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고 보니 넷플릭스에 두기봉 영화들이 좀 있네? 라는 걸 잠 자야할 시간에 깨달아버려서... ㅋㅋ 그 중 제일 짧은 걸로 봤네요.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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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설픈 합성은 둘째치고, 포스터가 좀 사기에요. 임달화는 카메오 정도 비중 밖에 되지 않습니다.)



 - 잠복 근무중인 형사들의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커다란 한 탕을 준비하는 패거리를 감시하며 덮칠 타이밍을 재고 있는데... 불운한 사건으로 인해 상황을 망쳐 버립니다. 그래서 대규모 총격전이 벌어지고, 패거리 멤버 한 명이 죽고 경찰 여럿이 죽고 다칩니다. 문제는 그 와중에 범죄자들이 총을 겨누자 두 손을 번쩍 들고 살려달라고 빌던 경찰의 모습이 방송 전파를 타버린 것. 추락해버린 경찰의 위신을 어떻게 살릴까 고심하던 경찰 수뇌부는 젊은 여성 경찰 진혜림씨의 아이디어대로 미디어를 오히려 자기네들 편으로 끌어들일 작전을 짜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강력반 형사들은 범인 잡겠다고 몸이 부숴져라 뛰어다니고, 범죄자 패거리는 의외로 치밀한 준비성과 프로 정신을 보이며 호락호락 계획대로 끌려가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사건은 점점 더 규모가 커져가겠죠.



 - 영어 제목을 보면 '브레이킹 뉴스', 그러니까 뉴스 속보쯤 되겠죠. 위에 적었듯 스토리에서 '언론'이 주요 소재로 등장하구요. 그래서 전 대략 뭐 이런 그림, 그러니까 언론의 자극적 선정적 보도 행태에 대해 비판을 하든가 그런 스토리일 거라고 생각을 하고 봤어요. 하다못해 경찰 조직과 붙어 먹으면서 현실을 왜곡하고, 거기에 대중들이 속아 넘어가고 뭐 이런 부분을 큰 비중으로 다루는 이야기일 줄 알았죠. 근데 아니더라구요. ㅋㅋ 뭐 그런 장면들이 있긴 있어요. 하지만 그건 딱히 중요한 게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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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1. 강력계 형사님들. 콕 찝어서 말하자면 조수석의 젊은이가 주인공입니다.)



 - 간단히 말해서 세 개의 세력이 서로 적대시하면서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는 이야기입니다.

 위에서 말했듯 범죄자팀도 참 유능하면서 시종일관 최선을 다 해요. 강력팀 형사들... 은 그렇게까지 유능해 보이진 않지만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목숨을 내던져가며 범죄자들을 쫓습니다. 마지막으로 언론 조작 내지는 회유 작전을 지휘하는 진혜림의 여성 경찰관 역시, 스토리상 얄밉고 재수 없는 역할을 맡고 있지만 그래도 분명히 유능하며 역시 끝까지 최선을 다 합니다.


 그럼 언론은 뭐냐... 면, 그냥 소재입니다. 범죄자와 경찰이 두뇌 싸움을 하는 도구가 되기도 하고, 영화 분위기 살려 주는 역할도 하구요. 결정적으로 남자 vs 남자의 싸움에 진혜림의 캐릭터가 동등한 등급의 포지션으로 끼어들 수 있게 해주는 계기가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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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2. 범죄단 리다님. 보면서 계속 허지웅과 고영욱(...)을 섞어 놓은 것 같다... 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기 못생겼다는 자학 개그도 자주 쳐요. 그럴 정돈 아닌데... ㅋㅋ)



 -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제일 신선한 부분이었어요. 영화의 초반에서 중반까지 분위기는 전형적인 옛날식 범죄자 & 그를 쫓는 현장 형사들의 싸움과 그 속에서 싹트는 공감대와 유대감... 이런 걸 다루는 홍콩 느와르 분위기였거든요. 진혜림은 그저 그런 쏴나이들의 랑만적 유대에 초를 치는 얄미운 여성 캐릭터 정도로 보였구요. 그런데 아니더라구요. 물론 진혜림이 초를 치는 캐릭터인 것도 맞고 얄밉게 보이는 분량이 상당합니다만, 마지막까지 보고 나면 그 역시 자기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프로페셔널로 인정(?)을 받게 됩니다. 

 이건 여러가지 의미로 '최초는 아니지만 나름 드문' 케이스인 게 맞죠. 홍콩 영화에서 쏴나이들끼리 총탄으로 대화 좀 나누겠다는데 거기에 여성 캐릭터가 끼어서 동등한 포지션으로 활약하는 경우도 많지는 않구요. 특히나 현장 전투 요원이 아닌 캐릭터가 이렇게 동급으로 대우 받는 스토리도 별로 본 적이 없어요.


