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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발광 제시카 제임스]

 3년 전에 나온 넷플릭스 영화 [자체발광 제시카 제임스]를 뒤늦게 챙겨봤습니다. 영화의 주인공 제시카 제임스는 뉴욕 시 브루클린에 사는 20대 흑인 여성 극작가인데, 전 남자친구와 헤어진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녀는 한 이혼남과 사귀게 됩니다. 영화는 그다지 잘 안 풀리는 그녀의 작가 경력과 좌충우돌 로맨스를 오가면서 이야기를 경쾌하게 굴려나가는데, 결과물은 전반적으로 꽤 뻔하긴 하지만, 주연인 제시카 윌리엄스의 매력이 충만한 연기 등 여러 장점들이 있으니까 살짝 추천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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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아 40]

 [자체발광 제시카 제임스]를 보고 나서 바로 다음에 본 또 다른 넷플릭스 코미디 영화 [위 아 40]는 여러모로 전자와 비교할 구석들이 많습니다. 배경이 뉴욕 시 브루클린인 가운데 주인공도 흑인 여성 극작가이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 라다는 한 때 유망했다가 경력이 정체 상태에 놓여온 가운데 40대에 접어들고 있지요. 듣자하니 감독/각본/주연을 맡은 라다 블랭크 본인의 인생과 경력이 영화에 상당히 많이 반영되었다는데, 그게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지만 결과물은 매우 인상적인 데뷔작이니 한 번 꼭 챙겨보시길 바랍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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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모나이트]

 [신의 나라]의 감독 프랜시스 리의 신작 [암모나이트]는 19세기 영국의 유명한 화석 수집가이자 고생물학자인 매리 에닝과 한 다른 여인 간의 로맨스를 그리고 있습니다. 에닝이 실제로 정말 레즈비언이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영화는 어느 정도 상상력을 발휘하여 그녀의 짧은 로맨스를 담담하면서도 섬세하게 그려가고 있고, 케이트 윈슬렛과 시얼샤 로넌의 궁합도 좋은 편입니다. [캐롤]만큼은 아니지만, [신의 나라]에 이은 또 다른 퀴어 드라마 수작인 건 분명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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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베어]

 [블랙 베어]의 이야기 구조는 은근히 홍상수 영화들을 연상시킵니다. 일단 1부에서 오브리 플라자가 연기하는 시나리오 작가 주인공은 한 커플이 운영하는 한적한 휴양소에서 머물게 되는데, 나중에 저녁 술자리에서 이 세 주인공들 간에 서서히 긴장감이 쌓이다가 폭발하게 됩니다. 한편 2부에서는 이 상황이 촬영 중인 영화 속의 한 장면으로 재구성되고, 1부의 세 캐릭터들은 대조되는 상황 아래에서 재배치되지요. 어느 쪽이 현실 혹은 픽션인지는 몰라도, 영화엔 상당한 짓궂은 재미가 있는 가운데 플라자의 이중 연기도 능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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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네스트]

 국내에서 DVD로 직행한 [마사 마시 메이 마릴린]으로 장편 영화 데뷔를 한 숀 더킨의 신작 [더 네스트]는 한 가족의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 가정의 가장인 로리는 척 보기만 해도 전형적인 한탕주의자인데, 그가 그의 아내와 두 자녀들을 영국의 한 큰 저택에 옮겨다 놓고 런던에서 무모한 사업적 시도를 하는 동안, 영화는 가면 갈수록 커져만 가는 가족 내 균열을 덤덤하게 지켜보면서 긴장감을 슬며시 쌓아갑니다. 여느 캐릭터 중심 드라마들처럼 영화는 배우들에 많이 의존하는데, 거의 완벽하게 캐스팅된 주드 로도 좋지만 그 옆에서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는 캐리 쿤도 잊을 수 없지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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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 오브 메탈]

 몇 주 전에 아마존 프라임에 올라온 [사운드 오브 메탈]의 주인공 루벤은 애인이자 동료인 루와 함께 밴드 투어 중인 헤비메탈 밴드 드러머입니다. 어느 날 그는 갑자기 청력을 상실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또 약물중독의 나락에 떨어질 것 같으니 그는 청각장애인 중독자들을 위한 장소에 들어가게 되지요. 영화는 그가 이 예상치 못한 변화에 적응하려는 모습을 차분히 관조하면서 동시에 적절한 음향 효과 디자인을 통해 그의 감정 상태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주연 배우 리즈 아메드의 과시 없는 연기도 이에 한 몫 합니다. 겉으론 뻔한 장애 드라마 영화 같아 보이지만, 의외로 상당한 극적/감정적 깊이가 있는 가운데,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아직도 제게 상당한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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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 Bear It]

