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2021.06.28 10:54

어디로갈까 조회 수:830

# 오랜만에 두들기자니 자판이 손 안에 밀착되지 않는 느낌입니다. 사실 자판 사용하는데도 위치감각이 중요한데 손이 자꾸 덜덜 떨려서 문장 하나를 타이핑하는데도 적잖은 공을 들여야 가능해요.
열흘 전부터 몸이 많이 안 좋았습니다. 2021년 6월에 내 생이 마감되는가보다 할 정도로 심각했어요. 물 한모금도 못 넘기는 상태에서 손부터 몸까지 덜덜 떨려서 침대에 누워 겨울 이불 덮어쓰고 끙끙 소리내 앓았습니다. 딱히 어디가 나쁘다는 감각이 없었기에 너무 안 먹어서 그런 것 아닌가 싶었습니다. 영양가 이전에 소금과 물 섭취가 전혀 없으면 인간은 일주일만에 사망각에 이른다면서요. 
금요일, 회사 일 중 제가 꼭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어서 몸에게 파이팅을 외쳐봤어요. 무리하게 쥬스니 맥주니 구겨넣었는데, 의외로 토해내지 않고 흡수해주더군요. 효과가 있었고 다행이 그 기력으로 무사히 임무수행 끝냈습니다. 

우스꽝스러운 건 정신이 들자마자 며칠 못했던 샤워를 했는데요, 와중에 욕실 바닥의 더러움이 눈에 거슬려서 쓱삭쓱삭 솔질을 했습니다. 근데 일어나는 순간, 제 위치감각을 인지 못하고 세면대 모서리에 이마를 세차게 부딪쳤습니다. 상처가 실감될 정도의 쿵! 소리가 나더만요. 
금세 탁구공 만한 혹이 이마에 부풀어 올라서 피식 웃었는데, 뭐 그래도 기본 성의는 보여야 할 것 같아서 종일 얼음찜질을 했습니다. 멍은 여전해도 부기는 가라앉더군요. 

자, 그런데 다음날 일어나니 멍과 부기가 아래로 전이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눈이 퉁퉁 붓고 눈 주위에 시퍼런 멍이 번지기 시작했어요.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어라~ 이렇게 진행되는 거라고? 흥미진진하더만요. 현재 상태 눈 아래쪽으로 멍과 붓기가 심한 상태이고요, 당연히 출근은 뭇 했습니다. 멍은 차체하고, 눈 아래 위 라인으로 진한 아이라인을 그려놓은 것 같은데 눈이 두 배는 커보이는군요. 왜 여성들이 눈화장에 그렇게 공들여 선을 긋고 색을 입히는지 이해됐습니다.  하지만 '가관이다'는 느낌이 너무 강해요. -_-

뜬금없이 데이빗 핀처 감독의 <나를 찾고 싶다> 같은 것, 아즈마 히로키라면 '자아 찾기' 같은 조명이 떠오르는데요, 
그런 것은 제겐 피하고 싶다는 것의 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잃어버린 좌표계의 복원력은 상응적인 과정의 도착경倒錯景]에 일방적으로 머무르지 않기 위한 현실적 요청에의 부응 같은 것이에요. 바닥이 붕 떠있는 케이지 속의 종견이 땅에 발을 디디지 못해 고통스러워 하는 광경 같은 것. 
솔라 시스템의 천체 3이 @@에 빠져든 지구의 인간족에게 친절을 베풀까요? 허공에 뜬 채, 다시 발을 디뎌야 하는 고통에도 불구하고
무능해진, 오버로드를 기다리는 시대에? 개인적으로는 실시간[Live Now]의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갈릴레이처럼 찾고 있습니다. 무엇을? 갈릴레이처럼 우주에서 신이 아니라 저 자신을 찾아보는 것.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중의 이 문자가 계속 머릿속에 맴맴 돌고 있습니다. 
"비극은 가능한 한 태양이 1회전 하기전에 클라이맥스가 끝나야 한다."
어쩐지 저의 비극은 이제 시작하기 시작했다는 느낌적 느낌이.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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