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에 등록된지 얼마 안 된 신작이구요. 에피소드는 총 네 개. 편당 시간은 50분~1시간 정도입니다. 스포일러 없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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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 파커 아니구요...)



 - 제목은 구글 검색하다 그냥 충동적으로 저렇게 적었습니다. ㅋㅋㅋ 사티아지트 레이, 혹은 라이라고도 하던데요. 실제 인도 사람들 말로는 '라이'가 맞는 것 같지만 어쨌든 영어 철자가 Ray라서 영어권에선 레이, 그래서 넷플릭스 표기도 '레이'네요. 이럴 땐 어떤 표정

 솔직히 말해서 잘 모릅니다. ㅋㅋㅋ 옛날 옛적 스크린, 로드쇼에서 감독 이름과 대표작 제목들만 종종 들었죠. '아푸 3부작'이라고 하는데 전 그 중 하나도 못 봤구요. 뭐 그 시절에 인도 영화를 구해볼 방법이 따로 있었던 것도 아니고... 암튼 인도의 레전드, 일본으로 치면 구로사와 아키라 쯤 되는 그 동네 천상천하 유아독존급 감독이라는 건 대충 기억하고 있었어요.

 근데 이 감독님은 이미 90년대에 작고하셨고, 이 시리즈는 따끈따끈한 최신작인지라 이게 뭔 일인가... 했더니 이 분께서 생전에 소설도 쓰셨더라구요. 그 중에서 단편 소설 네 편을 골라 후배 인도 감독들이 영상화한. 일종의 헌정 프로젝트 비슷한 거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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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찌보면 기획 자체가 간지가 납니다. 한국에도 훗날 이런 포지션을 차지할 감독이 있을까요.)



 - 그냥 전체적으로 짧게 평하자면... 괜찮습니다. 글 제목에도 적었듯이 네 편 모두가 환타지... 이거나 환타지풍이에요. 어두컴컴 살벌한 것도 있고 동글동글 가볍게 웃기는 것도 있고, 공통적으로 모두 교훈적이구요. ㅋㅋ 암튼 그래서 환상특급류의 앤솔로지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 보실만 합니다.

 전체적으로 퀄리티도 괜찮아요. 우왕 갓띵작!! 이런 건 아쉽게도 없지만 네 편의 이야기 모두 대략 평타 이상은 되는 느낌이고... 또 살짝 아쉽다 싶어도 때깔 좋게 찍어낸 인도의 풍광과 평소 자주 접할 일이 없는 인도 문화 구경으로 대략 상쇄가 됩니다.

 그러니까 큰 기대는 마시고, 걍 인도판 환상특급 한 번 구경해보자... 정도의 마음으로 보시면 괜찮을 겁니다. ㅋㅋㅋ



 - 에피소드 별로 짧게 주절주절 해보겠습니다.


1. 나를 잊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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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떠난~ 지금 도오오~~)



 - 매력적인 여인이 술 한 잔을 들고 엄청나게 럭셔리한 호텔 바를 걸어갑니다. 그리고 혼자 술 마시던 한 남자를 발견하곤 반갑게 말을 걸어요. 근데 남자는 여자를 기억하지 못합니다. 남자는 여자의 의도를 의심하는데... 그것도 그럴 것이 이 남자는 엄청 부자에 잘 나가는 사업가거든요. 검은 속셈을 품고 꼬이는 사람들이 늘 있어요. 게다가 이 양반은 초인적인 기억력의 소유자로 스스로 거기에 대한 자부심이 쩌는 사람인데 여자가 늘어 놓는 과거 둘의 추억들이 본인의 기억엔 다 없는 일이구요. 결국 듣다 듣다 남자는 뻥 그만 치고 사라져달라 그러고... 여자는 뭐 니가 이러는 것도 이유가 있겠지? 라며 나중에 뭐라도 생각나면 전화하라고 말하며 떠납니다. '그때 니가 날 cave girl이라고 저장했잖아!' 라면서요. 남자는 끝까지 무시하지만... 음. 정말로 전화기에 cave girl이라는 이름이 있네요. 이게 대체 어떻게된 상황일까요.

