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년 <벤자민 버튼...>을 보고 패션 화보 찍는 듯 했던 장면장면의 연속이나 공허한 느낌을 받고 한동안 핀처를 안 보았습니다. 그래서 <소셜 네트워크>는 명성만 접하고 보지는 않았다가 오늘 마침 시간이 되어 재개봉하는 것 볼 수 있었어요. 


크림슨같은 하바드 대학 교지를 그냥 교지라고 한 것, 콜 포터를 번역하지 않는 것은 그러려니 합니다. Peter Theil은 <제로 투 원>의 저자로서는 피터 틸이라고 번역되었는데 자막에서는 피터 티엘. 


이 영화 봐서 주커버그가 좋아질 리는 절대 없고 영국 배우 앤드류 가필드가 연기한 에두와르두 세버린이 포르투갈 인이라는 데서 허구라는 받아들이고 그냥 봤습니다. 2시간이 채 안 되는데도 저는 지루했어요. 남자들 찌질함은 핀처가 다른 영화에서도 드문드문 다뤘다고 생각해서 최고의 무리에 들어 가려는 데 강박있고 소개팅 상대를 보스턴 대학 다닌다고 무시하는 제시 아이젠버그가 연기하는 주커버그의 찌질함과 소시오패스스러움은 일관성이 있어 보였습니다. <세븐>에서 브래드 피트는 아내와 대화가 없어 임신 사실도 몰랐고 <더 게임>에서 마이클 더글라스는 완전히 밑바닥까지 가서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가는 버스비를 구걸하는 모습이 나오고 <파이트 클럽>에서 에드워드 노튼은.  주커버그 보면 이 여름에 고려대 과잠입고 배달원한테 인생이 어쩌고 저쩌고 하며 언어 폭력 휘두른 대학생이 생각났습니다.  공격성을 만만한 대상에게 퍼부어 자신의 우월감을 드러내려고 했다는 점이 공통적이네요. 



https://news.nate.com/view/20210830n04052?mid=n1006

"그 나이 처먹고 배달이나"…고려대 과잠男 막말 '논란'




재미있는 것은 저 학생 신상 털 때 고려대 본교냐 캠퍼스냐를 사람들이 따졌다는 거죠. 본교라고는 합니다. 페이스북의 밑에 있던 배타성이 사회에서도 이렇게 실제로 발동되고 있습니다. 아론 소킨의 각본을 보니 도입부에 주커버그가 분노가 있다고 나오는데 이 더운 날 배달원에게 폭언한 고대생도 분노가 있겠죠, 그렇다고 제2의 주커버그가 된다는 확률은 모르겠습니다. https://imsdb.com/scripts/Social-Network,-The.html



페이스북을 05년 외신 기사에서 저는 처음 접했고 미국판 싸이월드라고 생각했죠. 그러고 나서 몇 년 후 스냅찻 나왔을 때 애슈턴 쿠처가 일부 투자했다던가요.

시기다 시기다 보니 마이 스페이스 언급도 됩니다. 마이 스페이스가 루퍼트 머독 전처 웬디 덩과도 관련있었죠. <더 라우디스트 보이스>3회에 웬디 덩이 나오고 로저 에일스는 그녀의 뒷조사를 합니다.

https://www.gawker.com/5158222/wendi-deng-murdochs-myspace-problem


저는 미디어 거물 다뤘던 <시민 케인>이 생각났는데 핀처는 작년에 <시민 케인>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룬 <맹크>를 만들었죠. 세버린 입장의 말을 토대로 쓴 책을 핀처가 영화화한 거니까 <맹크>에서 원숭이라고 조롱당했던 맹크가 앙갚음으로 쓴 게 <시민 케인>이니까 <소셜 네트워크>도 비슷한 면이 있군요.


도입부에는 다코다 존슨 이름이 안 나오는데 나옵니다. 


유능한 감독답게 핀처는 적재적소에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유능하게 지도해 냈습니다. 아미 해머는 배우 실제 집안도 그렇고 해서 딱 적역을 연기했다고 생각하는데, 이 배우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같은 데서 어울리지 않는 대학 교수 이런 것 보다는 <아메리칸 사이코>의 패트릭 베이트만 비슷한 역을 맡거나 배트맨이라도 했었다면 숨기고 있던 본성도 발휘하고 좀 더 풀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영화보고 나는 페이스북 가입 안 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 그러고 주커버그가 극중에서 노스 페이스 야상 입고 나오더군요.


2. <축구의 신 마라도나>

05년 에밀 쿠스트리차가 만든 다큐입니다. 프랑스-스페인 합작이고요. 10년 월드컵 쯤에 연대동문 쪽에 있는 필름포럼에 보러 갔다가 허탕치고 돌아 온 적이 있었어요. 시리즈온에서 다운받아 봤습니다. 왓차에도 있고요. 

<디에고>가 언론이 어떻게 마라도나의 영광과 몰락에 기여했는가를 보여 줬다면(http://www.djuna.kr/xe/index.php?mid=board&search_keyword=%EB%94%94%EC%97%90%EA%B3%A0&search_target=title_content&document_srl=13984946) <축구의 신>은 생전 마라도나가 직접 나옵니다. 마라도나 교 신자들이 나오고 그들이 결혼하는 모습도 나옵니다. 반미를 외치며 피델 카스트로, 우고 차베스와 친한 모습도 나오고 아벨란제와 블래터를 욕하는 데서 반 피파적인 모습도 나옵니다. 마라도나는 인터뷰 상에서도 영어가 아닌 스페인 어로 말할 것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체 게바라의 책을 읽었다고 하고 체 게바라 문신을 하고 반-부시 집회에 참여한 모습을 보여 줍니다. http://kfhr.org/?p=28710


좋아하는 배우는 드 니로. 그는 권투 선수로 나왔고 자신은 축구 선수지만 비슷하다고요.