 사실 이 영화의 남자들 스토리는 좀 뻔한 홍콩 느와르식 낭만의 싸나이들... 분위기로 흘러가는 면이 커서 식상한 느낌이 있었는데. 이 캐릭터 덕에 뻔하지 않은 느낌으로 재밌게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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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3. 멜로의 여왕 진혜림씨. 똑똑하고 야무지다 못해 살짝 재수 없어 보이기까지하는 경찰 역에 도전하셨으나...)



 -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역시 진혜림입니다? ㅋㅋ

 사실 저는 외국어 쓰는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서 잘 한다 못 한다 이런 거 평가 못 하는 사람이고. 진혜림 출연작을 별로 본 게 없어서 이 분의 연기력에 대해 평하기도 좀 그렇습니다만. 음... 여기선 확실히 좀 별로였네요. 계속 그냥 눈썹 좀 찡그리고 차가운 말투로 말하면 무심한 듯 시크한 도시 경찰로 보이겠지... 라는 느낌이랄까요.

 그게 중반까지는 괜찮습니다. 그 때까진 이 캐릭터의 역할이 진짜로 그냥 그런 거거든요. 근데 막판 들어가서 좀 더 카리스마 있고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 순간에도 똑같은 톤으로 일관을 하니 사알짝 김이 새는 기분이 들었어요. 조금만 더, 야무진 척하는 표정 말고 정말 야무진 느낌을 살려냈음 참 좋았을 텐데요.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진혜림을 제외하고 나머지 남자들 스토리 부분은... 꽤 괜찮긴 한데 그래도 홍콩 느와르식 '쏴나이!' 스토리에 거부감 크신 분들은 헛웃음을 지으실만한 장면들이 꽤 나옵니다. 아무리 그래도 뭐 영웅본색이나 첩혈쌍웅 수준까진 아닙니다만. 너무 쉽게, 격하게들 마음을 나누고 한 순간에 의리를 쌓아버리는 느낌이 있었네요.



 - 종합하자면 대략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소품이에요. 액션도 특별히 화려할 게 없고 런닝 타임이 90분도 안 됩니다.

 되게 참신한 이야기도 아니구요. 기본적으로는 그냥 사나이들 우정 이야기에 여성 캐릭터 하나를 큰 비중으로 섞으면서 살짝 비튼 홍콩 느와르 정도.

 그런데 뭔가 오묘... 하게 적절하면서 조금씩 신선한 구석이 있습니다. 세 무리의 전문가들이 모두 프로 정신 잘 보여주면서 자기 역할 설득력 있게 잘 해주고요. 

 나름 아이디어 하나 잘 잡고서 전체적으로 탄탄하게 만들어진 짭짤한 소품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예전 홍콩 액션 영화들 좋아하셨던 분들이라면 한 번 부담 없이 시도해보실만 해요. 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봤습니다. 그래서 이 시간에 바낭질




 + 2004년 영화입니다만. 한국에는 무려 12년 후인 2016년에 개봉을 했었네요.

 

 ++ 도입부 길거리 액션씬에서 상당히 긴 롱테이크가 등장하는데, 여러모로 마이클 만의 '히트'를 연상케하더군요. 그 영화가 참 여러 사람 버려(?)놨죠. ㅋㅋㅋ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좀 아쉬운 디테일들이 눈에 띄긴 하는데, 그래도 전체적으로 보면 이 영화의 롱테이크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게 이후로도 종종 나와요. 마지막 부분 역시 적당히 긴 롱테이크들 여럿을 조합해서 전개되는데 현장감 들고 좋더군요.


 +++ 아주 좁다란 복도와 층계가 가득한 가난한 동네 아파트가 한참 동안 배경으로 등장합니다. 보다보니 '레옹' 생각이 나더라구요. 막판의 어떤 장면들 보면 진짜로 그 영화 영향도 조금 받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다만 홍콩 총질 영화의 공식대로 이 영화속 인간들도 지독한 망사수들인데요. 그게 이 배경과 맞물려서 좀 웃음이 나올 때가 많았습니다. 아니 그 좁은 복도에 그 많은 사람이 몰려서 마주보고 총질해대는데 왜 이렇게 안 맞아... ㅋㅋㅋㅋㅋ


 ++++ 이것보다 3년쯤 전에 만들었던 '암전2'에서 봤던 소재 하나가 반복되는데요. 주로 영어로 말하는 똑똑하고 배운 캐릭터들이 나오고 주인공들이 그 사람들 험담을 하는 거죠. 제가 홍콩 사정을 전혀 몰라서 잘 이해를 못 하겠는데, 말하자면 한국에서 '검은 머리 외국인'들 비난하는 거랑 비슷한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넷플릭스에 두기봉의 흑사회 1, 2편도 다 있더라구요. 곧 보게될 것 같은데... 아무도 관심 없으실 고백이지만 전 사람들이 '흑사회는 두기봉의 걸작!'이라고 칭찬할 때 그 흑사회가 옛날 옛적 주윤발 나왔던 흑사회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아 무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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