 그리고 당연히 그걸로 끝이 아니에요. 이 일 이후로 갑자기 주인공의 기억력에 심대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고, 그와 함께 잘 나가던 인생도 나락으로 굴러 떨어져내리기 시작합니다.



 - 도입부가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고전 퍼즐 미스테리의 도입부 같은 근사한 분위기가 있거든요. 이어지는 사건들도 좋아요. 앤솔로지의 특성상 미리 장르를 알 수가 없으니 SF로 갈 수도, 반전 범죄 스릴러로 갈 수도 있고 그냥 우화로 갈 수도 있고 갈 데가 많아서 짐작하기가 어렵다 보니 더 좋은 스타트이기도 하구요. 처음에 등장해서 파문을 던진 그 여자 같은 경우엔 히치콕 같은 느낌도 들어서 재밌구요. 그렇게 계속해서 잘 흘러갑니다... 만.

 결말은 좀 그렇더군요. 음? 정말? 이게 맞아? 최선인가요?? 이런 느낌. ㅋㅋㅋ 그래도 뭐 거기만 빼곤 재밌게 봤어요.



 2. 천의 얼굴의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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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착하고 억울하다!!! 라는 얼굴을 하고 계십니다)



 - 인생이 억울한 사내가 있습니다. 직업은 분장사인데요. 사랑하는 여자에겐 개차반 취급 당하고 차이구요. 직장 상사는 계속 가혹하게 갈궈대기만 하구요. 세들어 사는 집 주인의 공격도 넘나 가혹하죠. 나름 평생 착하게 살아왔는데 세상이 너무하단 기분이 팍팍 들어요.

 그런데 돌아가신 할머니께서 아무도 몰랐던 거액을 남겨주셨네요! 그리고 신비로운 비법 특수 분장 책을 함께 남겨주셨어요. 알고 보니 헐리웃에 직접 납품하는 숨은 실력자셨다고!!!

 그래서 할머니 책을 보며 심심풀이로 분장을 시도해 본 주인공은, 모두가 그 모습에 속아 넘어가는 걸 보고는 나쁜 맘을 품게 됩니다. 내가 이걸로 그동안 날 괴롭혔던 놈들에게 싹 다 복수해주갓어!!!



 - 현실성은 대충 걷어 치우고 우화적인 분위기로 흘러가는 이야기입니다... 라고 적다 보니 그건 이 시리즈 에피소드가 다 그렇네요. ㅋㅋ

 암튼 전반부는 대략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분장쇼를 구경하는 듯한 재미를 줍니다. 갑자기 주인공이 너무 치밀하고 유능한 범죄자가 된 기분이 들지만 그 정돈 익스큐즈 해줘야죠.

 그리고 그러다 중반부터 이야기가 좀 달라져요. 사람 얼굴만 보면 그 사람의 인생과 미래까지 다 알아맞춘다는 용한 점쟁이가 등장하고, 자신의 능력에 취해버린 주인공이 그에게 도전하게 되는데... 여기서부턴 살짝 호러 톤이 섞여들어갑니다. 그러다 역시 매우 교훈적으로 마무리가 되구요.

 개인적으론 가장 임팩트가 적은 에피소드였습니다만. 그래도 재미는 있었어요. 그냥 좀 많이 무난무난했습니다.



 3. 왜 이렇게 야단법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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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딱 봐도 '이건 인도 영화이고 저는 인도 사람입니다!!!!' 라고 외치는 듯한 스타일링 아닙니까)



 - 주인공은 나름 꽤 성공한 가수입니다. 라이브 시인(?) 같은 느낌인데 좀 특이하네요. 암튼 혼자서 기차를 타고 여행을 가는데... 2인 1실로 써야 하는 침대칸에서 어떤 할아버지를 만나죠. 그런데 둘 다 서로에게 '음? 아는 사람인데??'라는 느낌을 받고 열심히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죠. 주인공은 본인이 유명 가수니까 그런 거겠지... 라고 대충 생각하고 넘기려고 하는데 본인이 그 사람을 본 기억이 있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어쨌거나 단 둘이 좁은 기차칸 안에서 여행을 하다 보니 슬슬 대화를 나누며 기억을 떠올려 보는데, 그렇게해서 돌아오는 기억이란 게...