마약으로 두 딸의 어린 시절을 같이 누리지 못 했고 많은 것을 잃었다고 후회하는 모습도 나오고요. <God save the queen>같은 음악이 삽입되어 흥겹습니다.

에밀 쿠스트리차가 왜 굳이 마라도나를 골랐나 했는데 종교가 만들어질 정도로 카리스마있는 남자들한테 관심있는 게 아닌가 싶네요. 구글 검색해 보니 뜨는 나무위키에는 푸틴도 옹호했다던가요.

마라도나는 타고난 반골 기질이 있다고 할까요, 비슷한 기질을 가진 무리뉴와도 친했죠.


아, 그리고 펠레가 입원했다는 보도가 며칠 전에 떴군요. 8.15에 게르트 뮐러도 사망했는데 전설들이 이렇게. 마라도나 변호사는 마라도나의 타살설을 주장합니다. 마이클 잭슨처럼 의료진의 과실치사라는 주장입니다.



3. <프레이밍 브리트니>

2019년 FREE Britney라는 해시태그가 인스타에 돌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카라 델러바인같은 핫한 셀렙이 공식적으로 우울증을 언급하는 게 더 이상 금기가 아니고 사람들이 전보다 정신 건강에 신경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시류를 따라서 브리트니의 데뷔 초부터 현재까지의 모습을 뉴욕 타임스가 브리트니의 동향 친구이자 같이 일했던 친구, 변호사, 기자들 각종 토스쿄의 인터뷰 등을 통해 보여 줍니다. 어린 브리트니에게 남자친구 있냐는 질문을 할아버지 사회자가 하고 나는 어떻느냐고 물어 보는 데서 시작합니다. 팀버레이크와 헤어진 후 다이앤 쇼어가 인터뷰에서 그 문제를 꺼내자 브리트리가 우는 것도 나오는데, 다이앤 소여 특유의 그 갸륵한 표정이 거기서도 나와요. 휘트니 휴스턴이 "Crack is whack"이라는 말을 할 때도 쇼어는 그런 표정을 짓고 있었죠. 

그런데, 보는 저도 불편했던 것은 이렇게 시류에 따른 프레이밍이 달라진 지금에 나온 다큐를 보는 저 역시 브리트니의 고통을 소비하는 게 아닌가 싶은 찝찝함이 들어서였습니다. 10년 전 쯤 <브리트니 포 더 레코드>의 몇 에피를 본 적 있는데 자신은 세상의 바닥을 봤다, 그 바닥은 잔인했다고 하면서 울더라고요. 파파라치는 정작 브리트니 주변에는 자기네들을 제외하면 아무도 없고 누가 그녀에게 커피를 가져다 주고 차가 갑자기 문제가 생겼을 때 도와 주겠느냐 이렇게 말하는 장면도 있긴 했습니다. 마돈나도 나와서 브리트니한테는 엄마처럼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죠.

그나마 브리트니가 멀쩡하고 지금 자신의 의지에 관계없이 구금되어 있는 것을 알게 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게 그나마 이런 다큐가 기여하는 점이기도 하겠죠.


팀버레이크는 재닛 잭슨때문에도 쌓아 놓은 업보가 많아서 비난받는 것은 이해하는데, 사실 팀버레이크말고도 프레드 더스트도 브리트니가 순결을 지키겠다 이 말이 거짓이라고 폭로해서 그 당시에는 처녀성 장사 해 먹으려던 브리트니의 위선을 폭로했다는 쉴드도 많았어요. 위에서 쓴 대로 시대가 달라지고 그러다 보니 프레임이 달라진 거죠.



최근에 브리트니 본인이 자신이 겪은 일을 직접 발언했는데 아버지가 고용한 사람들이 자신을 감시했고 심지어 옷 갈아입고 이러는 것까지 다 봤다고 할 정도로 최소한의 프라이버시도 박탈된 삶을 살고 있었나 봅니다. 


브리트니를 자유롭게 해 주려는 사람들이나 브리트니를 속박하고 이용하려는 아버지나 가족들과 그 변호사 모두 브리트니 돈을 받고 있다니 아이러니하죠.


Free Britney 운동에 패리스 힐튼도 합류했던데 저는 힐튼 목소리가 굵직하고 중성적인 목소리라 놀랐네요. 전에 어머니와 피어스 모건 인터뷰에서 모건이 옛날처럼 높은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하자 전에 남친이나 누군가한테 원하는 게 있을 때 그런 목소리를 냈다고 하죠. 지금은 나이도 있고 사업가니까요. 브리트니, 린지 로한과 어울려 다닌 건 정말 한 때였고 사업적인 의도도 있었고 애초에 재벌 집 딸이었고 동생은 유태인 금융명가 로스차일드의 일원이 되었으니 더 이상 골 빈 미녀 연기할 필요는 없죠.


왓차에서 봤습니다..



4. <프리티 씽>

소설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 럭셔리 인스타그래머 찾아서 사기치기로 하고 남친과 접근하는 여주인공이 나오는데 반전이 나옵니다. 저는 읽으면서 아미 해머가 그 남자친구 역에 어울릴 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뒤로 갈수록 <가스등>이 생각났어요 . 니콜 키드먼이 아마존 프라임에서 드라마로 제작한다고 합니다. 책도 빠르게 읽히니까 오락거리로 읽을 게 필요하신 분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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