. 속마음으론 이 약속이 취소되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가득하지만. 



* 오지랖넓은 대한민국에서 이런 행동양식은 꽤 불편합니다. 

회사를 다니거나 친구들과 연락하다보면 마음에도 없고 계획에도 없는 일을 억지로 가야하고, 억지로 모여야하고, 억지로 해야하며, 안하거나 피하면 비난을 들어야하고. 

뭐 메피스토에겐 가기싫은거 억지로가봐야 정말이지 '전혀' 좋지도 않고, 그렇게 모이고 어울린다고해봐야 결국 그 안에서 친한 사람이랑 붙어다니긴 매한가지로 보이는지라.  


그런데 코로나때문에 요즘은 위에서 언급한 인싸정서의 표출이 심각한 민폐로 취급되더군요. 

해외여행은 아예 물리적인 의미에서 어려워졌고 삼척은 축제를 취소하고 통행을 제한했음에도 관광객이 몰려들자 아예 유채꽃밭을 시에서 트랙터로 뒤집어 엎었다고합니다.

이 기사를 보니 묘한 쾌감이 느껴지더군요. 이 시국에도 굳이 꾸역꾸역 꽃구경하겠다며 어딘가로 향하는 군상들, 이 군상들에 넌덜머리가난 공무원들. 그리고 중장비의 동원. 

통제가 되지 않는 판은 갈아엎는게 최고입니다. 정책적인 의미건 물리적인 의미건. 삼척은 둘다겠지만. 


다만, 여전히 시내 술집은 젊은이들로 가득차있고, 만석인 식당들도 많이 있으며, 돌아다닐 사람들은 여전히 잘 돌아다닙니다.

그럼에도 세계구급 재난때문에 기존의 인싸정서들이 한순간에 민폐급 행위가 되는 현상이 매우 흥미로울 뿐입니다. 



* 내일이나 모레쯤엔 혼자 광교산이나 가볼 생각입니다. 

일주일동안 집안에 있으니 모친이 눈치를 주기 시작했고, 그것과는 별개로 모처럼 시간이 많이 생겼으니 안하던 짓 좀 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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