 - 네 에피소드 중에서 가장 재밌게 봤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발리우드' 내지는 '인도 영화'의 이미지에 가장 가까운 이야기인데 그게 참 재밌어요. 긴장감도 꽤 있지만 근본적으로 귀엽게 코믹한 교훈극인데, 이야기가 생각처럼 뻔하게 흐르지 않습니다. 특히 마지막 부분의 전개가 아주 취향 저격이었구요. 그냥 한 번 보시라고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합니다.



 4. 스포트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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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면서 키아누 리브스, 한국으로 치면 송승헌 생각이 나던 주인공님.)


 

 - 미남 스타 배우가 주인공입니다. 훤칠한 미모와 시그니처 '눈빛 연기'로 대스타가 되었지만 지금 상황은 영 좋지 않아요. 야심차게 투자한 it 스타트업 업체가 망하기 직전이라 재산도 다 날렸고, 또 이제 사람들이 이 분의 '눈빛'에 슬슬 질려가는지 연기력 논란으로 조롱을 당하고 있네요. 그래도 자기 나름대로는 투철한 예술관과 자기 연기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차기작 촬영을 위해 한 호텔에 자리를 잡았는데... 거기에 더욱 강력한 '눈빛'을 가진 사이비 교주님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순간 본인은 처참하게 발려 버려요. 호텔 사람들도 무조건 그 교주에게만 환호하고 심지어 동료들도 그 교주를 따르구요. 눈빛도 주인공 눈빛은 별 거 아닌 허접이고 교주님 눈빛만이 진짜다... 이런 식인데. 거기에 덧붙여서 잠깐 방을 비운 사이에 본인이 묵고 있던 '예전에 마돈나가 묵었던 방'을 그 교주에게 빼앗겨 버리면서 주인공의 분노가 폭발합니다. 그래서 이러쿵 저러쿵 소동을 벌이다 결국 그 교주와 단독 대면을 하게 되는데...



 - 이것 역시 코믹 에피소드입니다. 주인공의 허세도 웃기고 교주와 그 교단의 행세도 아주 비현실적으로 과장되어서 웃음을 주고요. 극중에서 주인공의 최근 출연작이 이름이 'Ruk Ruk Ruk'인데 주인공의 필살기는 눈빛(Look)이고 교주님의 필살기 역시 같구요. 뭐 이런 식으로 자잘한 웃음을 주는 가운데 이 역시 '당최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건가'라는 호기심은 적절히 자극해서 지루하지 않게 보게 돼요. 그래도 이건 좀 뻔한가... 싶던 와중에 갑자기 벌어지는 막판 사건들은 참. 이걸 뭐라 설명을... ㅋㅋㅋㅋㅋ



 + 처음에 이미 결론을 내고 시작한 글이지만 그냥 습관적으로 소감을 살짝 덧붙이자면 이렇습니다.

 네 편 다 기술적으로 아주 매끈하구요. 연출도 모두 평범 무난 이상은 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이야기들도 대체로 다 흥미로운 가운데 앞의 두 개는 다크, 뒤의 두 개는 코믹 쪽에 방점이 찍혀 있어요.

 개인적으론 3, 4번의 코믹한 에피소드들이 훨씬 맘에 들었는데 뭔가 '인도 영화스럽다'는 느낌이 강하기도 하지만 그냥 이야기 자체가 더 재밌었네요.

 에피소드가 네 개 밖에 안 되는 게 아쉬운, 기대와 다르게(?) 재밌게 본 시리즈였습니다.

 앤솔로지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 번 시도해보세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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