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찬의 <Deja vu>를 오랜만에 듣다가 걷잡을수없이 추억회로가 폭주하여 그의 디스코그라피를 오전내내 따라갔었어요.


93년에 나온 1집은 말그대로 닳도록 들어서 씨디2장 테이프4개정도 샀던것 같아요.ㅋㅋ 

꽤 히트한 <추억#1>도 물론 좋아합니다만 1집에서 가장좋아했던 노래는 <조용히 떠나 보내>였어요. 

손편지로 가사와 내 감상을 열심히 적어 좋아하던 아이에게 보냈던 생각이나요. 



이소라씨와 듀엣했던 두노래도 굉장하죠. <난 그댈 보면서>와 <그내 내게>요. 조규찬 씨는 코러스 실력도 정말 좋아서

특히 여성가수들과 합이 잘 맞는 것 같아요. 역시 그 좋아했던 아이와 열심히 노래방에서 노래를 망쳤던 기억이나는 군요. ㅎ




1집을 너무나도 사랑했어서 그랬는지 2집은 뭔가 당황스러웠었습니다. 

그간의 음악역정을 압축해서 나온 데뷔앨범과는 너무도 다른 "실험적"인 음악들이었거든요.

이 아죠씨가 범상한 인물이 아니라는 걸 그 때쯤 눈치 챘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사막을 걸어온 네온사인>같은 노래가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거든요 ㅋㅋ



어쨌든 사놓고 열심히 들었고 그 때는 귀에 안박혔던 음악이 지금은 꿀같이 달라붙네요. ㅎㅎ

2집이 나올 때쯤에는 그 좋아했던 아이와 사귀고 있었어요. 그리고 이 노래의 가사처럼 걔는 저를 여러번 배신했고요 ㅋㅋ

뭐 배신이라고 해봐야 별거있습니까. 다른애랑 영화보고 팥빙수먹고 노래방가고 그런거요 ㅎㅎ


물론 그때는 하늘이 무너져내리는 줄 알았습니다만.ㅋ



앨범을 듣던 당시에 가장 좋아했던 노래는 <Chan's Swing> 이었습니다. 이 아죠씨 정말 힙스터란말입니다.ㅋㅋ



3집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트랙은 <C.F.>와 <20> 이었어요. 물론 저도 스물이었고 캠퍼스 커플말고 캠퍼스 프랜드 하고있었습니다. 

커플간의 이합집산이 바쁘던 신입생시절에 저는 한번도 누군가와 교집합을 이루지 못했고 "네가 널 다섯 번 볼 동안~" 하면서 슬퍼했던 기억이나요.



야 이것이 엑스세대의 스물감성이다!



웸이 떠오를 수 밖에 없는 <하나였단 걸>


4집부터는 조금 듬성듬성 들었어어요. 이 맘때쯤부터 어쩐지 조규찬씨가 좀 재수없게 느껴졌거든요 ㅋㅋ

아마도 제가 뭔가 뒤틀려있던 시간이었기 때문이겠지요.


1집의 가사를 정성껏 손편지로 건내주었던 그 아이와도 오랜 연인관계를 끝냈던 시기기도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역시 대학생활 내내 고교시절 연인을 놔두고 양다리를 걸치려 했었던 것이지요!!-물론 실패했습니다만.)


그뒤로는 조규찬의 음악이 제 인생 사운드트랙에서 서서히 빠져나갔던 것 같아요. 

이제는 그 음악들이 그 시간들에 박혀버려서 타임머신트랙이 되고 말았답니다. 


그래도 아주 구질구질하고 서툴렀던 청춘의 배경음악이 조규찬의 음악이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드는 오전이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43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8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615
113350 [아마존 프라임] 보슈, 재밌네요 (+ 잭 라이언) [6] 노리 2020.09.09 623
113349 피곤한 하루, 산책, 이야기 구상 [1] 안유미 2020.09.08 383
113348 흠...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23] 가을+방학 2020.09.08 2136
113347 병원에서 만난 소년의 영양 팁 + 저의 요리 팁 [10] 어디로갈까 2020.09.08 1037
113346 사이버 교도소? 여기 사고가 터졌네요. [12] 가을+방학 2020.09.08 1491
113345 헐, 완전 유물 사진 - 옛날 잡지 (스압) [5] 스누피커피 2020.09.08 776
113344 거리두기, 사람과 사람들 [1] 안유미 2020.09.08 527
113343 [EBS 클래스e] 이정우 <피케티, 우리는 왜 불평등한가> [5] underground 2020.09.07 1389
113342 에어컨을 한번도 켜지 않고 보낸 올 여름... [3] 왜냐하면 2020.09.07 733
113341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1] 조성용 2020.09.07 787
113340 우울하군요 [2] daviddain 2020.09.07 622
» 음알못이지만 조규찬은 좋아합니다. [18] Lunagazer 2020.09.07 844
113338 [바낭] 세월을 함께 한 시리즈 [8] 로이배티 2020.09.07 674
113337 루시퍼 5A 감상 (약간 스포 포함) [12] Tuesday 2020.09.07 438
113336 Jiri Menzel 1938-2020 R.I.P. 조성용 2020.09.07 265
113335 테넷 - 007 [6] Sonny 2020.09.07 982
113334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예상수 2020.09.06 558
113333 대사 하나도 이해하지 못해도 재밌군요 [2] 가끔영화 2020.09.06 678
113332 테넷 - 감독으로서의 야망 [8] Sonny 2020.09.06 1056
113331 비혼과 선택... [2] 안유미 2020.09.06 77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