 예전에 에반 키드라는 한 젊은 미국 독립영화감독이 제게 자신의 첫 장편영화 [Son of Clowns]를 평해달라고 부탁했었습니다. 전 그 영화를 그다지 많이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꽤 흥미로운 경험이이서 그 영화에 대한 리뷰를 제 블로그와 rogerebert.com에 올렸었고, 이 우연한 접촉과 만남 덕분에 그의 최신작 [Panda Bear It]을 얼마 전에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는 한 상실로 인해 고생하는 흑인 래퍼 주인공에 관한 코미디 드라마인데, 간간히 덜컹거리곤 하지만 초저예산 독립영화로써는 그리 허접하지는 않은 가운데, 연기 지도 등 여러 면에서 점수를 줄만 하더군요. 참고로, 500달러 갖고 단 7일 동안 찍은 것을 고려하면 적어도 노력상은 받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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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프롬]

 몇 주 전에 국내 극장 개봉을 한 다음 2주 전에 넷플릭스에 올라온 [더 프롬]은 2018년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일단 사운드트랙은 괜찮은 가운데 출연배우들도 대부분 할 만큼 하고 있지만, 이야기와 캐릭터가 허술하다 보니 후반부에 가서 슬슬 지루해져만 가더군요. 형편없지는 않지만 그냥 한 번 보고 잊어버릴 정도 그 이상은 아닙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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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지난 주 금요일에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된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는 [펜스]의 원작자이기도 한 미국 흑인 극작가 오거스트 윌슨의 희곡 [Ma Rainey's Black Bottom]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바이올라 데이비스가 연기하는 1920년대 흑인 블루스 가수 마 레이니의 시카고에서의 녹음 작업을 배경으로 영화는 그녀의 밴드 멤버들 간의 드라마에 상당히 집중하고 있는데, 데이비스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다른 출연배우들 중에서 가장 눈에 띠는 배우는 몇 달 전 세상을 떠난 채드윅 보스먼입니다. 이야기 속에서 가장 두드러진 역할이다 보니 당연하기도 하지만, 보다 보면 이 배우의 요절이 더더욱 아쉽게 느껴지지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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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filtrators]

 올해 초 선댄스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은 [The Infiltrators]는 다큐멘터리와 픽션 사이 어딘가에 놓여있습니다. 영화는 미국의 불법 이민자 구류 센터의 부당한 면을 드러내려는 젊은 운동가들의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처음엔 실제 인물들을 보여주다가 이야기가 구류 센터로 진행되면서 영화는 실제 영상 자료와 재현 장면 사이를 자주 오가지요. 이러한 시도가 완전 성공적이지는 않지만, 영화 속 여러 억장 터지는 순간들을 보다 보면 상황이 지난 4년 간 얼마나 더 나빠졌는지에 대한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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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마의 기적]

 이번 달 초에 국내개봉된 [파티마의 기적]을 뒤늦게 챙겨보게 되었는데, 영화는 생각보다 꽤 괜찮은 편입니다. [베르나데트의 노래]만큼이나 전형적인 종교 홍보 영화이지만, 나름대로의 절제와 고려를 하면서 성실하게 이야기와 캐릭터에 공을 들이고 있으니 상영 시간이 술술 흘러가더군요. 물론 저는 여전히 영화 속에 그려진 실화에 대해 어느 정도 회의를 갖고 있지만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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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 유어 우먼]

 얼마 전 아마존 프라임에 올라온 [아임 유어 우먼]은 [패스트 컬러]의 감독 줄리아 하트의 신작입니다. [패스트 컬러]가 수퍼히어로 영화에 대한 흥미로운 변주라면 본 영화는 느와르 스릴러의 독특한 변주인데, 그 결과물은 간간히 느릿하고 건조하지만 좋은 분위기와 이야기 덕분에 전혀 심심하지 않았고, 주연 배우 레이첼 브로스나한을 비롯한 출연 배우들의 연기도 든든합니다. 딱히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의외로 쏠쏠하게 재미있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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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홀]

 프레더릭 와이즈먼의 새 다큐멘터리 영화 [시티 홀]은 2018년에서 2019년으로 넘어가는 동안의 미국 보스턴 시정부 내 활동을 4시간 반이 넘는 상영 시간 동안 아주 느긋하고 덤덤하게 관조합니다. 여느 와이즈먼의 작품들처럼 별다른 설명이나 코멘트 없이 죽 밀고나가니 처음에 어느 정도의 집중과 인내가 요구되긴 하지만, 다큐멘터리가 이곳저곳을 지켜보면서 그려가는 민주 행정 시스템의 이모저모를 보는 재미가 있는 가운데, 현재 보스턴 시장인 마티 월시를 비롯한 그 동네 공무원들이 부지런히 성심껏 일하는 광경을 보다 보면 좀 부러워지더군요. 보는 동안 좀 지치긴 했지만, 거의 완벽한 작품이란 건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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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와인드]

 사샤 조셉 로링거의 다큐멘터리 영화 [리와인드]는 감독 본인과 가족의 어두운 아픈 과거를 돌이켜봅니다. 다큐멘터리는 가족 및 관련자들 인터뷰와 당시 찍은 홈비디오 사이를 오가면서 로링거 본인의 끔찍한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서서히 드러내는데, 가족 내 성폭력을 소재를 다루었다는 걸 어느 정도 알고 봤긴 했지만 보는 동안 간간이 소름이 좍 끼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나마 나중에 가서 치유와 회복 그리고 어느 정도의 정의 실현이 있었으니 정말 다행이더군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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